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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무분별한 실손보험 활용...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손해


[아이뉴스24 김태환 기자] 최근 피부과를 중심으로 '리쥬에이드'와 '키오머3' 시술이 늘어나고 있다. 해당 시술은 치료 목적으로 진행하면 실손의료보험 적용이 되지만, 미용 목적일 경우는 보장에서 제외된다.

일부 피부과에서 리쥬에이드와 키오머3와 관련해 실손보험을 받을수 있다는 식으로 홍보하고, 과잉진료를 진행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SNS와 인터넷 블로그 등을 통해 실손적용을 받을수 있다고 알리고, 실손적용 시술에 더해 다양한 피부시술을 함께 진행한 뒤 포괄적으로 실손보험적용을 시키는 방식이다.

제보에 따르면, 일부 피부과 실장들은 소비자와 상담할 때 "보험사에서 분명 문제제기를 할테니, 그 전에 미리 실손적용 받으세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임을 대놓고 알려준 것이나 다름없는 말이다.

기자수첩 [사진=조은수 기자]
기자수첩 [사진=조은수 기자]

이러한 사례는 과거부터 꾸준히 지속돼 왔다. 대표적으로 안과에서 백내장 수술이 있다. 백내장 치료와 더불어 노안 교정 효과가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 수술'을 치료 대상이 아닌 사람들에까지 처방하고 보험금을 받아 내는 수법이 횡행했다.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중 백내장 수술 비중은 2020년 6.8%에서 지난해 9.1%, 올 2월까지는 12.4%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지난달 11일까지 단 70일간 무려 2천689억원의 실손보험금 지급이 이뤄졌다. 과거 정형외과의 도수치료와 관련해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일부 병원과 환자의 행위가 대다수의 선량한 가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는데 있다. 비급여 항목에 대한 보험금 지급 부담이 높아지면서 심사가 깐깐해지고, 지급되는 비용이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실제 실손보험 손해율은 2018년 121.8%, 2019년 134.6%, 2020년 137.2%를 기록했다. 손해율은 보험료 중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이다. 최근 실손보험 손해율은 보험료 100만원을 받았다 가정했을때, 보험금으로 137만원을 지급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손보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가입자들의 인식부터 개선돼야 한다. 일부 가입자들은 "내가 보험금으로 낸 돈이 얼만데, 낸 것 이상으로 '뽕을 뽑아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원칙적으로 잘못된 생각이다. 보험의 기본은 '위험 대비'다. 평소에 일부 비용을 지불하고, 감당하기 힘든 위험이 들이닥쳤을 때 해결하도록 돕는 장치다. 소액의 돈을 내고 다양한 치료를 받는 '쇼핑 상품' 내지는 '투자 상품'이 아니다.

돈을 벌고 싶다면 보험료의 일부를 펀드에 투자하는 '변액보험'에 가입하고,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받고 싶다면 비과세 혜택이 있는 '저축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예기치 못한 사고와 질병으로 인한 의료보장을 위한 실손보험은 낸 돈 이상 무언가를 남길 수 없는 상품구조다.

실손보험은 생활에 밀접한 의료행위를 보장하고, 국민건강보험의 공백을 메워주는 필수 상품이다. 민간보험사 상품임에도 공적보험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몇 안되는 보험이기도 하다.

부디 보험 소비자가 본연의 목적에 맞게 상품을 가입하고, 모두가 부담을 덜 수 있는 날이 오길 간절히 기원해본다.

/김태환 기자(kimth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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