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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9월22일-잭 뎀프시의 결정적 실수


 

잭 뎀프시는 1927년 9월22일을 고대했다. 시카고 솔저필드에서 진 투니와의 맞대결 때문이다. 빼앗긴 헤비급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이를 갈았다. 불과 1년전만 해도 '링의 왕'으로 군림하던 뎀프시였다.

그러나 1926년 9월23일 투니에게 일격을 당해 챔피언벨트를 내준 뒤 수모감에 몸서리를 쳐야 했다. 어느덧 그의 나이는 32세. 글러브를 벗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상에 다시 올라선 뒤 멋진 은퇴를 꿈꿨다.

세상의 관심은 온통 그에게 쏠렸다. 미식축구 경기장인 솔저필드에는 무려 15만명이 넘는 관중이 입추의 여지없이 들어섰다. 입장료만 200만달러로 프로복싱 사상 최고액을 달성했다.

1라운드 공이 울리자마자 뎀프시는 투니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투니는 노련하게 피하며 역공을 가했다. 1,2 라운드에서 밀린 뎀프시는 3라운드에서 점수를 만회했지만 4,5라운드에서 다시 밀렸다.

6라운드에서 전세를 만회한 그는 7라운드들어 결정적 한방을 날렸다. 투니의 다운. 워낙 세게 가격당해 좀처럼 일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다. 뎀프시는 두 손을 들고 의기양양해 했다.

그러나 레프리는 그 때까지 카운트에 들어가지 않았다. 새로 도입된 규정에 따른 조치였다. 뎀프시에게 중립코너로 이동할 것을 지시한 뒤에야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 이미 몇초가 지난 뒤였다.

레프리 데이브 배리가 9를 외치자 투니는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경기를 재개한 뒤 10라운드까지 버티는데 성공했다.

심판의 채점결과가 잠시 후 발표됐다. 전원일치 판정승. 심판진은 투니의 손을 들어줬다. 7회 다운으로 큰 감점을 받았지만 경기 내내 뎀프시를 압도한 결과였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뎀프시는 프로복싱 은퇴를 선언했다. 7라운드에서 허비한 몇초만 아니었어도 화려한 마무리가 가능했지만 순간의 착오 때문에 쓸쓸히 링을 떠나고 말았다. 바뀐 규정을 몰랐는지 잠시 룰을 잊은 건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김형태 기자 horse@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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