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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카운트다운]③ 3D 낸드 중심 韓 '삼성·SK'


미세공정화에 따른 승패 싸움, 역전을 위한 설비투자 단행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더 빠르고 더 많은 용량의 저장장치가 필요하다. 5G로 가속화된 인프라 속도는 빅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AI)의 발판을 마련했으며, 그에 따른 소비자 사용자경험(UX)이 바뀌었다. 이러한 요구를 위해 기업은 더욱 강건한 낸드플래시를 필요로 하게 됐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낸드플래시 글로벌 시장 매출은 119억800만달러(한화 약 13조3천6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47.7% 오른 결과다. 1분기는 통상적으로 낸드플래시 시장 비수기다. 전분기 대비 0.4% 감소세를 기록했을 뿐이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다르게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다.생산공정과 수율, 가격, 신뢰성, 속도, 수명 등을 고려해 지속 발전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3년 10나노급으로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더 이상 좁은 면적에서의 집적도를 높이는 작업이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수평이 아닌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3D 낸드플래시로 한계 극복에 나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3D 낸드플래시에 독보적 위치를 차지했지만 올해 다양한 업체들이 경쟁에 참여하면서 낸드 지형도가 바뀔 전망이다.

◆ 3D 낸드플래시, 4차산업혁명 중심에 서다

낸드플래시는 도체인 플로팅 게이트에 전하를 저장하는 방식이다. 플로팅 게이트는 절연체인 산화막으로 쌓여 있다. 이 곳에 전압을 걸어주면 전자가 산화막을 통과해 플로팅 게이트로 진입하면서 데이터를 저장한다.

낸드플래시는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더 이상 셀 간의 간격을 좁힐 수 없게 됐다. 신뢰도에 문제가 생긴 셈이다. 가령 옆 방과 내 방을 가로막고 있는 벽이 굉장히 얇아진다면 어떤 현상이 펼쳐질까. 노트북의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옆 방까지 들릴 수 있다. 소음으로 인해 이웃과 실랑이가 벌어질 수도 있다.

낸드플래시 업체는 셀 간 간격을 좁히기 보다는 수직으로 쌓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셀 간 간섭이 줄어들어 신뢰도를 얻을 수 있고, 면적까지 아낄 수 있다. 다른 집을 방문할 때 바깥으로 나갈 일 없이 엘리베이터를 타면 끝일 정도로 속도도 높일 수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플로팅 게이트처럼 높은 두께가 아닌 부도체인 얇은 막에 전하를 보관, 셀높이를 낮추고 셀간 간섭이 작아질 수 있도록 2차원 CTF(Charge Trap Flash) 구조를 개발했다. 여기에 3D 원통형 CTF 셀 구조를 설계해 동일한 공간에 아파트처럼 집을 수직으로 지을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3D V낸드 플래시 1세대 양산을 시작했다. 경쟁사 대비 2년 가량 앞선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3D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는 유일한 업체로 승승장구 했다. 2014년 2세대 32단, 2015년 3세대 48단, 지난해부터는 64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했다. 빠르면 올해말 96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저장방식에 따라 구분되기도 한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최소 단위 셀에 몇 비트(bit)를 저장할 수 있는지가 기준이다. 1비트는 싱글레벨셀(SLC), 2비트는 멀티레벨셀(MLC), 3비트는 트리플레벨셀(TLC)로 불린다.

저장방식은 읽기 및 쓰기 성능과 수명 등에 영향을 미친다. 혼자 뛰는 것보다 2인3각이 더 느리다. 또한 더 많은 비트가 오고간다면 그만큼 문은 헐거워진다. 즉, SLC가 수명과 속도면에서 더 앞서고, TCL가 가장 수명이 짧고 속도가 느리다. 물론 반대로 셀에 더 많은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TLC는 크기가 작고 가격도 더 저렴하다. SLC는 그 반대인 셈이다.

인터페이스의 변화도 고려대상이다. 낸드플래시 메모리는 컨트롤러와 통합된 eMMC라는 내장 메모리 모듈로 제품에 탑재된다. 스마트폰과 같은 크기가 작은 폼팩터에는 eMMC 솔루션이 널리 쓰였다. eMMC는 5.1버전까지 향상됐다.

최근 프리미엄 제품에 적용되는 인터페이스는 UFS다. 국제 반도체 표준화 기구인 제덱의 규격이다. 읽기쓰기방식의 차이와 명령어 처리가 달라 더 빠른 속도를 내준다. LVDS라는 직렬 인터페이스도 적용됐다. eMMC는 교대로 데이터를 전송하지만 UFS는 동시에 읽고 쓰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 삼성 독주 막아라, 치열한 2위권 싸움

낸드플래시 시장은 3D V낸드를 앞세운 삼성전자의 독주 아래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인텔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도시바는 메모리 사업부 매각을 추진 중에 있는 상태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117억달러(한화 약 13조3천만원)로 올라섰다. 월터 쿤 IHS마킷 이사는 "낸드플래시 시장은 수요 대비 공급 부족과 함께 3D 낸드로의 산업 전환과 SSD 및 모바일용 제품의 수요로 타이트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는 36.7%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11.4%로 4위로 올라섰다.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는 도시바는 17.2%로 내려왔지만 2위를 수정 중이다. WD는 15.5%로 3위다. 5위와 6위는 마이크론과 인텔로 각각 11.1%, 7.4%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 2015년말부터 1세대 3D 낸드플래시를 공개했다. 빠른속도로 세대전환을 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세대 48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해 올해 비중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64단을 건너뛰고 72단으로 직행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낸드는 48단 3D 낸드의 본격 양산과 72단 제품의 성공적인 개발을 통해 낸드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낸드플래시 공급량을 높이기 위해 충북 청주 산업단지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올해 8월부터 2019년 6월까지 총 2조2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천 M14공장 2층에서도 올해 낸드플래시 양산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공장에서만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한데 이어, 경기도 화성 16라인과 17라인에 3D 낸드플래시 캐파를 증설했다. 평택 고덕산업단지 반도체 생산라인에서도 3D 낸드플래시가 주력으로 양산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 시안 2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지난 5월 29일 공시를 통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 대응을 위해 중국 시안뿐만 아니라 다양한 투자 방안을 상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WD는 올해 하반기 64단 3D 낸드 플래시 기반 소비자용 SSD를 출시한다. 지난 3일 폐막한 컴퓨텍스 2017에서 첫 공개했다. 인텔과 마이크론은 신규 3D X포인트 메모리와 함께 64단 양산 준비에 메달린다.

변수는 도시바다. 도시바는 내년 3월까지 메모리 사업부 매각한다. 이변이 없다면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미일연합이 인수한다. 다만, 매각 이후 정상궤도에 오를 때까지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낸드플래시 시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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