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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꾼동파의 술꾼일기]나의 음주론


태초에 술이 있었다

누군가 동파에게 묻는다.

"술은 왜 마시나요." "핫핫.. 술이 거기 있으므로 마신단다. 이놈아!" "에이~ 그거 어디서 듣던 소린데.." "엥? 어떤 놈이 벌써 그런 소리를 했단 말이냐?"

"산이 거기 있으므로 오른대나 모래나.. 그런 말 있잖아요" "하~ 무식한 놈. 예수님이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했다고 .. 그 이후로 아무도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을 하면 안되냐? 내가 알기론 말이야..예수님 이전에도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하신 선현들이 많이 있었을 거야. 그 말이 뭐 그렇게 어려운 말이냐?"

"....... ..."

"우핫핫.. 술은 왜? 마시냐..하면 말이야.." "왜 마시는데요?"

"술은 맛있으니까 먹는거야"

술이란?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작은 씨앗을 바라보며.. 이 작은 씨앗속에 어디 그토록 아름다운 꽃이 숨어 있으며 어디 그토록 황홀한 향기가 들어있는지..신비로울 뿐이라고.

소주잔에 소주를 한잔 따라 들여다본다.

이미 맛이 간 게슴츠레한 눈으로 그 눈부시도록 투명한 소주를 바라본다. 그 투명함 속 어디에 웃음이 들어있고 눈물이 들어있고 광기가 들어있나.

그 투명함 속 어디에 한숨이 들어있고 뼈저린 회한이 들어있나.

그 맑음 속 어디에 우정이 들어있고 사랑이 들어있고..쎅스-_-가 들어있나.

창세기 첫 장을 넘기면 '태초에 술이 있었다'라는 만고불변의 진리가 나온다. 생명의 4대 요소는 물,공기,햇빛 그리고 술.

사람은 매일 밥을 먹고 술꾼은 매일 술을 마신다.

"그러니까 술이 뭐냐고요~" "캬~ 이런 무식한 놈을 봤나. 이제껏 얘기 해 줬잖아!! 마셔. 그냥 마시다보면 깨닫게 될꺼야"

술꾼의 바람직한 자세

술 마시는 사람- 즉, 술꾼이 갖추어야할 가장 기본 자세는 한가지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

쏘주를 너댓 병 마시든, 막걸리를 마시든, 맥주를 만cc를 마시든, 룸싸롱에서 영계를 끼고 계곡주를 마시든,(아... 나도 계곡주 먹고 싶다-_-;; ) 무얼 어떻게 먹든 간에 자유!!!!! 함께 마시는 친구에게, 집에 돌아가서는 가족들에게, 다음날 출근해서는 직장의 업무에, 또 스스로의 건강에.. '남에게 절대로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

주량이라는 것

우리는 흔히 어제 소주를 여섯 병 먹고 맥주를 두 박스를 먹고 양주를 대자로 네 병을 먹었다는 미련한 허풍장이들을 만난다. 그런 자들은 틀림없이 맛이간 꺼부시시한 몰골로 사우나를 간다든지, 찾아도 찾아도 찾을 수 없는 곳에 짱박혀 동료의 업무에 지장을 준다. 티비에서도 어떤 놈이 밤새도록 먹는다든가 소주 한 박스를 먹어도 멀쩡하다든가 하는 얼토당토한 거짓말을 듣게 된다.

물론,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기 힘든 양을 퍼먹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들이야 먹고 싶어 먹지만 .. 그것이 진정한 주량은 아니다. 진정한 주량이란,적은 양이든 많은 양이든 다음날 아침 평소와 다름없이 일어나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생활을 해 나갈 수 있는 양을 말한다.

술이 술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술을 먹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음주량이 넘칠 때가 있다. 하지만, 오랜 수련과 자기절제를 통해서 얼마든지 자신의 양을 통제할 수 있다. 분위기 좋고 자꾸 땡길 때'그만!!' 하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술꾼이다.

술집 혹은 소주집

비싸고 맛있는 집은 많다. 하지만, 보통의 술꾼들은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다. 한정된 돈으로 '싸고 맛있는 집'을 가야 한다. 진정한 술꾼은 그런 단골집을 몇 집 알아야 한다. 잔설이 남아 쌀쌀한 그 어느 산자락에서, 장마비 억수로 쏟아지는 양철지붕 밑에서, 휑하니 낙엽이 굴러가는 골목길에서, 폭설 내려 버스 끊긴 막막한 신작로에서,

우리는 소주를 마셔야 한다. 마음 편한 친구를 불러내야 한다.

피차 어려운 처지에 싼 집에 가야한다.

그렇다고 맛이 없어서는 절대 안 된다.

술꾼은 알아야한다.

'싸고..맛있는 집'을..

술- 진정한 술

우리는 이런 소리를 흔히 듣는다.

우유를 먼저 마셔라, 약한 술에서 독한 술로 마신다, 기름기 혹은 단백질을을 충분히 섭취한다 등등의 음주 현실과는 동떨어진 이야기들. 술은 그냥 자기 주량껏 맛있게 먹으면 그뿐이다.

술이란 거짓없는 진실함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 감미롭고 맛있는 안주와, 조금은 투명하고 조금은 독한.. 술.

이 세가지가 모두 합쳐져야 '진정한 술'이다.

/이성부(피플475(http://wwww.people4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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