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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의 자원경제] 자원개발, 민간만으론 안된다


[아이뉴스24] 정부가 리스크가 큰 해외 자원개발은 민간기업 중심으로 추진하면 된다며 해외 자원개발 직접 투자를 해 왔던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를 해체시켜 버리고 그 업무마저 폐지 시켰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은 자원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자원 보유국들의 통제가 점점 더 강화되는 추세다. 이런 여건에서 자원 보유국들도 일부 메이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정부와 연결된 공기업을 선호하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꾸준하고 일관되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경지 지표에 민감한 민간 기업들의 투자는 한계가 있다.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자원개발 특성상 규모와 역량이 취약한 민간 기업이 독자적으로 자원개발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일본 등 여러 나라들이 국영과 민간기업 합작으로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 들고 있다. 따라서 리스크가 큰 해외 자원개발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공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공기업이 자원개발의 첨병이 되고, 민간 기업과 협력함으로써 해외 자원개발 동반 진출 모델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좋다.

한 예로 2008년 5월 경남기업이 광물공사가 진출한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개발사업에서 제련소 플랜트 건설공사를 1억2천만달러에 수주 했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현대엔지니어링 등은 120MW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했고, 대우로지스는 현장에서 소요되는 기자재 공급 수주도 따냈다. 자원개발에 따른 동반성장의 좋은 결과물이다. 이런 사항들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무조건 잘못된 사업이라고 지적만 한다. 적어도 광물공사의 해외 투자사업들은 단독 진출은 없다.

광물공사에 근무했던 한 임원에 따르면 규정화 돼 있지는 않지만 투자사업의 원칙이 있다. 첫째, 산업에 필요한 광물을 찾아서 기업에 먼저 정보를 제공해 투자하게끔 한다. 둘째, 민간 기업이 같이 진출을 원할 경우 동반 진출을 검토한다. 셋째, 국가 지정 전략광물(유연탄·우라늄·철·구리·아연·니켈 등 6대 전략광물+희소금속)은 기업이 진출을 하지 않을 땐 단독 진출도 할 수 있지만 한번도 단독 진출하지 않았다.

그리고 민간 기업과 동반 진출은 서로간의 리스크를 최소화 한다는 목적도 있다. 자원 확보 경쟁이 점점 심화되고 진입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자원개발 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리 기업들이 혼자 힘만으로 해외 진출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자원외교 등을 통해 체결하는 양해각서(MOU)는 우리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에 참여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상대국이 보유한 평가 자료를 확보하거나,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지분을 획득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또한 부존자원은 많지만 아직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 국가들과는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인력·기술·정보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 기업들에게 사업 참여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자체가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다. 해외 자원개발 사업이 자원외교의 목적과 자원개발사업의 특성 등으로 인해 성과로 연결되지 못할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첫 걸음마저 내딛지 않는다면 경쟁이 치열한 현 상황에서 자원 확보는 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해외 자원개발을 하는 이유는 자원공급 제한, 가격 급등(변동성)과 같은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평상시 우리 기업의 자원개발 생산량이 크지 않을 경우, 국내 자원 도입에 따른 수송비용이 높기 때문에 이를 생산 지역에서 바로 처분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당장 도입하지 않고 있더라도 비상 상황에서 긴급히 필요로 할 경우 도입을 추진할 수 있고, 인근 지역으로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자원개발 생산량을 늘려 미래 도입 가능성도 높여나갈 수 있다. 따라서 당장 도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자원개발 투자를 축소하거나 하지 않는다면 자원안보 측면에서도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정부는 자원개발 정책에서 공기업의 직접투자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소탐대실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

◇ 강천구 교수는?

강천구 인하대 초빙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 년 근무한 자원전문가이다. 인하대 공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대 공대 최고산업과정을 수료했다. 주요경력은 현대제철 경영자문위원, 동양시멘트 사외이사, 영앤진회계법인 부회장, 에너텍 부회장,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이사, 에너지경제신문 주필 등을 지냈다. 현재 한국광업회 기술자문위원, 세아베스틸 사외이사, 한국남동발전 사외이사, 인하대 대학원 초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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