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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육성, 기본부터 점검하자-3]불법복제 '부메랑' 된다


소프트웨어(SW) 업체에 있어 제1의 수익원은 기업 사용자다. 일반사용자의 경우 불법복제가 이미 습관처럼 일상화된 데다, 수사기관이 일일이 단속하기 어려워 사각지대에 놓인 게 현실이다.

반면 기업사용자는 적게는 수십 카피, 많게는 수천 카피를 한꺼번에 구입해야 하고, 사후 유지보수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 정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SW업체의 마지막 보루가 돼온 기업 시장까지 '불법복제'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특히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기업이 정보기술(IT) 투자를 줄이면서, 이에 대한 여파가 SW 불법복제로까지 고스란히 이어지는 상황이다.

많은 기업이 IT 예산을 줄이면서 비싼 SW 대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불법 제품을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는 것. 혹은 정품을 한 카피만 구매한 뒤 같은 사무실내 여러 PC에 동시 설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마지막 보루, 기업 시장조차 불법 '그림자'

컴퓨터프로그램보호위원회(위원장 구영보)가 지난해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SW 정품사용 실태와 의식조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업부문 SW 불법복제율이 2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임베디드SW의 불법복제율이 43%로 가장 높았고, 개발용SW, 응용SW가 각각 37%, 30%로 그 뒤를 이었다.

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측은 "기업 4곳중 1곳이 불법 제품을 사용할 만큼 이제 기업 시장까지 불법SW 사용이 만연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SW업체의 주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기업 시장에서 조차 정품 SW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SW사업은 수익원 저하로 사양사업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올해 X인터넷 솔루션 및 웹리포팅툴 업계는 '불법복제 분쟁'으로 발칵 뒤집혔다. 스페인 SW업체 스티마소프트웨어가 자사 차트생성프로그램 '티차트 프로그램'을 불법 복제한 혐의로 SW 개발업체인 쉬프트정보통신을 비롯, IT서비스 업체를 연이어 고소했기 때문.

최초 문제가 불거진 쉬프트정보통신과 스티마SW간 합의가 난항을 거듭한 데 이어, 최근 국내 굴지 IT서비스 업체 대표가 불법복제 문제로 경찰 수사를 받는 사태로 치달으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밖에 국내 대표 웹리포팅툴 업체와 X인터넷 업체까지 불법복제 혐의를 벗기 힘든 상황이라 앞으로 불법복제 논쟁은 확대될 전망이다.

◆"불법복제한 기업, 피해 가장 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업체는 바로 불법복제를 한 쉬프트정보통신. 2007년 말 시작된 스티마SW와의 분쟁으로 1년동안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10억원. 올해는 불법복제 여파로 오히려 작년보다 매출이 떨어져 100억원 정도의 매출이 예상된다.

쉬프트정보통신의 X인터넷 제품인 가우스는 이 회사의 대표 솔루션. 매출의 대부분을 가우스가 차지할 정도로, 이 제품은 국내 X인터넷 툴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제품중 하나다. 하지만 가우스가 스티마SW의 티차트를 불법으로 컴포넌트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가우스의 판매는 급감했다.

행정안전부 역시 가우스를 저작권이 없는 것으로 판명, 행정업무용 SW 선정을 취소함에 따라 더 이상 공공기관에 발을 붙일 수 없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간 시장에서 조차 '불법'으로 낙인 찍혀 영업이 힘든 실정이다.

기존 고객사에게 빗발치는 항의를 받는가 하면, 신규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야말로 기업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것.

이뿐만이 아니다. 1년 가까이 지속된 분쟁으로 인해 업무를 원활히 할 수 없는 데다, 한창 내년도 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기에 인적·물적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 조만간 스티마측과 합의가 제대로 이뤄진다 해도 적지않은 합의금으로 인해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그야말로 불법복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셈.

스티마SW 국내 총판을 맡고 있는 프로넷소프트 방태영 이사는 "불법복제를 범죄가 아닌 단순 도용이라 생각하는 기업 인식이 가장 큰 문제"라며 "지적재산권을 훔친 것도 '절도' 못지 않은 범죄라는 인식을 갖고, 저작권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불법에 두번 '우는' 국산 SW업체

불법복제에 대한 피해는 비싼 외산SW업체에 맞서 시장을 개척하려는 국산 SW업체의 사기를 저하시킨다.

대부분의 국산 SW업체는 외산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출시하지만, 불법복제가 일상화되다 보니 가격경쟁력을 내세울 수 있는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기 때문. 외산 제품 못지 않은 제품을 내놓더라도 시장에서 사장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어도비 아크로뱃의 대안 SW인 'PDF 프로'를 내놓은 SW업체 이파피루스는 어도비 대비 1/4 가격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정품 사용률은 그리 높지 않다.

이파피루스 김성렬 부장은 "소비자들이 아크로뱃 불법SW를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PDF프로까지 사용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며 "정품 시장이 활성화 되면, 대안SW로서 부각이 되고, 더불어 매출도 신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PC측도 "기업은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불법복제 SW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단시안적인 생각"이라며 "결국 불법복제 피해는 해당 기업에게 고스란히 부메랑처럼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정품 사용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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