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에 4350원"…하림이 공들인 '더미식 사천자장면' [현장]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 사업에 사활을 건 하림이 이번엔 짜장면 신제품을 출시했다. 중국 사천 현지의 맛을 구현한 '더미식 사천자장면'이다. 지난 2022년 출시한 '더미식 유니자장면'이 어느 정도 시장에 안착했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제품 라인업을 늘려 본격적인 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선다. 다만 더미식 제품군에 따라 붙는 '비싸다'란 꼬리표는 여전히 떼지 못한 상태로, 일각에서는 향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림은 18일 서울 강남구 한 식당에서 신제품 시식회를 열어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공개했다. 이번 신제품은 지난 2022년 선보인 더미식 유니자장면의 후속작으로,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로 꼽히는 사천요리를 구현하는 데 최대한 집중한 제품이다. 일반 짜장면과 달리 춘장 대신 두반장을 썼고, 사천요리 특유의 얼얼한 매운맛은 마조유가 책임진다. 고추는 크게 썰어 넣어 마지막까지 매콤한 맛을 더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현지의 맛을 살리기 위해 하림은 약 7개월간 왕진원 쓰부(사부, 중국에서 셰프를 높여 부를 때 쓴다)의 레시피를 구현하는 데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림의 북경오리 전문점 '왕스덕' 총괄셰프를 맡고 있는 왕 쓰부는 북경에서 가장 유명한 북경오리 전문점 '전취덕'에서 20여 년간 일한 전문가다.

직접 마주한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겉모습부터 매워 보였다. 간편식 짜장면 제품의 경우 사천 콘셉트여도 일반 짜장면처럼 색 자체는 검은 경우가 더러 있으나, 해당 제품은 오롯이 두반장만 써 강렬한 붉은색을 자랑했다. 입에 넣으니 특유의 마라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며 얼얼한 매운맛이 느껴졌다. 걱정과 달리 향신료가 강하거나, 지나치게 맵진 않았다. 얼큰한 국물 라면 수준의 매운맛이다. "최대한 호불호 없고 대중적인 맛을 찾으려 노력했다"는 것이 하림 측 설명이다. 다만 마조유 등 매운 향신료가 다수 들어가 실제 맵기보다 더 맵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먹고 나면 오랜 시간 배 속이 따뜻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더미식 사천자장면과 유니자장면 두 제품의 올해 연간 매출 목표는 120억원이다. 최종 목표는 전체 짜장면류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하는 것이다. 현재 더미식 자장면 제품군의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더미식 유니자장면이 약 1년 반 만에전체 짜장면류(봉지/지함면) 시장 매출 5위에 오르며 자리를 잡았다"며 "이번 더미식 사천자장면 출시로 라인업을 확장해 관련 시장 입지 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더미식 제품 특유의 비싼 가격은 이번에도 숙제로 남았다. 더미식 사천자장면 2개가 들어간 제품 1박스 가격은 8700원이다. 1인분에 4000원이 훌쩍 넘는다.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몇 배나 비싸다. 가게에서 직접 짜장면을 사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가장 비싸게 짜장면을 파는 서울 지역 평균 가격은 7069원이다. 가장 저렴한 경북 지역에선 짜장면을 평균 6000원에 판다.

이 때문에 더미식 사업을 영위하는 하림산업의 적자가 매년 늘어나는 원인으로 '비싼 가격'을 꼽는 의견도 적지 않다. 소비자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높은 가격대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도 하림 측은 뚝심있게 가격 정책을 이어갈 방침이다. 좋은 재료로 맛있게 만든 음식을 원하는 미식 수요가 분명히 있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다. 하림 관계자는 "원재료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 어렵다. 가격 정책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며 "한 끼를 먹어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미식가들이 주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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