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시행]정치권 "인재 방지, 엄중 책임"…입법보완 과제 어쩌나


지난해 1월 국회에서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이 27일 시행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법 시행이 인재를 막고, 후진적 사망사고가 근절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기대했다. [사진=조은수 기자]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지난해 1월 국회에서 통과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이 27일 시행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법 시행이 인재를 막고, 후진적 사망사고가 근절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처벌'보다 '예방'이 우선이라는 법 취지와 달리, '처벌 공포'를 호소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경영계 반발이 상당해 한편으로는 법 시행과 동시에 입법 보완이 과제가 된 모습이다.

이날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법은 근로자의 사망 등 산업 현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기업의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되면 처벌토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법 시행을 맞아 "사업장, 건설현장 안전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후진적인 사망사고가 근절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수습이 한창이 시점에 도입된 법안인 만큼 정치권은 유사한 사례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을 둘러본 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22.01.27. [사진=뉴시스]

황규환 국민의힘 선대본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일하다 사고로 숨진 근로자만 828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새해에도 끊임없는 산재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 상당수가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인재이기에 더욱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법시행이 인재를 방지하고, 노동자들의 근로환경 개선에 일조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법 시행일인 이날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직접 찾았다.

이 후보는 "오늘은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 첫날인데, 앞으로라도 중대재해를 방치하거나 책임이 있는 경우엔 그 이익을 보는 경영주에게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 다른 기업들이 다시는 이렇게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며 "살기 위해 일하다 죽지 않는 세상을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은 근로자 안전이 중요하다는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세부 가이드라인이 부족하다는 점, 기업을 길들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크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법으로 사고를 실질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도 이어진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그간 경영계는 동 법률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법시행에 앞서 경영책임자 정의 규정 및 의무내용의 명확화, 면책규정을 마련해 줄 것을 여러 차례 정부와 국회에 건의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법보완 없이 법률이 시행되기에 이르렀고, 그나마 정부가 마련한 해설서 또한 모호하고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산재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을 경영자에게만 묻고, 불명확한 의무무규정으로 과도한 형벌을 부과하는 중대재해법의 문제점이 합리적으로 개정되는 입법보완이 하루속히 이루어지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오미크론 대응 점검회의에서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으로부터 보고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처벌보다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이해가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예방 효과를 거두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법 집행이 중요하다"고 관련 부처의 노력을 주문했다.

노동계는 이 법이 5인 미만 사업장을 예외로 두고 있고 50인 미만 사업장(공사금액 50억원 미만 건설현장) 등에 2년의 유예기간을 둔 데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적용제외 폐지 등 법안의 전면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언론에선 법이 모호해 판례가 쌓일 때까지 다툼이 지속할 것으로 보지만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유예, 5인 미만 사업장은 이 법의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중대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은 법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징벌적 손해배상도 적용받을 수 있다. 법인 또는 기관의 경우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사망 외 중대산재의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에게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 법인 또는 기관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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