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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 설계자' 이계삼 경기도 의회사무처장 "광교, 성공한 자식처럼 자랑"


[인터뷰] 광교신도시·도청 신청사, 마지막 퍼즐 완성 주역…"계획부터 설계시공까지 10년"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경기도 수원특례시에 위치한 광교신도시는 호수공원과 컨벤션센터, 백화점·아울렛·대형마트는 물론, 검찰청과 법원, 경기도청까지 갖춘 성공한 신도시다. 대부분의 주택과 업무상업 시설이 지하철역으로부터 반경 800미터 이내 들어서 전 세계적인 컴팩트 시티의 모범을 보이며 삶의 편의성과 도시의 지속발전 가능성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달 말에는 광교에서 서울 강남역까지 운행 중인 신분당선이 신사역까지 연장 개통돼 교통 편의성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계삼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이 도의회 본회의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이계삼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이 도의회 본회의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 광교로 다시 돌아온 '광교의 아버지'

6일 광교신도시 개발사업과 광교신도시 내 경기도청을 포함한 경기융합타운 건립사업을 주도한 이계삼 경기도의회 의회사무처장(전 경기도건설본부장)을 만나 신청사 첫 입주 소감과 광교신도시·경기도청 이전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처장은 올해 1월 경기도청 신청사 이전과 함께 의회사무처장(2급)으로 승진하며, 도청 신청사 첫 입주사업을 총괄담당하게 돼 '광교시대'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게 됐다.

이계삼 처장은 경기도청 신청사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됐다고 말한다. 2000년 임창렬 경기지사가 신청사 후보지로 광교를 지목하고, 2002년 손학규 지사는 도청 이전사업을 광교신도시 사업으로 확대했지만, 2006년 김문수 지사가 사업을 2014년까지 보류하라고 지시하면서다.

그러다 남경필 지사가 2014년 7월 1일 취임하며 도청사 이전에 대한 분위기가 반전됐다. 남 지사는 "경기도청 이전은 도민들과의 약속이기에 이를 지키는 것이 맞다"며 취임당시 의왕시 부시장으로 근무하던 이 처장을 2015년 1월경 다시 도청으로 불러들인다.

남경필 지사는 이계삼 당시 부시장에게 '도신청사 이전사업을 맡아달라'며 그를 경기도청 건설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이 처장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경기도 건설본부는 사업계획과 예산이 확정된 도로, 건축 등의 건립사업을 집행하는 기관이었기에 계획부터 예산 편성까지 총괄해야 하는 일은 낯설었다.

도지사가 신청사를 강하게 추진한다 해도 도의회의 동의 없이는 한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것이 도청 일이었다. 수천 억 원이 소요되는 신청사 건립에 재원마련도 큰 변수로 등장했다. 당시 남 지사와는 반대당인 민주당이 도의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었기에 예산 편성에 대한 설득도 쉽지 않았다.

이계삼 처장은 남경필 지사를 찾아 도청과 도의회를 옮기면서 민간의 상업시설을 도입해 재무적 부담을 줄이고, 도청광장을 만들어 민관이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그가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주변으로 성당과 궁전, 도서관, 상공회의소 등이 밀집해 있는 거버넌스 센터의 모습을 보고 늘 간직해 왔던 아이디어였다.

특히 역세권에 주류와 식사를 판매하는 상권이 있어야 사람들이 머물며 이야기를 하고, 토론의 장이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 이 처장의 생각이었다. 남경필 지사 역시 민관 복합청사를 대해 매우 반겼다.

이계삼 처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남 지사께서는 업무를 잘 해내면 늘 해당 부서에 피자를 돌리셨는데,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피자에서 헤엄칠 수 있게 해주겠다'며 매우 기뻐하시고 힘을 실어 주셨다"며 "이전 본부장들은 안된다고 했던 것을 먼저 제안하니 기뻐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이계삼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이 광교신도시와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이계삼 경기도의회 사무처장이 광교신도시와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헌 기자]

◆ 우여곡절 끝에 얻어낸 '국내 최초 복합 관공서' 경기도청

이계삼 처장은 "당시 경기도의회의 다수당인 민주당을 포함한 의회를 설득하는 것도 관건이었다"고 했다. 현재 장현국 도의회 의장(당시 건교위 위원)이 청사 이전에 큰 도움을 줬고, 또 당시 운영위원장이었던 건교위 김종석 도의원은 민관복합청사 방식으로 개발해 재원을 마련하고, 역세권의 활력을 확보하자는 권고안을 냈다. 의회차원에서도 이 같은 방식이 도의 재정 부담을 해소하는 방법이고 그동안 도청 이전에 대한 혼란을 해소하는 길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어렵게 경기도청과 도의회 이전이 의회의 승인을 얻어내자 이번에는 광교 시민들이 들고 일어섰다. 도청이 복합개발 방식으로 이전하면 신도시가 '망가진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이계삼 처장은 30여개 아파트단지에 공문을 보내 "찾아뵙고 도청 이전에 대해 설명드리겠다"고 읍소했다. 이 중 4곳의 아파트가 그의 설명을 듣겠다며 회신해 와 직접 청사 이전 문제를 설명하기도 했다.

주민들을 찾은 이 본부장은 도청사를 민관 복합으로 건립하는 것은 2005년 초기 계획부터 있었고, 이것은 도시발전을 위해서도 경기도정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이라는 것을 도시공학적으로 설명했다. 도청 역세권을 민관복합으로 개발해 사람과 정보가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탄생시키겠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부동산중개업자들을 초정해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복합청사 이전 논리를 설명하면서 대부분의 공감을 얻어냈다. 더 나아가 시민들과 함께 건립방향을 잡아나가겠다는 남경필 지사와 당시 박수영 부지사의 뜻에 따라 '100인의 시민위원회'를 만들어 경기도청 이전 계획을 논의하며 의견을 모아갔다.

이계삼 처장은 정치권과 시민들을 설득하고 나서는 사업 계획에 온 힘을 쏟았다. 건물 배치와 도교육청 이전, 민간 유치 등 하나하나가 거대한 의제였다. 도교육청에 입주를 요청했지만, 입주여부는 교육부, 기재부, 국회의 동의까지 받아야하는 복잡한 문제였다. 이 처장은 경기도의 백년대계를 볼 때 가야할 길이라는 전제로 교육청 자리를 비워두더라도 계획에 우선 반영하기로 했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광교신도시의 주역으로서 입주를 희망했고, 경기신용보증재단은 처음엔 부정적이었지만 오랜 숙고 끝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은행 경기지역본부는 합류를 원했지만 경기도 입장에서는 부담되는 파트너였다. 한국은행의 경우 보안을 더 중요시 하는 기관이었기에 도청의 개방적 공유 컨셉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국은행 측이 여러 차례 입주를 요청해와 마지막엔 함께 하기로 결정됐다.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조감도. [사진=경기도청]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 조감도. [사진=경기도청]

◆ 이달 경기도청 이전 마무리...광교 신도시 사업 10여년 만

이 같은 입주기관 구상으로 경기융합타운 마스터플랜은 하나씩 수립돼 나갔다. 광교신도시 도시설계를 맡은 도화기술단에서는 미국의 저명한 설계회사인 'Jerde&Partners(저드앤파드너스)'를 초청해 설계(지구단위계획)를 진행했다. 이 처장과 미국 설계회사는 매주 화상회의를 통해 건물들의 배치를 논의하고, 이것을 의회와 도청 등 관계기관에 보고‧협의하며 구상을 발전 시켜갔다.

그 결과 2016년 4월 도시설계(경기융합타운 마스터플랜)가 완성됐고, 도지사 주재의 관계기관 회의, 도의회 본회의 등을 거쳐 광교신도시의 마지막 퍼즐인 경기도 청사 이전사업이 확정됐다. 신도시 사업이 시작된 지 10여년 만이다.

이계삼 사무처장은 "경기도, 수원시, 용인시, 경기주택도시공사 등의 기관이 협력해 광교신도시 사업을 정말 열심히 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동네가 필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광교신도시가 그러한 것 같다"며 "광교신도시와 경기도 신청사 건립사업은 저의 청춘을 바친 사업인데, 성공적이어서 너무나 경이롭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완성된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는 올해 1월 도의회를 시작으로 이달 도청 이전이 마무리 된다. 이 처장도 광교 신청사 첫 입주자로 기쁨을 누렸다.

이 처장은 "전 세계적으로도 관공서를 이렇게 체계적이고 대규모 민관복합으로 지은 곳은 없는 것 같다"며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물리적인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라면서 "정치인, 공무원, 기업인, 시민 등이 서로 배려하며 소통하고 화합하는 것이 도시와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최우선이고 도시의 물리적인 환경은 그것을 돕는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서로 간의 화합하는 마음이 도시를 완성한다는 의미다.

경기도청 광교 신청사에는 의회를 비롯해 도교육청, 신용보증재단, 경기주택도시공사,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도대표도서관, 경기정원 등이 들어서게 된다.

한편 이계삼 처장은 기술직 최초로 의회 사무처장이 됐으며 기술고시 30회 출신이다. 안양고를 졸업하고 한양대 토목공학 학사와 석사를 취득했다.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정책학 석사, 미국 Rutgers대학에서 도시지역계획학 석사 등 석사 3관왕이다. 한양대에서는 3개 학문을 융합한 공학박사학위도 받았다. 경기도 광교개발사업단장, 신도시개발과장, 도시정책과장, 융복합도시정책과장, 도시기획과장, 경기주택도시공사 광교사업본부장, 경기도 건설본부장, 의왕·포천시 부시장을 역임한 도시계획 및 도시개발 정책가이자 실무형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2021년에는 경기도 철도항만물류국장을 역임해 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큰 기여를 했고, 평택항 발전전략을 수립하며 철도물류항만분야까지 섭력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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