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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Gen.G 최승훈 상무 "우리는 숫자로 움직인다"


"데이터 기반 콘텐츠 통해 크로스 셀링 시도, 다양한 성과 기대"

[아이뉴스24 김나리 기자] 지난해 설립된 젠지 e스포츠(Gen.G esports)는 산하에 5개 종목 e스포츠 프로팀을 보유한 글로벌 e스포츠 운영 기업이다.

현재 리그 오브 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클래시 로얄 등 5개 종목에서 국내 최다 종목 프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2017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 팀이었던 '삼성 갤럭시'를 인수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오버워치 리그 내에서 유일하게 한국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서울 다이너스티'도 창단했다.

젠지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중국계 미국인 케빈 추 대표는 2016년 넷마블에 북미 모바일 게임사 '카밤'을 총 8억 달러(약 9천500억원)에 매각한 뒤, 지난해 한국에 젠지(옛 KSV esports)를 설립했다.

그동안 국내에서 대기업의 마케팅 수단 정도에 그쳐왔던 e스포츠 구단 운영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 이를 통해 콘텐츠 마케팅, 미디어 중계권, 스폰서십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12일 젠지에서 시장 개발 및 마케팅·PR 등을 책임지고 있는 최승훈 마케팅총괄 상무를 만나 젠지의 마케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11월 젠지에 합류한 그는 당시 SM 엔터테인먼트 출신이라는 이력으로 화제가 됐으나, 실제로는 SM엔터테인먼트 뿐만 아니라 LG전자, 외국계 광고회사 등에서 주요 보직을 거치며 20여 년간 굵직한 마케팅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현재 '젠지'라는 팀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일종의 크로스 셀링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크로스 셀링이란 교차 판매를 뜻하는 말로, 기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이와 관련된 다른 상품들도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방법을 말한다.

최승훈 상무는 "SM 가수를 좋아하던 팬들은 계속 SM 소속 가수들을 좋아하고, YG 가수를 좋아하던 팬들은 계속 YG 소속 가수들만 좋아한다"며 "이처럼 우리도 마케팅 차원에서 젠지만의 브랜드를 구축해 젠지의 어떤 한 팀, 한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이 젠지에 소속된 다른 팀들까지 좋아할 수 있도록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젠지의 e스포츠 마케팅이 엔터적인 부분에 그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팬 문화를 만들어가는 부분은 엔터 쪽과 비슷하지만, e스포츠 팬들은 승패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스포츠 쪽과 더 가깝다는 것.

최승훈 상무는 "누군가의 팬이 된다는 건 비슷하지만, e스포츠 팬들은 무조건적 사랑을 주기 보다는 결국 잘하는 선수에게 끌리게 된다"며 "e스포츠 팬 문화는 연예 쪽보다는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우승에 따라 인기 변동이 심하고 경기력에 따른 영향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젠지에서 선수들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작하는 콘텐츠들의 내용도 대부분 우수한 경기력을 어필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 상무는 "콘텐츠적인 측면에서 아티스트들에게 뮤직비디오와 음악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경기 내용이 있다"며 "선수가 경기 도중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이나 튜토리얼 콘텐츠 등 경기 내용과 관련한 콘텐츠들이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젠지는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 방송을 시도, 팬과 선수의 연결고리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젠지는 게이밍 콘텐츠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다룬 비하인드 영상, 선수 개인방송 콘텐츠를 기획 식으로 컬래버레이션한 스트리밍 방송 등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최 상무는 "디지털 콘텐츠의 장점은 데이터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리는 콘텐츠를 만들 때도 숫자를 기반으로 정확한 목적과 타깃을 설정,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젠지 측은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각 채널별 맞춤형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때 콘텐츠별 조회 수나 좋아요 수 등 다양한 수치를 트래킹 해 팬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외면 받는 콘텐츠는 어떤 것인지, 어떻게 팬들과 더 잘 교류할 수 있을지 등을 파악한다고 한다.

최 상무는 "트래킹 한 숫자는 양적인 부분이고, 이에 기반해 질적으로는 어떤 콘텐츠가 더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현재 한 달에 30~40개 정도의 콘텐츠를 제작,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앞으로 더 가야 할 길이 있지만 신생 스타트업으로서는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젠지는 현재 이 같은 팬 비지니스를 통해 더 많은 e스포츠 팬들을 확보하고 밸류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스포츠의 입지와 시장성이 확대되면 향후 일반적인 스포츠 수익모델과 마찬가지로 방송 관련 계약, 스폰서십, 티켓 및 굿즈 판매 등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최 상무는 "지금은 팬 비즈니스를 확보하고 밸류를 가져가는 게 중요한 시점"이라며 "현재로서는 최대한 팬 베이스와 뷰 베이스를 확대하고, e스포츠 저변 확장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이것이 레버리지가 돼 추후 수익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젠지는 하반기 중으로 e스포츠 팬들과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이벤트도 계획 중이다.

그는 "아시안게임 등 e스포츠가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기회를 살려 젠지 e스포츠를 알리고 팬들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이벤트를 하반기 내 준비 중"이며 "지난 5월 진행했던 뷰잉파티와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팬미팅이나 온라인 등 팬들과 만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젠지는 최근 서울 강남구 인근에 본사 사옥인 e스포츠 센터도 건립했다. 10월 오픈이 목표다. 이곳에는 선수들을 위한 연습 공간과 라운지, 직원 사무실 등이 마련될 예정이다.

그는 "젠지는 선수들이 리그와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e스포츠 계의 최상의 기준점이 되는 '골든 스탠더드'를 세우는 일에 언제나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리기자 lor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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