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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자' 이제동 충격의 결승 3연패···양팀 명암 갈라


예상치 못한 전패···팀 패배 불러

e스포츠 현역 프로 선수들 중 단연 최고수로 꼽히는 이제동은 2009 프로리그 결승전의 향방을 좌우할 키 플레이어로 꼽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로 꼽히는 화승 오즈는 우여곡절 끝에 결승 무대에 올랐고 한 번 더 이변을 연출하기 위해선 e스포츠 공인랭킹 1위인 이제동의 분전이 절실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이제동 죽이기'가 우승을 위한 최대 과제였다.

이제동은 7일과 8일 양일간 열린 결승 1,2차전에 3차례 출전, 전패를 기록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며 팀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7일 1차전 1세트, 정명훈의 초반 벙커러쉬를 차분하게 막아내며 승기를 잡았으나 전황을 다소 과신한 나머지 느슨한 플레이를 펼치다 패배한 것이 악몽의 시작이었다.

8일 2차전 2세트에선 같은 저그 종족으로 플레이하는 박재혁에게 또 발목을 잡혔다. 초반 선택한 전술에서 우열이 엇갈리며 손쓸 도리 없이 무너져 명성에 금이 갔다. 화승 오즈에 패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팀 동료들이 2차전의 3,4세트를 연이어 잡아내며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고 방송화면은 연신 이제동의 얼굴을 비췄다. 이제동은 대기석에 마련된 PC 키보드를 두들기며 손을 푸는 모습을 보였다. 굳이 방송 화면에 그 장면이 노출되지 않았어도 현장을 찾은 모든 팬들과 관계자들이 마지막 7경기 에이스 결정전에 누가 출전할지를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6경기에 출전한 손주흥이 기선을 잡아나가는 순간, 경기를 중계하던 전용준 온게임넷 캐스터가 방송 중 "제동아~"를 외칠 만큼 그에 대한 기대감이 충천하기도 했다.현장을 찾은 화승 팬들은 이제동이 2차전 7세트에서 승리하고 최종 3차전 단판 결정전에 재차 출장, 승리하는 기적의 역전 시나리오를 꿈꿨다.

그러나 이제동을 맞은 SK텔레콤의 차세대 에이스인 '국본' 정명훈의 전략이 너무 예리했다. 전장 중앙에 건설한 생산기지를 통해 보병을 생산, 공병 유닛과 동반 진격을 하는 기습전을 펼쳤고 이를 예상치 못한 이제동이 방어에 실패한 것이다.

이제동의 착잡한 표정이 중계화면에 잡히는 순간 화승 팬들의 탄식이 일제히 광안리 밤바다에 퍼지기 시작했다.

경기가 종료된 후 인터뷰에서 박용운 SK텔레콤 T1 감독과 선수단은 "동률 상황에서 에이스 결정전, 특히 이제동이 출전할 경우를 대비해 짜놓은 전략이며 단 한번도 다른 경기에서 사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전략을 수립한 것은 팀 최고참인 '황제' 임요환과 코치진들. 임요환은 "내가 아닌 우리팀의 테란 선수들이라면 모두 그 전략을 통해 승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내가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하지 않은 것은 상대측이 기습전략에 대비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믿기지 않는 3패를 당한 이제동은 결승 시상식에서 T1 선수들이 축배를 드는 순간, 눈물을 떨구며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준우승팀 에이스에게 통상 진행되는 인터뷰도 이제동의 침통한 모습 탓에 생략될 정도.

선수 생활 중 최악의 시련을 맞은 이제동이 이를 극복,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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