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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천리안 위성 2B호 발사…동북아 대기·해양 실시간 감시한다


19일 오전 발사 후 정지궤도 진입위한 단계 순항중

[기아나=공동취재단] 국내 독자 기술로 시스템과 본체 등을 개발한 해양 및 환경관측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2B’호가 18일 오후 7시 18분(한국시간 19일 오전 7시 18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천리안위성 2B호는 발사 31분 뒤 고도 약 1천630km지점에서 아리안-5 발사체로부터 정상적으로 분리됐고, 이어 약 6분 뒤인 오전 7시 55분 호주 야사라가 지상국과의 첫 교신에도 성공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천리안위성 2B호의 본체 시스템 등 전반적인 상태가 양호함을 확인했으며 발사체를 통해 도달하려는 목표 전이궤도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천리안 위성 2B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정병선 과기정통부 차관(우)과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좌) [공동취재단]
천리안 위성 2B호 발사 성공을 축하하는 정병선 과기정통부 차관(우)과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좌) [공동취재단]

현재 천리안2B호는 지구 주변을 가까울 때는 약 250km, 멀 때는 약 3만 5800km 떨어진 타원형 전이궤도를 돌고 있다. 앞으로 2주 동안 3만 6000km 상공을 도는 원형 정지궤도로 접근, 한반도 상공인 동경 128.25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정지궤도 안착 후에는 수개월간 궤도상 운영시험에 들어간다. 시험과정을 통해 환경탑재체와 해양탑재체에 대한 영상보정 등 위성시스템 조정을 통해 성능을 최적화하고, 정확한 최종 산출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소프트웨어 조정과정을 진행한다. 이러한 과정들을 정상적으로 마무리하면 해양탑재체는 올해 10월부터, 환경탑재체는 내년 1월부터 관측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천리안위성 2B호를 싣고 발사되는 아리안5ECA 발사체 [공동취재단]
천리안위성 2B호를 싣고 발사되는 아리안5ECA 발사체 [공동취재단]

천리안2B호는 지구에서 3만 6000km 떨어진 곳에서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며 한 지점을 집중 관측하는 ‘정지궤도’ 위성으로, 2018년 12월 발사된 기상 관측 위성 천리안2A와 위성 본체는 같고 임무를 위한 센서(탑재체)만 다른 쌍둥이 위성이다.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미세먼지 등 공기 중 존재하는 에어로졸과,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기체 상태의 대기오염물질 농도를 관측할 수 있는 위성으로, 동쪽의 일본부터 서쪽의 인도네시아 북부와 몽골 남부까지 아시아 지역을 주간 상시 관측할 계획이다.

천리안2B호 운용으로 한국은 세계 최초로 한 지역의 대기와 해양 환경 변화를 마치 동영상처럼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위성을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환경관측센서인 젬스(GEMS)는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오존 등 20개 대기 오염 물질의 농도를 하루 8번 관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아시아 어느 지역에서 미세먼지가 생성·발달하며 어떤 경로로 이동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지와 국내 어느 지역에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생성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 상공을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2B호는 한반도 상공에 상시 위치하는 정지궤도 위성이므로 대기오염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기존 다른 위성들은 하루에 1~2번 신호를 받았지만, 천리안2B호가 운용되면 12시간을 계속 받을 수 있다”며 “훨씬 자세하고 정확하게 미세먼지의 경로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양관측센서는 더 강력해졌다. 이미 2010년 발사된 천리안1호를 이용해 적조나 갈조, 괭생이모자반 번성 등을 관측해 왔지만, 앞으로는 해빙과 해무, 기후변화 등 보다 많은 해양 환경 변화를 더 상세히 관측할 수 있게 됐다.

천리안2B호의 해양관측센서인 GOCI-2는 바다 위 250m 떨어진 두 점을 구분할 수 있다. 이는 천리안1호에 비해 거리 해상도는 2배, 공간 해상도는 4배 개선한 것이다. 그만큼 같은 지역을 더 상세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루 8번 관측하던 1호에 비해 하루 10회로 관측 가능 횟수가 늘었고, 관측 가능한 데이터 종류도 13개에서 26개로 두 배 늘었다. 저염분수나 해양오염물의 이동 양상 등 해양 환경 정보를 동영상처럼 관측하고, 어장을 탐색하거나 양식환경을 모니터링하는 등 어장정보도 측정할 수 있다.

하루 한 번씩 지구 전역을 관측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돼 바다의 온도가 수 년에 걸쳐 천천히 오르내리는 엘니뇨나 라니냐 등 대양의 해양 환경을 연구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센서와 함께 미세먼지 등을 공동 관측해 성능을 높이는 연구도 가능할 전망이다.

천리안 위성 2B호의 제원 [과기정통부]
천리안 위성 2B호의 제원 [과기정통부]

◆대기-해양 환경 동영상처럼 관측…여러 센서 활용한 융복합 연구 시도도

천리안2B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세계 최초로 한 지역의 대기와 해양 환경 변화를 마치 동영상처럼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위성을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2B호는 세계 최초로 정지궤도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위성”이라며 “이를 통해 미세먼지의 발생 지역과 이동경로, 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물질을 관측해,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주는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차관은 “해양 오염물질 이동경로를 관측하고 유류 사고가 일어났을 때 해양문제와 재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리안2A호와 2B호를 개발하면서 한국은 정지궤도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독자기술을 확립했다는 의의도 있다. 위성구조체와 열제어부분품, 전력분배장치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했다. 비행 소프트웨어와 관측영상기하보정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도 독자 개발했다. 이렇게 확보된 정지궤도 국산화 플랫폼은 향후 공공 또는 민간에서 국내 정지궤도 임무위성을 개발할 때 기본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추후 통신위성과 항법위성 등을 개발할 가능성도 높였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그동안 정지궤도위성 가운데 통신위성은 대부분 외국에서 만들어서 운용해 왔다”며 “정지궤도위성에 대한 기본적인 설계 등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만큼 통신위성이나 항법위성(KPS) 등을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로 환경센서를 갖춘 정지궤도위성으로서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나 관측도 늘 것으로 기대된다. 김민성 해양수산부 해양영토과장은 “천리안2B가 한반도 외에 지구 전체(전구)를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동남아나 호주 등과 협력해서 영상도 공유하고 데이터를 보정받을 부분은 받을 예정”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이나 유럽과도 협력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쌍둥이 위성을 정지궤도에 둔 만큼 여러 종류의 센서를 동시에 활용해 전에 없던 새로운 융복합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유주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위성센터장은 “천리안2B호의 해양센서는 공간 해상도가 뛰어나고 환경센서는 관측하는 빛의 파장을 분석하는 분광 해상도가 뛰어나다”며 “여기에 2A호의 기상센서와 천리안 1호의 센서까지 함께 활용하면 미세먼지 관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병선 차관은 “많은 분들의 열정과 헌신을 바탕으로, 지난 천리안위성 2A호에 이어 2B호도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나라는 저궤도위성에 이어 정지궤도위성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개발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면서, “항우연이 주도한 공공연구 결과를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기업이 우주산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수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천리안2B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 해양수산부가 다부처 협력사업으로 2011년부터 개발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총괄 주관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항공우주산업, 미국 볼에어로스페이스사, 프랑스 에어버스사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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