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광주서 또 붕괴사고…중대재해법 시행 앞두고 파장 클 듯

[아이뉴스24 이영웅,김서온 기자] 광주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물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사를 담당한 시공사는 지난해 광주 철거현장 붕괴사고로 17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HDC현대산업개발이다. 오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을 앞두고 또다시 대형사고가 발생해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6분께 HDC현산이 조성 중인 광주 화정동 현대 아이파크 신축 현장 상층부(201동 23~34층) 외벽이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피해규모는 추가 조사가 마무리되면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떨어진 구조물이 인근에 주차된 차들을 덮쳐 차량 10여대가 매몰됐다. 현장 일대 상가건물이 정전됐으며 한국전력공사에서 긴급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붕괴 우려에 따라 안전진단을 한 뒤 구조 인력을 투입할 방침이다.

해당 단지는 광주 서구 화정동 23-27 일원에 지하 4층~지상 39층, 7개 동으로 구성된 총 847세대(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로 계획됐다. 1, 2단지 공사로 나뉘어 공사가 진행 중인데 사고는 2단지 건물에서 발생했다.

현장에는 소방대원 75명과 경찰관 30명, 공무원 등 관계자 25명이 투입됐다. 국토교통부는 외벽붕괴사고의 피해파악과 현장수습을 위해 관계인력을 급히 파견했다. 추가 붕괴 우려로 인근 주민들 전부 대피한 상태다.

특히 해당 시공사는 지난해 6월 광주 학산빌딩 철거 붕괴사고를 낸 HDC현산이다. 당시 이 사고로 인해 버스에 타고 있던 9명이 사망하고 중상자 8명이 발생한 바 있다. 이같은 참사가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광주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하면서 비판 여론은 커질 전망이다.

사고 아파트 현장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이 아직 시행 전이어서 관련법 적용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는 27일에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은 산재 사망 사고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리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해당 아파트는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어 입주 지연과 이에 따른 손해배상 등 법적 다툼은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외벽이 무너질 경우 건물 완전 철거 후 재공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건축안전업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하필이면 이날 여야는 국회 본회의를 열고 '광주 학동4구역 붕괴 참사'와 관련한 재발 방지법인 건축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법안이 통과된 직후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해당 법은 건축물 해체공사 현장의 사고 예방을 위해 허가권자의 점검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HDC현산을 비롯해 건설사들은 지난해 광주 붕괴사고 이후 안전경영실 신설을 비롯한 조직체계 개편, 전 현장 안전보건상태 점검, 근로자의 작업중지권 구체화, 안전경영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 확대 등 만전을 기해왔기 때문이다.

HDC현산 관계자는 "사고 피해 현황과 원인을 조속히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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