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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 vs 넥슨, 북미시장 경쟁 '희비' 엇갈려


북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는 두 라이벌,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는 한국 게임사 중 가장 먼저 현지 시장에 진출했고 각각 '길드워' '메이플스토리'로 현지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넥슨이 '컴뱃암즈'를 성공시키며 한 발 앞서 나가는 듯 했으나 엔씨가 '아이온'으로 다시 넥슨을 추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지 시장 개척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세계 최고 수준인 북미게임사들과 경쟁하고 있는 이들의 행보, 양사간의 경쟁구도가 흥미진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03년부터 리차드 게리엇을 영입하고 아레나넷 등 북미 현지의 쟁쟁한 개발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총력전'을 택했다. 자신들의 주력인 '리니지' 시리즈를 과감하게 직접 서비스 했고 인수한 스튜디오들의 제품도 연이어 론칭했다.

'길드워'외엔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리차드 게리엇, 제프 스트레인 등 영입한 거물급 개발자들과 결별하는 등 시행착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우직한' 투자 끝에 축적한 경험이 자산이 됐다. 사실, 엔씨 내부에서도 서구권 시장에서 큰 성공을 기대하진 않았던 '아이온'이 예상을 넘는 성공을 거둔 것은 게임성 외에도 지난 6년간의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

현지 시장조사기관인 NPD에 따르면 '아이온'은 9월 한 달 간 북미 현지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PC 게임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지 시장의 주류가 PC가 아닌 비디오게임이며 단기간의 판매수치인 것을 감안해도 한국 게임 최초로 판매 차트의 정상을 차지한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다.

엔씨소프트에 앞서 현지 지사를 설립했으나 여의치 않아 지사를 철수했던 넥슨은 이후 알렉스 가든 등 거물급 인사를 영입하고 현지 서비스 법인을 설립하는 등 엔씨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알렉스 가든과 결별하고 현지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던 게임을 폐기하는 등 시행착오 또한 '닮은 꼴'이다.

북미시장에서 엔씨와 경쟁하고 있는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를 성공시키며 현지에서 활로를 찾았다. 엔씨가 앞서 성공시킨 '길드워'가 현지 스튜디오를 인수해 얻은 것임을 감안하면 '메이플 스토리'는 순수 한국 게임 중 유의미한 첫 히트작이라는 의미가 있다.

북미시장에서 후속작으로 내건 '카트라이더'가 지난 2008년 상반기 중 흥행실패로 서비스를 중지하며 체면을 구겼으나 2009년 들어 '컴뱃암즈'가 동시접속자 3만명에 육박하는 흥행을 기록했다.

국산 온라인게임의 각 장르 중 해외 시장에서 가장 고전하는 것이 FPS임을 감안하면 FPS게임의 본고장인 북미에서 '컴뱃암즈'의 성공은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 것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선 분명히 넥슨이 북미시장 성과라는 측면에선 엔씨를 앞서나갔다. 그러나 지난 9월부터 엔씨소프트가 '아이온'의 북미 정식서비스를 진행하면서 다시 '역전'이 이뤄진 형국이다.

'아이온'의 북미시장 패키지 판매량은 40만대 수준. 14대의 서버를 통해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어 동시접속자는 6만명 가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북미-유럽 시장의 판매치를 합산하면 연내 100만장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넥슨 입장에선 '아이온'과 비슷한 시기에 론칭한 '던전앤파이터'가 '대박'을 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다소 아쉬운 대목. '던전앤파이터'는 한-중-일 -대만 등 중화권 시장에서 동시접속자 200만명을 기록할 만큼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으나 아직 북미 시장에선 열기가 달아오르지 않고 있다.

'던전앤파이터'는 '아이온'과 달리 패키지로 판매되지 않고 온라인 클라이언트 다운로드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어 판매량이 집계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시장에 진출한 다른 국산게임에 비해선 괜찮은 초반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아이온'의 질주에 다소 빛이 바랜 형국이다.

넥슨 측은 "게임 장르의 특성상 현지 시장에서 붐업이 이뤄지기 까지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향후 전망은 어떨까.

양사 모두 북미 사업 및 개발 조직에 구조조정을 단행, 현지 인사들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인력들이 현지 사업을 장악하고 있다. 현지 게임 발굴보다 한국에서 제작한 핵심 게임으로 현지에서 승부를 보는 방식도 공통점이다.

외형상으로는 엔씨소프트가 향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보다 높아 보인다.

엔씨소프트가 2011년 중 '길드워2'를 현지에서 발매하고 이어 2012년에 '블레이드앤소울'의 현지 상용화가 이뤄질 전망인 반면 현 시점에선 넥슨이 다음 카드로 내세울 게임이 마땅찮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는 현지 스튜디오가 향후 내놓을 '카드'도 잠재력이 있어보인다.

그러나 넥슨의 행보도 주목해볼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부분유료화 상용모델이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현지 시장에서 그간 넥슨이 쌓아온 노하우가 점차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즈니와의 피인수 합병 논의에서 볼 수 있듯 현지 시장의 주요 기업들과 '깜짝 제휴'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내놓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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