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중계] 진대제 장관, 벤처CEO들과 토론

[현장중계] 진대제 장관, 벤처CEO들과 토론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27일 벤처기업협회 주최 벤처CEO포럼에 참석, "단기간에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력을 2만명 가량 육성하고 이를 위해 캠페인을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는 안철수 안연구소 사장, NHN 이해진 대표, 이상헌 텔레포스 사장 등 100명 정도의 벤처업계 경영자들이 참석해, 참여정부의 벤처정책에 쏠린 관심을 보여주었다.

먼저 진 장관은 1시간 가량 주제발표를 하고 준비된 패널들과 30분 정도 문답식으로 토론을 벌였다. 다음은 이날 토론 내용.

이해진: 먼저 서운한 말부터 해야될 것 같다. 진대제 장관이 취임한 이후에 NHN 회사 방문 일정이 잡혔었는데 무슨 일인지 연기됐다가 완전히 취소된 적이 있다. 그후 언론을 통해 진 장관이 미국 야후 창립자인 제리 양을 만났다는 소식을 접했다. 좀 서운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 벤처기업인들은 국내 기업이라고 해서 특별히 보호받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기업 혹은 대기업과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원한다. 무선망 개방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본다.

대표적인 다국적 기업인 MS는 우리나라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오히려 그러한 기업을 지나치게 긍정적으로 대하는 것 같다. 우리 벤처기업이 외국기업과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진대제: 방문 약속을 잡았다 취소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시 한번 기회를 잡도록 검토하겠다. 하지만 개별회사를 방문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어 되도록 삼가고 있다. 그 때도 회사에 방문하려니 모 업체에서 뭐라고 하더라.(웃음).

외국기업만 선호하고 국내 기업은 보호하지 않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본인은 국내 기업이 건실하게 성장해서 국제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MS가 대기업이라고 해서 견제하는 것도 좋지 않다. MS보다 좋은 제품으로 차별화하는 전략이 중요하다.

안철수: 우리나라에서는 통념상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은 벤처기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반면, 외국은 MS도 벤처기업이라 생각한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 보는가

진대제: MS는 익스플로러 개발에 아직도 상당한 인력과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아마도 세계에서 벤처 분야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곳이 마이크로소프트일 것이다. 나도 기업에 있을 당시 회사를 '스타트업 컴퍼니' 상태로 유지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벤처의 기준은 얼마나 남들과 차별화된 비즈니스를 갖고 가치를 창출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로 과감하게 리스크테이킹(Risk-taking)할 수 있는 회사가 벤처기업이다. 이 자리에서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의 의견을 한번 듣고 싶다.

장흥순: 기술적, 마케팅적 한계를 기업가 정신에 의해 돌파하는 것을 말하는 것 같다. 벤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핵심 역량이다. 자기가 갖고 있는 독특한 영역에서 핵심역량을 갖고 있는 업체를 벤처라고 할 수 있다.

안철수: 지금까지 역대 대통령들이 지식정보 산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역설해왔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을 하겠다는 말을 해왔다. 그럼에도 지금 소프트웨어 산업은 경영위기, 시장위기, 세계화의 위기 등 3 대 위기에 처해 있다.

경영위기는 인사관리, 실적관리, 리스크관리가 제대로 안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시장위기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이 건실하게 육성될지 하는 위기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 소프트웨어 시장의 3분이 1이 개인 소프트웨어 시장이다. 국내 소프트웨어는 유통이 취약하고 불법복제에 대한 인식 미비하다. 개인 시장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세계화의 위기에 처해 있으나 소프트웨어는 관세나 스크린쿼터 같은 제도적 보호도 없기 때문에 어쩔 도리가 없다.

경영위기, 세계화의 위기는 기업이 스스로 해결해야 할 일이지만 시장위기는 정부에서도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지원은 원하지도 않는다. 건전한 시장 육성을 위해 취약한 소프트웨어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소프트웨어 가치에 대한 인식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한 장관의 의견을 듣고 싶다.

진대제: 소프트웨어, 콘텐츠 산업이 육성돼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경영위기나 세계화의 위기는 개별 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정부는 옆에서 도와줄 수 있다. 우리나라의 불법복제 소프트웨어는 99년엔 67%였다. 작년에는 48%로 개선됐다. 하지만 OECD 평균 40% 미만에는 못미치기 때문에 아직도 미국으로부터 통상압력을 받기도 한다.

현재 불법 소프트웨어를 단속하는 공무원에게 경찰권을 주자는 법이 국회 계류 중에 있다. 논란이 많았지만 통돠될 것으로 보인다.

좀 다른 견해를 말하겠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에 종사하는 사람이 14만명이 있다. 이들이 수출에 기여하는 것은 6억 달러에도 못미친다. 고급중의 고급인력이 기여하는 바가 그 정도 밖에 안된다.

전화기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가 50개가 넘는다. 이러한 하드웨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은 불과 1만 4천명이다. 기업에 있을 때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500명을 주면 10조원을 수출하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두가지 사례를 비교해 보면 인력자원이 제대로 위치에 있는가,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가 의문이 든다. 어떻게 하면 인력자원의 공급과 수급에 미스매치(Miss match)를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IT인력 남는 것처럼 보이지만 굉장히 부족하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육성에 대한 캠페인을 할 계획하고 있다. 단시간에 이 분야 인력 2만명을 키우고자 한다.

이상헌: 지방에 있으니까 펀딩에 대한 제약이 많다. 기술개발을 해놓고 상용화 직전의 기업들이 많다. 이런 기업에게는 투자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M&A 대상도 되지 않는다. 투자회수 기간이 너무 짧다. 5~10년을 바라보는 긴 호흡의 투자도 필요하다.

진대제: 그래서 현재 코리아아이티펀드는 7년짜리로 만들었다. 정부가 주체인 펀드는 장기적으로 운영하겠지만 민간 창투사는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벤처기업은 창업할 때 처음부터 앞으로 IPO를 할 것인가, M&A를 할 것인가 방향을 결정하고 시작해야 한다. 만약 M&A를 생각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구조조정을 해서 작고 클린한 회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개별기업의 지원을 바라는 것은 무리다.

한정화교수(한양대): 매출 10억원 이하, 직원 10명 이하의 벤처기업이 많아서 문제라는 지적을 했다. 과당경쟁 차원이라면 그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소규모 기업이 나중에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벤처는 기술집약과 기술집원, 고급인적자원 등의 특성으로 앞으로 충분히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다. 벤처육성은 이러한 변화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나친 개입도 역기능을 불러일으키지만 지나치게 소극적인 것도 문제다. 현재 정통부는 너무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IT기업 자금마련을 위한 코스닥 시장 활성화에 대해서도 의견을 말해달라.

진대제: 벤처와 스타트업 컴퍼니는 구별해야 한다. 벤처라도 해서 스타트업 컴퍼니처럼 영세해서는 안된다. 벤처의 70%가 아직도 스타팅 컴퍼니로 남아 있다는 것은 문제다. 스타트업 컴퍼니는 지속적으로 생겨난다. 이중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를 끌고가는 대기업이 몇개나 되는가. 아직 몇 개 없다. 중소기업들이 빨리 대기업으로 커나가야 한다.

이택부국장(전자신문): 보조금 지원 금지는 통신사업자 위주 정책이 아니냐는 지적이있다. 단말기 보조금을 다시 검토할 계획은 없는지.

진대제: 단말기 보조금 금지 법안이 제정된 게 올해 3월이다. 그동안 많은 논란이 있어왔고 가능한 모든 문제를 다 고려해서 만든 정책이다. 앞으로 예측하지 못하는 환경이나 상황이라면 일시적으로 보조금을 통해 산업을 활성화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지금 예외적인 조치를 취해 보조금을 지급할 상황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예외조항을 적용할 상황은 아니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