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나라 위해 몸 바쳤건만'…애국지사 묘역은 잡초만 무성


아산시, 이관구 선생 묘역 관리주체 파악 나서

[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최근 알려지지 않았던 애국지사들의 업적과 활동을 발굴하는 민족 사업이 각계 각층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지만 정작 애국지사를 모신 묘역은 관리 주체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사(華史) 이관구(李觀求)선생 재조명

독립기념관은 8일 독립운동가 화사 이관구(1885~1953)선생에 대한 업적을 기리는 행사를 열었다. 이관구 선생은 1910년대 국내 최대의 독립군 단체이자 대표적인 비밀결사조직인 광복회 출신으로 이날 행사에서 이관구 선생이 직접 편집한 자료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로 후세에 알려지게 된 독립운동의 발자취다.

독립기념관은 이날 '신대학(新大學)'과 이색적인 역사소설 '홍경래전(洪景來傳)', 자서전적인 성격을 가진 '언행록(言行錄)', 해방 이후 이관구 선생의 활동을 보여주는 추대장·임명장과 일부 독립운동가의 유묵이 포함된 '광복의용기(光復義勇記)', '독립정신(獨立精神)' 등을 공개했다.

특히 '독립정신'은 안창호·김구·이승만·이시영·신익희·김규식·김병로·김붕준 등 임시정부 요인 20여명의 공개되지 않던 친필 유묵을 이관구 선생이 직접 편집한 것으로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애국지사 역사적 평가 무색…묘역은 잡초만 무성

그러나 이관구 선생에 대한 업적을 발굴하고 역사적 가치가 재조명되는 상황이 무색하게 이관구 선생을 모신 묘역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이관구 선생 묘는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읍과 천안시 불당동 경계에 조성된 용곡공원에 위치해 있다. 용곡공원은 두 지역에 걸쳐 조성됐지만 지난 2015년 양 시의 상생 협력 체계 구축으로 아산시가 전담 관리 하고 있다.

아산시 배방음 이순신 도로에 세워진 이관구 애국지사 안내판. '묘소입구 100m' 라고 써 있지만 통행로는 전혀없다. [사진=이숙종 기자]

이날 찾아 간 이관구 선생의 묘역은 애국지사의 묘역이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배방읍 이순신로 도로 한복판에 '이관구 선생의 묘 100m'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지만 표지판이 가리키는 방향에는 입구조차 없었다. 산 주변을 한참을 돌아 찾아낸 등산로 입구에 들어섰지만 어디에도 이관구 선생의 묘역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안내판은 눈에 띄지 않았다.

관리가 전혀 되지 않은 채 잡초로 뒤덮여 있는 이관구 애국지사 묘 [사진=이숙종 기자]

정상의 팔각정에 올라서야 겨우 한 귀퉁이 잡초와 수풀로 뒤덮여 있는 이관구 선생의 묘를 찾을 수 있었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마저도 풀숲으로 가려져 방치 된 수준이었다.

이곳을 찾는 등산객들도 이관구 선생의 묘역을 대부분 알지 못했다. 지나가는 등산객 여럿에게 이관구 선생의 묘역에 대해 물었지만 대부분이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한 시민은 "등산로 인근에서 버려진 묘 같은 걸 본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관구 애국지사 묘역 주변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보행로조차 없다. [사진=이숙종 기자]

목숨을 바쳐 나라의 광복을 위해 피와 땀을 흘렸던 애국지사의 묘는 후세의 무관심과 홀대 속에 잡초만 무성한 등산로 한켠에서 쓸쓸하게 광복 77주년을 맞이하고 있었다.

◆관리 주체는 후손, 보훈처는 관리비용 지원만

아산시에 이관구 선생 묘역 관리 주체에 대해 물었지만 시는 이관구 선생의 묘역의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 관계자는 보훈처에 문의한 결과, 관리 주체는 후손으로 이에 대한 비용은 보훈처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는 수목과 시설 등 공원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직접 묘역 관리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용곡공원 관리는 아산시가 맡아서 하기로 천안시와 협약을 했지만, 이관구 애국지사의 묘역의 위치는 천안시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라서 공원 관리 차원이 아닌 보훈과 관련된 부분을 따로 확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관구 애국지사의 묘역을 직접 관리할 수는 없지만 주변 등산로 풀숲 등의 정비를 검토하겠다"며 "등산로 안내 표지판의 경우도 보훈 관련 부서와 절차 등을 논의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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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이숙종 기자(dltnrwh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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