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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기 블랙박스, 단속 병행 없으면 '무용지물'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기가 사행성 게임기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된 '게임기 블랙박스'는 어떻게 작동되는 것일까. 아케이드 게임산업의 괴멸, 나아가 게임산업 전체에 충격을 준 '바다이야기'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

게임기 블랙박스로 흔히 불리는 운영정보표시장치는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입찰을 통해 공동사업자로 선정된 삼지 컨소시엄과 대원 컨소시엄이 제작한 것이다. 게임기에 부착돼 투입금액과 게임기 가동시간, 당첨 점수 등을 기록하게 돼 있다.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특혜시비가 불거지며 말썽이 되기도 했던 이 기기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 '제2의 바다이야기'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정보표시장치는 베팅, 배당 등의 사행성 요소가 있는 업소용 비경품 아케이드 게임 중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기에 투입되는 금액과 이용시간, 당첨 점수 등의 게임운영 정보를 저장해 이를 확인할 수 있게 한 장치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개정된 게임산업진흥법을 통해 해당 게임들은 콘텐츠 심의와 기술심의를 받은 후 운영정보표시장치를 부착한 후에 시중 유통이 가능하다.

시판용 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0만~12만원 선에서 가격이 책정될 전망이다.

사실상 그동안 업소용 성인 아케이드 게임의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지난 2월 25일부터 심의 접수가 시작됐고 빠르면 금주 중 해당 장르 게임 중 심의를 받아 시중 유통이 확정되는 게임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이 기기의 가장 큰 의의는 '게임기 개변조 방지 등 단속근거 마련'이다.

과거에는 심의를 받은 후 개변조해 업장에서 영업을 하다 단속이 뜨면 해당 기기의 전원을 껐다 켜는 것 만으로 심의를 통과한 정상적인 버전으로다시 전환하며 단속을 회피하는 사례도 있었다.

게임물등급위 관계자는 "기기 부착을 통해 게임기 개변조와 불법운영의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업주들이 내용정보표시장치 자체를 개변조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할까?

게임물등급위 측은 "운영정보표시장치는 투입금액 표시를 일반인도 볼수 있게 표시함으로써 과다한 이용금액 투입 등이 이뤄지고 있는 지를 확인할 수 있게 돼 있다"며 "단속관이 해당 기기에 돈만 넣어보면 내용물정보표시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것만으로 충분한 사행화 방지 대책이 갖춰진 것으로 보긴 어렵다.

업소용 아케이드 게임의 경우 그동안 가장 크게 문제된 부분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얻은 당첨 점수 등 결과물의 불법환전을 통한 사행화 였다.

운영정보표시장치는 누가 얼마의 금액을 넣고 얼마나 게임을 이용했는지, 이를 통해 획득한 게임 점수 등을 확인할 수 있으나 이를 통한 환전 등의 요소를 가려내는 '초능력'은 없다. 업장 불시검문 등 단속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사행성 예방 효과를 발휘하는 수단은 아닌 것이다.

게임기 블랙박스 그 자체가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게임물등급위가 심의재개를 결정한 것은 개변조를 통한 사행화 '우려'만으로 더 이상 업자들의 사업권을 억제하는 것 자체가 무리기 때문.

그러나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는 점이 적지 않은 고민거리다.

또 한차례 사행성 이슈가 불거질 경우 아케이드 게임업은 영원히 소생불능 상태가 될 것이 자명하며 게임산업 전체의 이미지 실추도 불가피하다.

게임기 블랙박스를 제대로 달고 영업을 하는지, 불법환전이 이뤄지는 지 등을 면밀히 감시하는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한 실정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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