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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툭하면 바뀌는 '도시 슬로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서울시가 최근 박원순 전 시장 때 만든 ‘I·SEOUL·U’라는 슬로건을 버리고 새로운 슬로건을 결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놓은 새로운 슬로건은 ‘서울, 마이 소울(Seoul, my soul)’이다.

서울시는 신규 브랜드 개발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올해 3월 16일까지 슬로건에 대한 대시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I·SEOUL·U’ 슬로건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는 응답률이 높았다”며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로운 슬로건에 대한 시민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슬로건 4개를 만들었고 시민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1차 선호도 조사에는 39만7천721명이 참여해 1위 ‘Seoul, my soul(37.3%)’, 2위는 ‘Seoul for you(34.9%)’가 차지했다. 이어 결선투표 실시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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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15일부터 3월 16일까지 실시한 결선투표에는 총 26만513명이 참여해 1위 ‘Seoul, my soul(63.1%)’, 2위 ‘Seoul for you(36.9%)’로 집계됐다.

서울시는 결선 투표 결과 1위를 차지한 ‘Seoul, my soul’로 슬로건을 확정하고 별도 디자인 작업을 거쳐 최종 브랜드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매번 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슬로건’을 바꾸어야 하느냐는 의문이다. 이로 인한 관련 예산 투입, 슬로건 변경에 따른 여러 후속 조치 등에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지 않겠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4개의 슬로건을 정한 뒤 1, 2차 투표를 거쳐 결정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것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답변 항목이 없었다는 것은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존 슬로건(I·SEOUL·U)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고 바꾸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며 어차피 바꾸어야 하는데 투표 항목에 ‘기존의 것을 사용하자’는 항목을 넣을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도시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슬로건’은 하루아침에 인식되지 않는다. 시간과 경륜이 필요하다.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슬로건’이 바뀌는 것을 반길 일만은 아니다.

몇 십 년 동안 뉴욕은 ‘I♥NY’를 슬로건으로 이용하고 있다. 뉴욕의 이 슬로건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이제 뉴욕의 대표적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시간과 경륜, 경험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2004년부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슬로건인 ‘I Amsterdam’도 대표적 도시 슬로건으로 꼽힌다. 오랫동안 같은 슬로건을 사용한 결과, 전 세계인에 대표적 브랜드로 굳혀졌고 그것을 수정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상황에 까지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4년마다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통해 자치단체장을 선출한다. 도시 슬로건이 그때마다 바뀐다면 도시 브랜드가 시민들은 고사하고 전 세계인들에게 고착될 수 없을 것이다. 시민의 혈세 낭비를 줄이고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는 도시 슬로건을 어떻게 만들지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겠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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