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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퍼지는 10대들의 교실 속 #이태원 놀이


[아이뉴스24 홍수현 기자] 10대 사이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이태원 놀이'가 확산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태원 놀이'는 '이태원 압사 참사'를 희화화한 것으로 서로 급식을 빨리 먹기 위해 달려가 줄을 서서 "밀어 밀어"라고 외치며 밀거나 바닥부터 차례로 적게는 한 두명에서 많게는 수십 명이 층층이 몸을 쌓는 것이다.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놀이가 일명 '햄버거 게임'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 사이에 유행하며 간혹 압사 사고가 발생해 문제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대형 참사가 일어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SNS를 통해 '이태원 놀이'라는 이름으로 확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최근 10대들이 선호한다고 알려진 모바일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는 '#이태원 놀이' '#이태원 참사 놀이' 등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한 해시태그로 이같은 일을 목격했다는 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댓글에는 "줄이 길어서 장난으로 '밀어 밀어'하던데 선생님이 아시고 혼내셨다" "우리 반도 그런다" "애들이 이태원 압사 사건이라면서 깔아뭉갠다" "오늘도 했는데 한 아이가 등이 아프고 숨이 안 나온다더라" 등 내용이 연달아 달렸다.

'이태원 놀이'에 대한 틱톡 유저 반응이다. [사진=틱톡 캡처]
'이태원 놀이'에 대한 틱톡 유저 반응이다. [사진=틱톡 캡처]

'이태원 놀이'의 대부분은 초·중·고 남학생들이다. 서울 한 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군은 16일 아이뉴스24에 "원래 '햄버거 놀이'가 있던 건 맞다"면서도 "SNS에서 '이태원 놀이'라고 많이 나오니까 아무렇지 않게 다들 따라 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밀어, 밀어'라고 외치기도 하느냐"는 아이뉴스24 질문에 김군은 "급식실에서 일부 아이들이 그런 적 있는데 선생님께 굉장히 혼 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한때 유행했던 '자살 놀이'처럼 10대들은 모방 심리가 크기 때문에 일단 유행이라고 하면 부작용에 대한 생각 없이 따라 하곤 한다"며 "'나는 저들과 달리 이런 걸 해도 괜찮다'는 식의 우월 심리까지 겹쳐 놀이가 더욱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이날 중앙일보에 의견을 밝혔다.

'위험하기 때문에' '고인을 욕보이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러한 행동을 하면 안 된다는 말 보다 어쩌면 학생들에게 더 강력하게 다가갈 말은 '이태원 놀이' 즉 '햄버거 놀이'는 학교 폭력성 놀이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어 생활기록부(생기부)에 치명타를 입을 것 이라는 말 일지도 모른다.

수험생들에게 생기부는 곧 대학입시와 직결된 것으로 대부분의 수험생이 생기부 챙기기에 사활을 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1년 햄버거 놀이 등으로 학폭 당해 중학생이 사망했다는 유가족 주장이 나오면서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한 사례가 있다.

당시 숨진 오군의 어머니는 아들의 사인이 '뇌혈관 기형 혹은 복압 및 뇌압 상승으로 인한 뇌출혈'이었다”며 "아들 친구들 말로는 사고 당일 9명이 교실에서 ‘햄버거 게임’을 했는데 아들이 맨 아래 깔려 있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틱톡 캡처]
[사진=틱톡 캡처]

하지만 근본적으로 학교에서는 사회적 참사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이나 지도가 필요하다.

유현재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집단적 트라우마가 이미 확인되고 있는데도 학생들이 참사를 어떻게 수용하고 인식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건 큰 문제"라고 이날 매체에 지적했다.

/홍수현 기자(soo0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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