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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풍의 테라, 아이온 걸어온 길 밟아갈 수 있을까


승부수는 그래픽, 관건은 한게임의 운영 능력

게임 시장이 새해 벽두부터 뜨겁게 달아 오르고 있다. 한게임의 야심작 '테라' 때문이다.

테라는 공개 서비스 일주일만에 '아이온'의 PC방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으며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돌풍에 게임업계는 긴장하고 있으며 한게임의 이후 행보에도 크나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테라 돌풍'은 물론 예상외의 결과는 아니었다. 테라는 무려 230명의 개발자가 4년 넘게 개발해 온 대작으로 투입된 개발비만도 400여억원에 달한다. 2년 넘게 독주해 온 '아이온'(엔씨소프트)의 입장에서 보면 테라는 분명 준비된 경쟁자임이 분명하다.

4년여의 긴 준비와 공개 시범 서비스를 마치고 테라는 마침내 상용 서비스를 불과 하루 앞두고 있다. NHN 한게임(대표대행 정욱)은 25일 오전 10시부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테라에 대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서비스 요금은 30일 이용에 1만9천800원이다.

게이머들을 열광케 한 테라의 '치명적인 매력'은 과연 무엇이고 상용화를 시작하며 한게임이 던진 승부수는 과연 무엇일까. 또한 테라는 어떻게 아이온이 걸어 온 길을 밟아갈 수 있을지 진단해 본다.

◆ '테라' 출시 후 전체 MMORPG 이용 23% 증가

'테라'가 '아이온'급의 대작이라는 사실은 수치로 증명된다. 두 게임 모두 게임 출시를 전후하여 MMORPG 이용 시간을 크게 증가시켰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게임트릭스의 통계에 따르면 테라가 출시되기 전후 7일 동안 전체 MMORPG 이용 시간은 무려 23%나 증가했다. 아이온은 2008년 11월 11일 출시 전후로 59%의 증가를 기록했었다.

동양종합증권의 이창영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현상을 "한국 시장은 대작 게임에 대한 수요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좋은 게임만 공급된다면 게임 이용자나 시간은 언제든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라를 배급하는 한게임 측에선 아이온과의 경쟁구도 형성보다는 함께 시장의 파이를 키워 나가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게임 관계자는 "아이온은 저력이 대단한 게임이어서 넘어서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진 않다"며 "테라와 아이온의 경쟁 구도가 게임을 안 해 본 사람들도 게임에 관심을 갖게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테라'의 승부수는 그래픽

'아이온'은 2년에서 꼭 1주가 모자라는 기간 동안 게임시장에서 1위를 수성했다. 아이온의 장기간 1위 수성은 그러나 다시 뒤집어보면 이 기간 동안 시장에 그만한 대작 게임이 없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의 이재성 상무는 아이온이 100주동안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이유로 "게임 내 커뮤니티가 신작 게임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신작이 기존 게임보다 150% 이상 확연히 좋아야 한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이용자들은 MMORPG라는 장르적 공식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고 역시 천문학적인 거액이 투입됐던 대작을 뿌리칠만큼 새로운 게임을 찾아내지는 못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개발비도 2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테라가 띄운 승부수는 이용자들에게 가장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그래픽이었다. 테라를 접한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이런 저런 불만을 토로해도 단 한 가지, 그래픽적인 요소에서만큼은 별 다섯개를 주는 데에 주저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지스타에서 6개 모니터를 연계한 고화질 대형 화면의 5760*2160 해상도에서도 테라는 전혀 깨지지 않는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였다.

당시 테라의 제작사인 블루홀스튜디오 관계자는 "이 화면을 그대로 찍은 스크린샷 용량만 30MB"라고 설명했다.

한게임 관계자는 "아이온'도 출시 당시 그래픽 수준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됐기 때문에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오는 26일 2.5버전으로 아이온을 업그레이드하는 엔씨소프트 역시 중점 요소를 그래픽으로 잡고 있다.

2008년 아이온을 선보이며 200억원 이상을 투입한 엔씨소프트나 2011년 테라의 상용 서비스를 위해 400여억원을 투자한 NHN 역시 '새로워지기 위해', 또 '그래픽을 위해' 아낌 없이 투자한 셈이다.

◆ 아이온 - 테라의 경쟁구도는 '축복'

공개 서비스 일주일만에 '아이온'의 103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저지했던 테라는 초반 기세와는 달리 다소 주춤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이러한 현상을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라 임시점검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아이온과 테라의 경쟁 구도는 유효하다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라의 흥행으로 국내 MMORPG 장르에서 독보적이었던 엔씨소프트가 라이벌을 얻게 됐다며 결과적으론 국내 게임 산업의 '바(Bar)'를 한 단계 높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게임이 테라를 무사히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NHN-엔씨소프트 두 퍼블리셔간 경쟁구도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B 투자증권의 최찬석 애널리스트는 "국내 게임 시장은 우수한 퀄리티의 게임만 있다면 이용자들이 돌아올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이라며 "테라의 성공은 엔씨소프트에게도 축복"이라고 분석했다.

◆'테라'는 NHN의 퍼블리셔 능력 시험대

'테라'의 흥행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것은 한게임의 운영능력이다.

하지만 한게임은 '그동안 대작 게임을 한번도 시장에 내놓지 못했다'는 우려는 떨어내고 공개 서비스 기간 동안에도 몇 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대형 퍼블리셔다운 '즉각적인 대처능력'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게임 관계자는 "그동안 퍼블리싱한 게임들을 통해 그 능력을 펼칠 기회가 없었지만 20만명의 이용자가 선택한 대작 테라를 통해 앞으로 서버 운영 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상용 서비스를 앞둔 테라가 '아이온'이 걸어온 길을 어떻게 밟아갈 수 있을지, 한게임은 드러낸 자신감을 얼마나 실현시킬 수 있을 지 주목할 일이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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