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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로 몸살 앓은 건설업계…물바다, 외풍에 대리석 와르르


작년 국토부 접수된 아파트 하자 신고 7686건으로 전년比 74.6%↑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건설업계가 주택 건설 하자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남권 고급 아파트에서는 대리석 마감재가 떨어지는가 하면, 장마 기간 지하 주차장 물난리를 비롯해 외풍이 차단되지 않아 입주민이 집이 아닌 사무실에서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특히, 예전과 달리 집값 하락을 우려해 입주민들이 하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최근에는 문제를 바로 잡아 제대로된 주거환경을 만들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4일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남 일원에 있는 아파트에서는 1층 높이의 벽면에 설치된 대리석 타일 4장이 떨어졌다는 입주민의 신고가 관리사무소에 접수됐다. 사고가 발생한 대리석 타일 한장 당 무게가 약 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일원 아파트 단지 내 대리석 마감재들이 공용공간에 떨어져 있다. [사진=네이버 부동산 스터디]
강남 일원 아파트 단지 내 대리석 마감재들이 공용공간에 떨어져 있다. [사진=네이버 부동산 스터디]

이와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남 모 신축 아파트 근황'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1년 된 강남 신축 아파트 건물 안쪽 현관 대리석이 떨어졌다"며 "다행히 밑에 사람이 없어서 큰 사고는 피했다"고 사진과 함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게시된 사진에는 떨어진 대리석 마감재들이 공용공간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나 있다. 시공을 맡은 H건설사 측은 "현재 사고 원인을 파악해 입주민 대표 측과 향후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름 장마로 인한 아파트 물난리 사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G건설사와 D건설, L건설이 컨소시엄으로 지은 의정부 일원 신축 아파트에서는 최근 폭우로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기고, 천장에는 금이 가 곰팡이가 생기면서 입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가 집중된 단지는 D건설이 시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아파트 관계자들이 손수레로 물을 직접 실어 퍼냈으며, 시공사 측은 원인 파악에 나섰다.

지난 6월 말에는 L건설사가 지은 신축 아파트에서 입주 6개월 만에 빗물이 넘쳐 지하 주차장이 침수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입주민 50여 명이 직접 빗물을 물통으로 퍼 날랐으며, 일부 세대에서는 집 안 천장에서 물이 새는 하자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D건설사가 시공한 단지 내 복층 석고보드 외풍을 막기 위해 비닐로 막아 놓은 모습. [사진=제보자 제공]
D건설사가 시공한 단지 내 복층 석고보드 외풍을 막기 위해 비닐로 막아 놓은 모습. [사진=제보자 제공]

또한, 지난 3월 신축 기숙사에 입주한 A씨는 심한 외풍을 비롯한 하자가 아직도 해결되지 않으면서 극심한 신체적,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D건설사가 시공, 복층으로 구성된 이 단지는 찬 공기가 들어오면서 보일러를 작동해도 바닥에만 온기가 돌아 매일 심한 외풍으로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비가 오면 복도 창문에도 물이 새는 등의 하자를 시공사에 접수했으나, 원인을 파악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A씨는 "지난 3월 모든 문을 꽁꽁 닫고 있어도 촛불이 흔들릴 정도로 외풍이 심해 사무실에서 매트를 깔고 지냈다"며 "분양가 1억5천만원에 대출을 약 80% 끼고 어렵게 분양받은 복층 원룸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라 마음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 4월 관할시청에 집합건물하자 접수를 하고, 국토부 하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며 "국토부에서는 입주민이 제출한 하자접수자료와 시공사가 땜질식 처방을 한 보고용 작업을 바탕으로 판결한다고 하는데,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주택 하자분쟁 갈등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아파트 하자 신고는 7천686건으로 전년(4천402건)보다 74.6%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9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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