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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 시대] '삼천피' 고지 안착하려면…"기업이익 개선 변수"


최대 실적 2017~2018년 코스피 2600P대…올해 실적 그에 못 미칠 듯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코스피지수가 3100포인트까지 뚫고 거침없는 상승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로의 '머니무브'에서 비롯한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를 이끄는 형국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사들의 실제 이익 개선 여부가 결국 코스피가 3000포인트대 안착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내 투자자예탁금은 68조312억 원에 달한다. 5일 기록한 사상최대치(69조4천409억 원)보다 줄었음에도 70조 원대를 목전에 둔 상황이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돈으로 증시대기자금 성격을 띤다. 언제든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자금이기 때문에 국내 증시 유동성 정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예탁금은 지난해 9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말 예탁금이 53조8천801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개월 동안 15조 원이 넘게 늘었다. 하나금융투자은 중국 경제가 부상하며'펀드열풍'이 불었던 시기(2005~2007년)와 금융위기 이후 상승장(2009~2011년) 당시 투자자예탁금은 평균 2개월 연속 증가했고, 규모로도 2~4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고 분석했다.

◆유동성의 힘 지속…코스피 3100도 뚫었다

풍부한 유동성이 국내 증시의 상승랠리를 이끌며 코스피지수는 지난 8일 하루에만 120.50포인트(3.97%) 급등한 3152.18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3000포인트를 넘어선 지 하루 만에 3100 고지마저 뚫은 것이다.

개인이 연초 4거래일 동안 2조3천억 원을 순매수하며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개인 수급만 강한 것이 아니다. 개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 연말에 포지션을 비워 놨던 기관과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며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양세다. 실제로 개인은 지난 7~8일 이틀 간 순매도하며 1조7천423억 원어치 팔았지만, 이 기간 외국인이 1조7천535억 원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자예탁금 증가 추세가 쉽게 꺾이지 않는 데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도 개인의 매수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투자자예탁금 비율은 2.9%로, 2000년 이후 평균(1.85%)를 웃돈다. 시총 대비 투자자예탁금 비율은 개인들의 매수 여력을 판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총 대비 투자자예탁금 비율 상승은 개인 대기자금 대비 증시 시총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것을 의미한다"며 "과거 상승장 국면에서는 해당 비율이 오히려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개인들의 매수세는 유동성을 발판 삼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동성만으론 한계…기업 펀더멘털이 코스피 3000 안착의 조건

유동성의 힘으로 코스피 3000고지에 올라섰지만 여기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이익 기반이 받쳐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거 2000년과 2007년 유동성의 힘이 강했지만 코스피가 당시 심리적 저항선인 2000포인트를 뚫지 못한 것은 기업들의 이익 수준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던 데 있었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92곳의 올해 연간 순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128조4천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순이익 컨센서스 88조484억 원을 45.8% 웃도는 수준이다. 2019년 순이익 69조872억 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던 지난 2017년(142조7천억 원)과 2018년(130조2천억 원)을 넘어서진 못하는 수준이다. 당시 코스피가 2600포인트 대였는데, 지금은 이를 크게 웃도는 3100포인트까지 올라 일각에선 증시 과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여건과 상관없이 코스피는 이익이 크게 늘어났던 시기에 새로운 레벨을 상향 돌파하고 안착했다"며 "코스피가 3000포인트에 안착하는지 여부는 올해 기업이익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투약과 각국의 적극적인 부양책이 기대 이상의 경제와 이익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현재 주가 수준이 합리화될 수 있다"며 "하지만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3000포인트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남을 수 있는데, 이는 올해 증시가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상승, 대규모 부채 리스크 등에 의해 조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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