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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틀을 바꾸자]③다매체 시대, 생존 경쟁력 찾자


엔씨소프트의 북미 지역 개발 스튜디오인 아레나넷의 시애틀 본사에는 '확장된 경험(Extended Experience)'이라는 이름의 팀이 있다.

회사 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팀의 역할은 팀명 그대로 게임 이용자들의 경험을 확장시키는 데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다.

아레나넷 '확장된 경험'팀에서는 현재 아레나넷이 개발중인 온라인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길드워2'에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통해서도 접속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PC라는 환경에 갇히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

최근 공개한 서비스에서는 친구 목록을 확인하고 메시지를 보내거나 자신의 캐릭터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거나 게임 속 세계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직은 모바일 기기의 성능 한계로 인해 PC에서처럼 온라인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온라인게임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하는 의미있는 시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엔씨소프트와 아레나넷의 이같은 고민은 요즘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개발 노하우 축적과 인수합병을 통한 몸불리기만으로는 본원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나서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게임의 10년 후 모습은?

게임업체들의 다양한 시도는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마니아만을 위한 게임 개발에만 치중하지 않고,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통해 게임인구의 저변을 넓힐 수 있다.

때문에 게임 산업의 신성장동력 발굴은 게임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차원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역할수행게임(RPG)이나 총싸움게임(FPS), 실시간전략게임(RTS) 등 기존 국내 게임 산업의 주류를 이루는 장르에 비해 비교적 가벼운 웹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넥슨은 '열혈삼국', 엔씨소프트는 '무림제국'을 들여오면서 초기 웹게임 시장을 데 이어 최근에는 ,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천검영웅전', '판타지풋볼매니저' 등의 웹게임을 잇따라 출시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웹게임 외에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 등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 시장은 이미 컴투스와 게임빌 등 모바일 게임 전문 개발사들이 발빠르게 진출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영역이다.

이에 따라 모바일게임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회사 뿐만 아니라 온라인게임을 주로 개발하던 회사들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형태의 게임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넥슨은 인기게임 '메이플스토리'와 소셜네트워크게임 '넥슨별' 등을 스마트폰으로 즐길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으며, 2010 지스타 행사에서는 '카트라이더'의 아이폰 및 아이패드용 애플리케이션 '카트라이더 러쉬'의 프로모션 동영상을 선보였다.

엔씨소프트도 일찌감치 '아이온'의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아이온템'을 선보였다.

NHN과 네오위즈게임즈는 각각 '한게임맞고'와 '피망맞고'를 아이폰 전용 앱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최근 지주회사가 인수한 네오위즈모바일(옛 지오인터랙티브)과 함께 모바일게임 사업영역을 늘려갈 방침이다.

권준모 전 넥슨 대표가 만들고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가 지분을 투자해 관심을 모은 모바일 게임업체 네시삼십삼분도 최근 '모로저택의 비밀'(대표 권준모)을 일반폰용 게임으로 출시한 데 이어 스마트폰용으로도 내놓을 예정이다. 한빛소프트는 캐주얼 낚시게임 '그랑메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러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특히 이용자 확장성과 파급력이 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게임 콘텐츠와 결합될 경우 강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미 올해 세계 소셜네트워크게임 시장 매출은 8억달러가 훌쩍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SNS의 주요 사용자층이 게임을 즐겨하는 이용자층과 겹친다는 점도 소셜네트워크게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CJ인터넷은 신성장동력으로 소셜네트워크게임을 꼽고 다양한 개발사를 인수하거나 게임 콘텐츠를 퍼블리싱하는 데 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별도로 웹보드 게임 분야를 활용해 해외 진출도 시도할 계획이다.

와이디온라인은 이용자들이 소셜게임 '엔젤초이스'를 미국 앱스토어에 등록했다.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앱스토어에 등록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본 뒤에 자신이 엔젤 투자자가 되어 해당 앱의 활용도를 평가하고 인기 순위를 직접 만들어 가는 게임이다.

그라비티는 의상을 제작하고 의상실을 키워나가는 소셜네트워크게임 '패션스타'를 국내 네이트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친구가 많아질수록 제작할 수 있는 옷의 종류가 많아지는 등 이용자간 활발한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게임으로, 내년 초에는 스마트폰에서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YNK코리아 역시 웹게임 및 소셜네트워크게임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멀티 플랫폼 대응으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이제는 많은 게임회사들이 단순한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넘어 독자적인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이나 소셜네트워크게임, PC 기반 온라인게임과의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

넥슨은 웹과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 연동되는 멀티플랫폼 게임 '2012서울(2012:SEOUL)'을 개발해 최근 선보였다.

외계인의 기습 공격으로 폐허가 된 2012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2012서울'은 남산타워 등 서울의 상징물을 복원함으로써 영토를 확장해가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향후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추가 개발될 예정이다.

또한 NHN은 향후 3년간 스마트폰 게임 사업에만 1천억원을 투자해 별도의 스마트폰용 게임포털 '한게임'을 구축하는 등 모바일 게임 역량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동안 개별 애플리케이션 위주로 즐기던 스마트폰 게임을 향후 여러 명의 이용자들이 여러 게임을 네트워크상에서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서 스마트폰에서 온라인게임 수준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PC 외에 다양해지면서 업계는 보다 치열하게 글로벌 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온라인(인터넷)으로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 많아진다는 것은 곧 국내 게임 산업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온라인게임이 영토를 넓혀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위기이자 기회이기도 하다"고 단언했다.

또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의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게임업계도 다양한 플랫폼에 대응할 필요가 생겼다"며 "단말기 융합 시대에 온라인게임의 영토는 한층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우리나라의 강점인 온라인게임의 범위를 확장해가는 한편, 게임 인구의 저변을 넓혀서 게임 문화와 게임 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될 만한 계기가 된다는 측면에서 최근 업계의 움직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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