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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야구스타 게임 초상권 분쟁 해결 실마리는?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상훈의 문제제기로 촉발된 야구게임 초상권 분쟁이 확대됨에 따리 이의 조속한 해결이 시급해졌다.

은퇴 선수들의 초상권을 비롯한 각종 권리를 처리할 수 있는 기구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게임사들이 이를 상용 아이템으로 활용하며 뒤늦게 문제가 불거졌고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전직 선수들과 게임사가 서로 '권리'와 '현실적인 수요'를 인정하고 적절한 보상과 향후 동일한 분쟁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 게임사· KBO '무신경'이 분쟁 불러와

사건의 발단은 '마구마구'를 제작한 애니파크가 지난 2006년 제작과정에서 은퇴 선수들의 캐릭터를 게임 내에 도입하고 상용 아이템으로 사용하면서 불거졌다.

현역 선수들의 캐릭터와 관련한 권리는 한국야구위원회가 일괄 소유하고 있고 애니파크와 해당 게임의 배급사인 CJ인터넷이 관련한 라이센스 권리를 취득함에 따라 이의 이용은 문제가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문제가 된 이상훈 등 은퇴 선수들에 대한 권리는 한국야구위원회가 가지고 있지 않아 결과적으로 '무단 도용'이 된 셈이다.

1차적인 책임은 은퇴선수 캐릭터를 해당 선수들의 동의 없이 사용한 애니파크와 CJ인터넷 측에 있다. '마구마구'는 월 매출 20억원을 상회하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후발 주자인 와이즈캣의 '슬러거'도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며 결과적으로 '권리침해'에 동참한 격이 됐다.

KBO 측은 은퇴선수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들어 게임사에 이를 사용하지 말것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은퇴 선수는 물론 해외파 선수들의 캐릭터 까지 사용하고 있음을 KBO가 몰랐을 리 없음을 감안하면 '방조' 혐의를 피하긴 어렵다.

◆ 은퇴선수 협상창구 부재가 피할 수 있는 분쟁 키워

미국 프로야구의 경우 선수들의 초상권과 같은 권리를 선수노조가 보유하고 있다. 은퇴선수의 경우 별도의 권익단체가 구성되어 있으며 현역은퇴와 동시에 해당 권익단체에 가입되며 관련한 권리가 이관된다.

'슬러거'의 미국 서비스 버전을 현지에 배급하고 있는 온네트 USA의 김경만 대표는 "미국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애매한 사안"이라며 "각종 스포츠게임에 등장하는 스타들은 현역선수와 은퇴선수 권익단체에 소속된 선수들로 국한된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베이브 루스 처럼 선수노조나 권익단체의 결성 이전에 활동했던 구시대의 전설적인 스타들이 등장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특정 선수가 언제 은퇴했고 그 선수의 은퇴시점이 은퇴선수 권익단체 결성전인지 후인지 알기 애매한 경우도 많아 과거 선수들의 사용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김경만 대표는 "미국의 경우 현역 선수들의 등장 여부가 중요하지 한국처럼 은퇴선수들의 비중이 높지 않다"고 덧붙였다.

◆ 짧은 야구역사, 게임 특성이 은퇴선수 수요 불러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야구 역사가 짧은 한국의 경우, 야구팬들이나 야구게임 팬들이 원년부터 활동한 추억의 스타에 대해 갖고 있는 향수가 짙다. '마구마구'의 경우, 특정 연도의 선수 카드를 모두 모을 경우 '덱'이라고 불리는 시너지 효과까지 발동해 수집욕을 자극한다.

'마구마구'와 '슬러거'가 동시접속자 대비 탁월한 수익율을 기록한 것은 이러한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 보상 불가피... 난감한 게임사

한국에도 미국과 같이 은퇴선수들의 권익단체가 존재했다면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가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실수이든, 미필적 고의이든 이미 일어난 '과실'을 보상하지 않을 길은 없어 보인다.

마해영, 박정태 등 은퇴선수 13인이 지난 5일, 자신들의 캐릭터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최초 문제를 제기한 이상훈은 '충분한 수준의 보상'을 요구하며 게임사들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들은 은퇴선수의 경우 향후 실명이 아닌 차명을 사용하도록 하고 이상훈 등 문제를 제기한 선수들에겐 일정한 수준의 보상을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상훈을 활용한 선수카드의 추가발행은 중지된 상태이며 해외파 선수들 또한 게임 내에서 빠져 있다. 그러나 사용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여타 은퇴선수들은 고스란히 등장한다.

선수들이 요구하는 보상수준과 게임사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은 적지 않은 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양준혁, 이종범, 송진우, 구대성 등 레전드급 스타들이 줄줄이 은퇴하고 난 후 해당 선수들의 활용에 일일이 고액을 지불하는 것은 게임사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어렵다.

KBO를 통해 현역 선수들의 라이센스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수준에서 따낸 것 처럼 은퇴선수들도 그렇게 활용하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과 선수들의 '의지'가 그렇게 문제가 매듭되도록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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