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시행] '중대재해법 책임보험' 판매 유보…"법 취지 어긋난다"


법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당국 "고의 발생 사고까지 보장은 안돼"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과 관련해 보험업계가 기업들의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인 '중대재해법 책임보험' 출시를 검토했지만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법리적으로는 상품설계가 가능하지만 고의사고까지도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 금융당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파악된다.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이미지. [사진=조은수 기자]

◆ 징벌적 손해배상 보장 논란…"법 취지와 맞지 않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이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과 관련해 기업들의 배상책임을 보장하는 '중대재해법 책임보험' 출시를 검토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가 산업 현장에서 일하다가 중대한 인명피해를 입는 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책임을 묻는 법이다. 노동자가 사망에 이를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법인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특히, 민사상 손해액의 최대 5배의 범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중대재해법 보험은 중대재해가 발생해 사업주나 경영진이 손해배상금을 보장하거나, 소송비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중대재해법과 관련 배상보험이 충분히 판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과거 임원배상책임보험이나 환경오염피해배상보험의 사례도 있었고, 운전자보험에서는 2020년 시행된 '민식이법'에 대해 형사합의금과 벌금을 보장하는 특약도 제공됐다.

실제 손해보험협회는 최근 보험사들로부터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상품 출시 의견을 취합한 뒤 금융감독원에 상품 판매에 문제가 없는지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사업체의 손해배상금을 보장하는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보험업감독세칙상 보험사는 보험계약자(사업자)의 고의로 생긴 손해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법 도입 취지와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징벌적 손해배상 강화는 결국 노동자의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을 위해 시행하는 것인데, 보험을 통한 보장이 제공되면 징벌의 효과가 줄어든다는 의견이다.

다만 보험이 형사책임을 막을수 없다는 점과, 배상이 늘어난 만큼 보험료도 증가하기에 문제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률자문사 아이앤아이 이진수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징역살이를 하는건 보험으로 막을순 없고 소송비용 등 방어비용과 징벌적 배상에 대해 보장하는데, 이 수준까지 보험으로 헷지(위험 분산)를 못하게 하는건 과도한 징벌이 될 수 있다"면서 "보험 가입을 통해 일반배상이 아니라 5배 가까이 책임지는 중대재해법 특성상 관련 특약은 일반 보험상품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보험료로 지급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봤을땐 위험을 분산시키는 수준이지 책임 효과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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