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쇼크] 추락하는 증시…금융당국, 공매도 금지 카드 꺼낼까?


6월 공매도 거래대금 8조원 육박…외인·기관, 96% 차지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같은 기간 공매도(Short Selling) 거래대금이 무려 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가 급증할 경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공매도는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것을 말한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질 때 해당 주식을 사서 되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내는 투자 방법이다.

최근 증시가 폭락하고 공매도가 늘자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정부는 방관만 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정부도 증시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라 시장안정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가 증시 안정화를 위해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카드를 다시 꺼낼지 주목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공매도 폐지 홍보 버스가 지난 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4일까지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7조9천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4천998억원으로 전달보다 4.6%가량 증가했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대차 잔고 주수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공매도 대차 잔고 주수는 19억1천478주로 올해 초와 비교하면 8.38% 증가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긴축 행보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 등에 영향을 받아 국내 증시가 크게 출렁이자, 공매도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늘어나면서 증시 전반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1년 7개월 만에 2400선이 붕괴됐고, 2300선까지 밀리면서 연저점을 경신했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11%가량 빠졌다. 같은 기간 15.8% 하락한 코스닥지수도 최근 710선까지 밀려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4일 코스피가 2%대, 코스닥은 5%대의 강한 반등이 나타났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이번에 관찰된 지수 상승은 최근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주식시장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상황이 이렇자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현행 공매도 제도가 외국인과 기관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만 아니라 최근 지수의 추가 하락 원인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개인투자자의 담보비율이 140%인데 반해 외국인과 기관은 105%로 차등을 두고 있다. 또 상환기간도 개인은 90일로 제한돼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사실상 상환기간이 없다.

실제 지난 24일 기준 외국인과 기관이 차지하고 있는 공매도 비중은 각각 84%, 12%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인은 3.6% 수준에 머물렀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공매도 대차 잔고 주수는 19억1천478주로 올해 초와 비교하면 8.38% 증가했다. 사진은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상황실 [사진=한국거래소]

증권가에서도 공매도가 지수의 추가 하락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공매도 금지 조치가 취해져야 지수의 바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기에 수급의 기반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매도가 급증하면 지수의 추가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결국 현재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장세에서 공매도 금지 등의 적극적인 정책 여부가 지수의 바닥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증시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이후 중단됐던 공매도는 작년 5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부분 재개됐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공매도 거래대금과 대차잔고가 늘어난다는 것은 증시에 위험 요소가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이전부터 공매도 제도 개선을 통해 외국인이 공매도에 접근하는 허들을 높였다면, 지금과 같은 과도한 하락폭을 일정 부분 줄일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거래일에 지수가 반등하긴 했지만, 단순 기술적 반등에 그칠 수도 있어 불안한 상황"이라며 "얼마 못가 코스피지수가 2300선마저 내준다면 금융당국은 즉시 공매도를 일시 금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현재 상황을 지켜보며 시장 안정화 방안을 고민 중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4일 증시점검회의에서 증시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되면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은 "과도한 불안심리 확산과 이에 따른 급격한 쏠림 매매는 경계하고, 보다 냉철하게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며 "정부도 최근의 증시 변동성 확대를 경각심을 가지고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과도한 불안심리로 인한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경우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상황별로 필요한 시장 안정조치를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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