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쇼크] "약세장엔 실적"…공급계약 따낸 기업 '주목'


"공급계약 해지 가능성 고려해 과거 내역 살펴봐야"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내 증시 침체 국면이 장기화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글로벌 주요국들의 잇따른 긴축 행보가 지수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1년 7개월 만에 2400선마저 붕괴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실적 가시성이 높은 개별 기업 위주의 투자 대응이 권고된다.

이에 따라 최근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기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공급계약에는 매출로 인식될 수 있는 금액이 명시돼 있어, 향후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의 실적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7일 장 중 2400선이 붕괴됐다. 1년 7개월 만이다. [사진=픽사베이]

20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9일까지 공급계약을 새로 체결한 상장사는 총 72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최근 매출액 대비 10% 이상의 계약을 체결한 상장사는 총 39개사다.

반도체 장비업체 엑시콘은 삼성전자와 약 532억원 규모의 반도체 검사 장비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테스터 등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9일 공시했다. 이는 최근 매출액(약 662억원)의 약 80.3%에 해당하며, 사상 최고 수준의 수주 실적이다. 계약기간은 올해 말까지로, 해당 금액은 3분기부터 반영되기 시작해 연간 최대 매출액 갱신을 기정사실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엑시콘 관계자는 "번인(Burn-in) 테스터 신규 진입 물량이 작년보다 2배 이상 늘면서 올해 300억원가량의 매출 발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또 SSD 테스터를 수주 받은 것만 벌써 600억원이 넘었기 때문에 올해는 사상 최고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장비 제조기업인 유일에너테크도 유럽 RJC홀딩스 코퍼레이션(RJC Holdings Corporation)과 155억원 규모의 각형 2차전지 조립공정 제조장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이는 최근 매출액(약 294억원)의 52.65%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유일에너테크는 친환경 에너지(2차전지·연료전지·태양전지 등) 제조 장비와 기타 산업용 자동화 장비의 개발과 제작·판매 등을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유일에너테크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약 5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8.8%나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9억7천216억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됐고, 당기순손실도 12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이어져온 수주 물량을 고려했을 때 올해에는 실적 턴어라운드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내다봤다. 유일에너테크 관계자는 "약간의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이번 계약금액은 3~4분기 사이에 매출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작년에는 매출로 잡힐 줄 알았던 수주 물량들이 고객사 사정으로 올해로 많이 넘어온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차전지 장비업체 티에스아이도 약 259억원 규모의 믹싱시스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이는 최근 매출액의 38.43% 해당한다. 티에스아이는 작년 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이후로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에만 8건의 믹싱시스템 등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티에스아이의 1분기 말 기준 믹싱시스템 수주잔고는 약 76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밖에도 KT의 계열사인 해저케이블 공사 전문기업 KT서브마린이 지난 9일 58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EPCi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매출액의 194%에 해당하는 규모로, 이날 KT서브마린의 주가는 장 중 19%가량 뛰었다.

지난 14일에는 현대건설이 사우디 네옴시티 내 터널 공사 수주(금액 미공개)를 공시하며,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밖에도 올해 들어서만 4건의 공사 수주 계약이 있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인해 원자력 발전소를 수주하기 어려운데, 이는 미국·프랑스·한국과 같은 친서방 국가들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해상풍력과 원전 EPC(설계·조달·시공) 수주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급계약의 경우 계약 기간 동안 각종 변수로 해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정기적으로 고객사와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작년보다 오히려 계약규모가 줄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실제 이달 들어서만 9개사가 이전에 체결했던 공급계약의 해지 소식을 밝혔다. 이 기간 매출액 대비 계약규모가 가장 큰 기업은 경보제약(매출액 대비 33.2%)으로 고객사가 최소발주수량의 70% 이상을 주문하지 않아, 계약조건 불이행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면 호재로 인식될 수도 있겠지만, 해당 기간 동안 사건·사고가 발생해 해지될 가능성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계약 해지될 위험성도 있는 만큼, 과거 계약 이행 내역 등을 살펴보는 게 투자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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