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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갈등된 '개딸 논쟁'…수렁 빠진 '민주당 쇄신'


비명 '개딸 결의안' 무산…친명 "좋은 개딸도 많아"
이재명 '대의원 폐지' 옹호…"분란 소지 키워" 비판도
혁신기구 열흘 넘게 답보…일각 "산으로 갈까 걱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들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 지도부들이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돈봉투·김남국 의혹을 계기로 당 쇄신 논의를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강성지지층과 관련된 이른바 '개딸 논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개딸 정리를 요구하는 비명(비이재명)계와 개딸을 두둔하는 친명(친이재명)계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당 쇄신이 수렁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6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개딸 논쟁과 관련해 "(개딸) 논란의 본질은 친명과 비명의 집안싸움"이라며 "감동 대신에 이런 식으로 자꾸 집안싸움으로 짜증을 주는 정치를 하게 되면 우리는 더 수렁에 빠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민주당에서는 일부 강성지지층이 이재명 대표를 비판한 당 청년 정치인 등을 공격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에 홍영표 의원 등 비명계는 전날(25일) 당 의원총회에서 개딸의 공격 자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주장했으나 일부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 친명계 김용민 의원은 의총에서 '청년 정치인들도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해 일부 의원들의 비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인사들은 이날 개딸(강성지지층)을 두둔하는 발언을 내놓으며 비명계와 각을 세웠다. 지도부의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개딸 내부에) 좋은 정치를 하고자 하는 젊은 청년들도 많이 있다. 뭉뚱그려서 매도하는 것은 안 된다"고 주장했으며, 안민석 의원도 "개딸을 악마화시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권리당원 전당대회 표결방식 개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지난 12일 국회에서 '권리당원 전당대회 표결방식 개혁'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친명계는 또한 강성지지층이 선호하는 '대의원제 폐지'를 내세워 비명계를 압박하고 있다. 전날 의총에서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한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도 대의원제 폐지 관련 공개토론 실시를 제안하며 이목을 끌었다. 이재명 대표 역시 지난 24일 당원과의 소통 행사에서 대의원제 폐지를 옹호하는 발언을 남겨 비명계의 반감을 샀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이를 두고 "당내 화합을 중시하겠다는 이 대표가 굳이 대의원제를 흔들며 분란의 소지를 키우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적절하지 않은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김용민 의원 등 친명계 일부는 폐지 대신 축소를 주장하고 있다. 당 소속 국회의원, 시·군·구청장 등 1만5천명 내외로 구성되는 대의원은 권리당원(약 120만명)과의 별도 투표로 당내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강성지지층들은 대의원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개딸을 둘러싼 친명·비명 간 소모전이 계속되면서 일각에서는 혁신기구 구성 등 당 쇄신이 지체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쇄신의총에서 혁신기구 구성을 결의한 이후 열흘 이상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고위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혁신기구 구성 방향을 (지도부가)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모든 방향을 열어 두고 검토하는 만큼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이에 안민석 의원과 박성민 전 최고위원 등은 이날 라디오에서 빠른 혁신기구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당내 역학 구도상 혁신이 쉽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현재 당내 친명과 비명의 위력이 팽팽해 특정 세력이 주도적으로 혁신을 끌고 가기 어려운 구조"라며 "입으로만 쇄신을 외치다 배가 산으로 가는 게 제일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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