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 게임에 대한 '함량미달' 국감질의

문방위 국정감사에서 사행성 게임물 관련 이슈가 제기되면서 일부 의원들이 고압적이고 사안의 본질과 어긋나는 질의를 진행, 눈쌀을 지푸리게 하고 있다.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16일 게임물등급위 국감을 통해 이수근 게임물등급위원장에게 "불법게임머니 환전상 단속을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아이템을 팔면서 게임머니를 끼워주는게 합법이라고 판단하는지 답변하라"고 질의를 제기했다.

이수근 위원장이 "환전상 단속을 할 수 있을 만한 여력이..."라고 답변을 하는 순간 말을 끊은 변재일 의원은 "해야 하는데 왜 안합니까? 능력이 안되어서 못한다는 겁니까?"라고 추궁했다.

이 위원장이 "(예산과 인력 등을 감안 여건이 어렵다는 의미로)능력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고 답하는 순간 다시 말을 끊은 변 의원은 "아이템에 게임머니 끼워 파는건 어떻게 봅니까? 아이템에 게임머니 끼워 파는 건 사실상 게임머니의 가치가 그 가격을 결정하는 것 아닙니까? 이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추궁을 이어갔다.

변 의원의 질의는 NHN,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이 서비스하는 웹보드게임이 아바타에 게임머니를 '끼워주기' 형태로 판매하는 것이 사행성의 조장인지를 물은 것.

이 위원장이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하는 순간 변 의원이 다시 말을 끊으며 "왜 그걸 판단안하고 주관을 안해요? 그거 하라고 게임중독위원회(게임물등급위원회를 잘못 거명한 듯)가 있는 거 아니에요"라며 호통을 이어갔다.

거듭 이수근 위원장이 "그 부분은 게임 내용과 관계없는..."이라고 답변을 하기 위해 재차 시도를 했으나 "해야 하는 거 왜 안합니까? 관련해서 똑바로 공부를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여기서 이렇게 이러고 있으면 내 (질의)시간만 잡아먹는거 아닙니까"라고 '맹공(猛攻)'을 이어갔다.

이수근 위원장이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답변은 "게임물등급위는 게임 콘텐츠에 관한 내용 심의를 진행하나 사업 모델 자체에 대한 판단을 하는 곳은 아니다"는 취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게임의 사행성 기준은 게임산업진흥법이 규명하고 있고 게임물등급위는 그에 바탕한 기준으로 심의를 진행한다. 도박을 모사한데다 게임머니의 환전이 현실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논란을 사고 있지만 웹보드게임을 사행성 게게임으로 '단죄'하기 위해선 법 개정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

사법기관이 아닌 게임물등급위에 이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에 이를 요구하거나 변의원이 소속된 문방위 의원들의 의원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게임물등급위가 환전상 단속을 위해 경찰과 공조하며 사후단속을 진행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우선책임은 등급위가 아닌 경찰청에 묻는 것이 합당하다.

하고 싶은 답변은 하지도 못한채 질문 시간 잘라먹었다는 이유로 면박을 당한 이수근 위원장의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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