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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선]발길마저 끊긴 대학가...상가도 원룸도 '텅텅'


4개 대학 한 곳에 있는 천안 안서동 개강 특수는 옛말

[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서민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방역수칙 때문에 생활패턴도 크게 바뀌어 예전과 다른 풍경이 일상화되고 있다. 아이뉴스24는 코로나19 등으로 모든 것이 급변하는 삶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보는 '이곳에선'코너를 신설한다. 지역의 다양한 현장을 찾아 가까이에서 보고 듣고 느낀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낼 계획이다. [편집자주]

"개강 특수는 이제 옛말, 방학 때보다 학생들이 더 없다"

대학들이 개강한 지 이틀째인 3일 오후 단국대 상명대 백석대 등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충남 천안시 안서동 일대에는 지나가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적막감이 맴돌았다.

개강을 했지만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이 없어 안서동 대학가 골목이 한산하다 [사진=이숙종 기자]

◆ "3월이면 학생들이 많을 시기인데..." 개강특수는 옛말

지난 2일 천안지역 대부분의 대학들이 개강을 했다. 매년 3월이면 신입생들과 수업을 듣는 학생들로 붐볐던 곳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대다수의 대학들이 당분간 비대면 수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부 실기 위주의 과목들만 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학가 상인들이 흔히 얘기하던 '개강 특수'는 옛말이 됐다.

학생들의 발길이 줄자 대학가 상권은 반토막 매출이 기본이고, 영업을 아예 중단한 가게도 늘고 있다. 어려운 경기를 대변이라도 하듯 대학가 먹자골목 곳곳에 걸린 '임대' 현수막이 상권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10년째 주점을 운영하고 있다는 A(44)씨는 어제 고작 한 테이블 손님을 받았다고 했다.

A씨는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3월이면 신입생들과 개강하는 학생들로 가게가 꽉 찼었다"며 "학생들이 학교에 나와야 장사를 하든 할 텐데 아예 나오지 않으니 매출은 기대할 수도 없어 이제 가게를 접을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학교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B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B씨는 "손님이 없다 보니 가게 절반은 아예 불도 켜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로 가게 매출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학생들 위주로 장사하는 곳이니 올해도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대학가 상권 곳곳에 걸린 임대 현수막 [사진=이숙종 기자]

◆ 원룸도 하숙도 학생 없어 걱정 뿐

지난해부터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자 대학가 원룸과 하숙도 공실률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학교에 자주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비싼 월세를 내며 방을 구할 필요가 없는 학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대학가에서 원룸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7)는 월세 가격을 내려서라도 공실률을 줄여보려 했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김씨는 "월세를 5~10만원 가량 낮춰 내놔도 학생들이 오지 않는다"며 "절반 이상이 공실인데다 기존 입주해 살던 학생들 마저도 더 이상 연장 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어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대학가에서 하숙집을 한다는 이모(68)씨는 올해부터는 하숙생을 받지 않기로 했다.

이씨는 "코로나 사태가 계속 이어지면서 학생들이 하숙생들이 하나둘씩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하숙집을 떠나는 학생이 '하숙이라는게 한 집에서 같이 식사를 하고 같이 어울리며 한 가족처럼 지내야 하는데 코로나 시대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 가족끼리도 모임을 자제해야하는 상황까지 오다 보니 그럴수 있겠다 싶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대학가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현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중개업자는 “평소라면 개강을 하고 나서도 방을 구하지 못한 학생들의 문의가 종종 있었지만 이제는 원룸 임대 문의는 거의 없는 편"이라며 "대학가 원룸 건물 공실률이 절반에 달하는 곳도 다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안=이숙종 기자(dltnrwh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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