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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MMORPG, 최대 시장 중국에서 고전···이유는?


한국 게임산업의 기술력이 집약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장르의 게임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크로스파이어' '던전앤파이터' 등 캐주얼한 성향의 슈팅, 액션 게임들이 최대시장인 중국에서 선전하는 반면 대형 MMORPG 장르의 게임들은 현지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거나 수출 자체가 여의치 않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경우 최대 시장에서 한국 게임의 입지가 옅어질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왜 이런 흐름이 이어지는 것일까.

한국 MMORPG가 중국 시장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지난 2006년 전후한 시기였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그라나도 에스파다' '썬' '헬게이트:런던' '헉슬리' 등이 높은 기대를 모았고 이 중 일부의 게임은 3천만불을 넘는 고가에 현지 수출 계약을 맺기도 했다. 2007년 중 샨다를 통한 중국 진출이 확정됐던 '아이온'도 총액 기준 3천500만불에 계약을 맺으며 높은 기대를 반영한 바 있다.

그러나 '아이온'의 중국 진출 이후 롤플레잉게임, 특히 정통 MMORPG의 경우 최근 중국 진출이 확정된 한빛소프트의 '에이카' 정도 외에는 수출계약 자체가 아예 이뤄지지 않는 양상이다.

이는 당시에 기대를 높이 모았던 게임들이 한국을 비롯한 각 시장에서 예상에 못 미치는 실적을 달성한 데서 기인한다. 특히, 지난해 서비스를 진행한 '아이온'의 성과가 기대 이하였던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리니지' 시리즈에 이어 '아이온'도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데 실패한 것이다.

게임업계의 한 종사자는 "한국 최고의 게임으로 공인받은 '아이온'이 중국 시장에서 저조한 성과를 남긴 것이 이후 한국 MMORPG의 현지 진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 현지에서 만큼은 '아이온 효과'가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라고 밝혔다.

'미르의전설' '뮤' 이후의 한국 게임이 중국 토종 MMORPG에 밀리고 있는 것은 콘텐츠 수급 속도의 현격한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한 관계자는 "중국게임의 경우 월 단위로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분기에 한 번씩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단행한다"며 "중국 게임산업의 풍부한 인력풀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경우 밸런스가 붕괴된다 싶으면 풍부한 인력 풀을 바탕으로 후속 업데이트를 통해 신속하게 교정한다"며 "이는 중국 현지업체를 통한 간접서비스를 진행해야 하는 한국 게임사들이 절대 따라가지 못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한국 MMORPG 중 '미르의전설2'가 변함없는 롱런을 이어가는 것은 위메이드와 오래 호흡을 맞춘 샨다가 해당 게임의 후속 콘텐츠 개발과 업데이트를 대부분 직접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게임사들의 기술력 향상과 비즈니스 모델이 다변화된 것도 영향을 미친다. 현지 시장은 '대화서유' '정도 온라인' 등 중국 토종 MMORPG들이 굳건히 위상을 굳히고 있다. 전체 롤플레잉 게임 중 상위권에 오른 외산 게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던전앤파이터'외엔 없는 실정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외에 중국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 MMORPG들은 모두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도 정액제를 염두에 둔 한국의 차세대 대작들에게 우호적이지 못한 여건이다.

실제로, 텐센트를 비롯해 한국의 차세대 MMORPG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국 게임사들은 '테라' '블레이드앤소울' 등 한국에서 정액제로 서비스 될 것이 확실시되는 게임들도 중국 서비스는 부분유료화로 진행할 것을 원하는 양상이다.

게임을 제작할 블루홀스튜디오나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게임을 2개 만들어야 하는것과 다름없는, 부담스러운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중국 게임시장에서 차세대 대작을 표방하는 한국 게임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고 있고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수출 판권 가격이 낮게 책정되는 양상이다. 반면 한국 게임사들의 '눈높이'가 여전한 것은 걸림돌이다.

2009년 전후한 시기부터 최고 기대작으로 떠오른 '테라'의 경우 중국의 모 게임사가 계약금 1천만불에 실제 발생하는 매출에 관계없이 서비스 기간 동안 분할 지급하는 미니멈 개런티 1천만불을 합친 2천만불을 제시한 상황이다.

관련한 소식에 정통한 업계 종사자는 "블루홀 측이 '테라'의 경우 계약금과 미니멈 개런티를 합쳐 높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는상황"이라며 "현지 기류상 계약 성사가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실제, 기대작 1순위인 '테라'에 관심을 표했던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게임사들이 한 발짝 물러나 한국 시장에서의 흥행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텐센트와 더나인 등 주요 게임사들은 우선 '테라' 대신 상대적으로 가벼운 '드래곤볼 온라인' 쪽으로 관심의 초점을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업계 종사자는 "중국산 게임의 한국시장 진입보다 한국게임의 현지 수출판로가 막히는 것이 더욱 큰 문제"라며 "게임업계가 최대 게임시장의 핵심장르에서 성공작을 내 이러한 흐름에 변화를 줘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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