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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항구] ㉒목포 율도 양귀미선창


영산강하구언 방조제 건설로 모래·갯벌 사라져

[아이뉴스24 대성수 기자] 율도는 전남 목포시 북항에서 직선거리로 6km 가량 떨어진 목포시 부속 섬이다. 서북쪽으로는 신안군청이 소재한 압해도가 자리하고, 남쪽으로는 달리도, 서쪽으로는 신안군의 팔금도와 암태도 등이 위치한다.

이 같은 지리적 환경으로 율도와 달리도 사이의 바다에는 인근 섬을 항해하는 여객선과 차도선의 운항이 잦다. 하지만 율도는 하루 4차례만 차도선이 운항된다. 그것도 바다 건너 지척인 북항이 아닌 목포 앞선창에서 출항한다.

율도 동쪽 해안의 풍경. 멀리 목포대교의 주탑이 보인다.   [사진=서해해경청]
율도 동쪽 해안의 풍경. 멀리 목포대교의 주탑이 보인다. [사진=서해해경청]

이 배는 달리도, 장산도를 거쳐 율도선착장에 도착한다. 때문에 차도선을 이용할 경우 1시간 넘게 소요되므로 바다 건너 북항과 마주하고 있는 금수마을(율도2구) 주민들은 차도선 이용보다는 자신의 낚싯배 등을 활용해 목포에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바로 저기가 북항입니다. 선착장은 이 산 너머에 있고요. 우리 배로 직접 가면 북항까지 길어야 10분입니다.”

금수마을에 거주하는 김야래(80)할머니와 임정자(65·율도2구)씨는 나이든 분들이나 차를 가지고 나갈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기배로 목포에 볼일 보러 나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 선박이용은 1970년대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현재와 같은 성능이 좋은 배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바다의 물살이 매우 거셌기 때문이다.

“바닷물이 들고 날 때면 ‘웅웅’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로 물살이 거셌어요. 이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어렸을 때는 밤에 자다가 자주 깼고 그 때는 정말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율도 토박이 이남열(68. 율도1구)씨는 “밀물 때보다는 썰물 때에 소리도 크고 물살도 더 셌다”고 말했다. 그런데 70년대 이후 영산강하구언이 생기고 해남에 금호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물살이 거의 죽었고 섬에 많던 모래와 갯벌도 사라졌으며 수위만 2m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율도 양귀미선착장 전경 [사진=서해해경청]
율도 양귀미선착장 전경 [사진=서해해경청]

현재 율도에는 1구와 2구 등에 주요 선착장이 있으며, 목포 간 차도선은 1구 선착장에서 운항된다. 나이든 주민들은 이곳 선착장을 ‘양귀미’ 선착장이라고도 부른다.

“본래 선착장은 이곳이 아닙니다. 50여 년 전에 현재의 자리로 옮겨왔고 목선이 다닐 때는 하루 2번 목포행 배가 있었습니다.”

토박이인 조영복(80·율도2구) 할아버지는 옛날 선착장은 현재 위치에서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1백여m 가량 떨어진 해안에 있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조류도 거세고 비좁아 현재의 위치로 이전됐다고 한다.

현재 율도 주민의 절반가량은 지주식 김양식을 하고 있다. 하지만 70년대까지도 율도의 주업은 농사였고, 주민 대부분은 보리와 고구마를 주식으로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율도성당이 미국의 원조를 받아 간척사업을 지원하게 됐고, 그 결과 현재 선착장의 오른편으로 논들이 많이 들어서며 쌀밥을 먹을 기회가 많아졌다고 한다.

율도주민들의 먹거리에 도움을 준 율도성당 전경. 현재는 인구수 감소 등으로 성당은 문을 닫았다. [사진=서해해경청]
율도주민들의 먹거리에 도움을 준 율도성당 전경. 현재는 인구수 감소 등으로 성당은 문을 닫았다. [사진=서해해경청]

“당시에는 이 보리도 귀해 이웃에게 1가마 빌리면 다음 곡식철에 2가마로 갚는 ‘쎄거리’제를 활용해 연명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남열씨는 그만큼 보리는 귀한 곡식이었기에 50년대 후반에는 이 보리에게 줄 거름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섬 주민들은 목포에 나가 인분을 수거했고, 이를 배에 실어와 밭 한구석에 구덩이를 파 보관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율도와 신안군 압해도 및 달리도~해남 화원반도를 잇는 연륙교 건설이 예정돼 있으며, 이 다리로 국도 77호선이 지나게 된다.

/목포=대성수 기자(ds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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