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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게임 개발사 이중고…제작비 ↑ 판권 ↓


내수 시장 정체 속에 신작 제작 편수는 계속 늘어

온라인게임 내수 시장의 정체양상이 지속되고 신작들의 성공 사례가 나오지 않음에 따라 신규 제작되는 게임들의 판권금액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게임 편당 제작 비용이 급속히 증가하는 반면 제작된 게임의 판권을 배급사들이 사가는 가격은 하락하고 있어 극소수 스타급 개발사들을 제외하면 공들여 게임을 개발해도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다.

메이저 배급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자체 개발력을 확충해온 데다 외부 게임 수급도 값싼 중국산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어 이러한 추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중소개발사 A사의 관계자는 "최근 들어 캐주얼 게임의 경우 계약금 1~2억, 수익배분을 개발사 30%, 배급사 70% 선으로 하는 수준으로 계약 논의가 이뤄지기도 한다"며 "이는 A급 개발사가 아닌 경우 게임포털 사업자로부터 배급 계약을 따내기가 지극히 어려워진 현실 때문"이라고 밝혔다

불과 1~2년전만 해도 개발사가 MMORPG 장르의 신작을 개발하면 배급사와 계약금 10억원대에 수익배분 5대5의 조건으로 계약이 이뤄지는 것이 통례였다. 상대적으로 제작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드는 캐주얼 게임도 3~5억원 선이 적정한 수준의 계약금이었다.

성공작을 배출한 경험이 있는 A급 개발사의 경우 이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에 계약이 이뤄지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2009년 들어 A급 개발사가 아닌 경우 국내 배급사와 서비스 판권 계약을 맺을 때 MMORPG는 5~10억원, 캐주얼 게임은 1~3억원 선으로 가격이 급락했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정설이다.

이는 게임 내수 시장 성장세가 멈춘 반면 신작들의 제작 편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 때문으로 판단된다.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서든어택' 등 오래동안 시장의 중심에 서온 올드게임들이 여전히 국내 시장을 리드하고 있고 '아이온' 등 극소수를 제외하면 신작 흥행이 좀체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08년 이후 흥행 탑10에 이름을 새롭게 올린 신작은 '아이온' 단 한 편 밖에 없는 실정이다. 시장 규모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 것도 각 게임사들이 부분유료화 상용 아이템을 '정교하게' 갈고 닦아 1인당 지출 게임비를 상향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온라인게임 1편 제작에 소요되는 평균 개발기간은 21.9개월. 평균 20여명이 투입돼 2년 가까운 세월 동안 게임을 제작하는 것이다. 평균 제작비가 10억원 이상 드는 게임이 상당수며 MMORPG는 3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계약금 1억원으론 20여명 인력 수준의 게임 개발 스튜디오가 3~4개월 연명할 수 있는 수준. 판권계약금으론 개발비를 온전히 보전하기 조차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연간 출시되는 게임의 수는 50편 정도. 그러나 2009년 들어 국내 개발사와 배급사 간의 신규 배급계약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CJ인터넷 등 메이저 배급사들이 중국산 웹게임의 판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반면 흥행여부가 불투명한 국산 신작들을 좀체 확보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업계가 제작하고 있는 신작 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평가받는 시리우스엔터테인먼트의 '라임 오디세이', 엔플레버의 '아이엘: 소울브링거'등도 아직까지 배급사와 판권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작을 개발중인 중소개발사의 한 관계자는 "배급사 관계자들이 종종 접촉해 오고 있으나 해외판권에만 관심을 둘 뿐 국내 시장 서비스에는 눈길을 두지 않는다"며 "어쩔 수 없이 자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중소 개발사 중 자체 서비스 경험이 있거나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곳은 독자행보를 선택할 만 하지만 그렇지 못한 곳은 "제발 게임 가져가기만 해달라"며 배급사와의 계약 성사에 저자세로 매달리기 마련이다.

국내 시장 정체를 타개할 유일한 방법이었던 해외 시장 판로 확보도 이전과 같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중소업체의 한 임원은 "국내 판권 계약 성사가 좀체 이뤄지지 않은 반면 해외 신흥 시장의 판로 확보는 상대적으로 수월했으나 최근 들어 해외 판권 계약금액 단가도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해외 사업자들이 게임시장 동향에 점차 눈을 뜨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내 배급계약 금액 하락이 두드러지며 이는 자연스럽게 해외사업자들과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수출전선' 또한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가격 조정은 국내외 게임시장의 흐름에 따라 '시장'이 결정한 것이며 국내 개발사들을 '외면'하는 배급사들의 행태를 나무라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로 인해 야기되는 중소, 중견 개발사들의 제작환경 악화는 국내 게임 시장의 저변을 위태롭게 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살 만 하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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