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정부 '준비부족'에 또 물 건너간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국민제안'을 통해 57만명이 찬성표를 던진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목소리가 또 다시 물거품이 됐다. 정부의 준비 부족에 유통업계는 한숨을 내쉰다.

기자수첩. [사진=조은수 기자]

정부는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탑10'에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를 선정하고 국민 투표를 받았다. 지난 달 24일부터 8일간 진행된 이번 투표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당당히, 아니 어쩌면 당연하게 1위에 올랐다. 하지만 결과가 정해짐과 동시에 정부는 해외IP 등을 통한 비정상 접근이 발생했다며 이를 무효화 했다. 황당하다 못해 답답한 행정이다.

'초보정부'의 이 같은 대응 방식에 화까지 난다. 이번 국민제안이 이달 31일까지 진행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정 접근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준비가 부족해 사전 예방이 어려웠더라도 국민제안 진행 기간 내에는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였다.

이번 국민제안 대국민 온라인 탑10에 선정됐던 이슈는 또 다시 탑10에 오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지나간 이슈를 국민제안에 포함시킬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시 국민제안에 오른다 하더라도 이미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안건은 그 동력을 상실했다.

사실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이번 정부에서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부터 의무휴업 폐지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고, 예상했듯 소상공인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법 개정을 위해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그나마 유통업계는 이번 국민제안을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등에 업고 여론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었지만, 정부 탓에 이마저도 무산됐다. 기업도 소비자도 원치 않는 법 폐지를 위해 업계는 10년의 시간을 기다렸지만, 그 기다린 시간은 정부의 실수에 허무하게 사라졌다.

이미 여러 조사를 통해 확인됐듯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재래시장을 찾지 않는다. 아예 장을 보지 않거나 이커머스 등을 이용하고 있다. 이 조사 결과가 사실이 아니라면 대형마트로 갔을 '주말 장보기 비용'이 오롯이 재래시장에 들어갔어야 한다. 그렇다면 10년 전보다 재래시장은 월등한 발전을 했어야 하고, 상인들은 더 부유해졌어야 한다. 지금 과연 그런가?

결국 정부의 준비 부족에 또 소비자들은 주말 대형마트 이용을 몇 년간 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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