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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은 변신중]x86서버 시장 '춘추전국시대'


클라우드 시대 x86 급부상, 플레이어는 접전

[김관용기자 김수연 기자 김국배 기자] 가상화·클라우드가 IT환경의 '대세'가 되면서 서버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가상화와 클라우드 열풍에 힘입어 x86서버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서버로 세대 교체가 이뤄졌듯 이제는 유닉스에서 x86으로 주류가 이동중이다.심지어 최근에는 국내 x86 서버 매출이 유닉스 서버 매출을 추월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과거 IBM의 메인프레임 전성시대에서 IBM과 HP, 썬마이크로시스템즈 간의 유닉스 시장 경쟁이었다면 이제는 인텔 CPU를 기반으로 하는 x86서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x86서버는 IBM과 HP 뿐 아니라 델과 후지쯔,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네트워크 업체인 시스코도 최근 x86서버 '유니파이드 컴퓨팅 시스템(UCS)'를 선보인 상태다.

말 그대로 서버 벤더 '춘추전국시대'인 셈이다. 과거 PC, 서버,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장비 등의 각자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글로벌 IT기업은 이제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며 x86 서버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썬 인수한 오라클,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오라클은 지난 2009년 기업용 컴퓨터 및 자바(JAVA)로 유명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74억 달러(약8조5천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오라클의 썬 인수는 IBM과의 전면전을 예고했고, 그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던 HP와도 각을 세우는 모양새가 됐다.

실제로 오라클은 공고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협업해 각종 제품들을 출시했었던 HP에 '비수'를 꽂았다. 지난 해 3월 HP의 유닉스 서버용 칩셋인 아이태니엄(Itanium)에 대한 소프트웨어 지원 중단을 선언하면서 HP를 더이상 파트너가 아닌 경쟁자로 지목한 것이다.

오라클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데이터베이스(DB) 시장에서 경쟁중인 IBM에게까지 칼을 겨누고 있다. 오라클의 DB 소프트웨어 발표 내용 중에는 향후 지원할 CPU 항목에 x86 기반의 '제온(Xeon)'과 오라클의 유닉스 칩인 '스팍(Sparc)'만 있을 뿐, IBM의 파워 CPU는 빠져 있다.

결국 유닉스 서버 경쟁업체인 HP와 IBM에 대한 기술지원을 중단하면서 자사의 하드웨어 비즈니스를 키워가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특히 오라클의 서버 사업부문은 오라클의 소프트웨어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하드웨어를 결합시킨 '엔지니어드 시스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시장에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엔지니어드 시스템에는 오라클 시스템사업부의 x86서버 제품이 들어간다.

이에 따라 한국오라클의 서버 부문은 눈에 띄게 성장했다.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해 4분기 기준으로 국내 서버시장에서 한국오라클의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8.8%로 HP, IBM, 델에 이어 4위로 올라섰다. 이같은 점유율은 전분기 대비 80.7% 성장한 수치. 전년 대비로는 무려 125.7%나 증가했다.

특히 유닉스 서버 시장 점유율에서 IBM, HP 등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오라클은 12.1%를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71%나 성장했다. 엔지니어드 시스템에 탑재되는 x86서버의 경우에는 5.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09.5%, 전년동기대비 882.3%라는 기록적인 증가율을 달성했다.

◆HP, 차세대 서버 로드맵으로 환경변화에 대응

오라클의 공격으로 서버 영역에서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은 HP는 하드웨어 중심 기조를 강조하면서, 새로운 서버 개발 로드맵인 '프로젝트 오디세이'와 '프로젝트 문샷'을 발표했다.

오디세이는 향후 HP의 서버 개발 방향성을 대변하는 프로젝트로 오라클의 아이태니엄 칩에 대한 소프트웨어 지원 중단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핵심업무(미션 크리티컬) 영역의 클라우드 컴퓨팅 전환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이 핵심이다.

HP는 현재 유닉스 서버인 '슈퍼돔2'와 블레이드 시스템(C클래스) 엔클로저에 유닉스용 아이태니엄 칩과 x86용 제온칩을 함께 장착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 강점이 있는 HP는 유닉스와 x86을 함께 담을 수 있는 박스를 제공하고, 칩, 메모리,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 파트너사들을 이 프로젝트에 참여시킨다는 구상이다.

HP의 오디세이 프로젝트가 2013년 완료되면 하나의 플랫폼에서 유닉스, 윈도,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미션 크리티컬 컴퓨팅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가능하게 하는 단일 플랫폼 서버가 탄생하는 것이다.

여기에 HP는 프로젝트 문샷을 통해 초저전력 중앙처리장치(CPU)인 ARM 칩을 기반으로 서버를 개발하고 있다. 초저전력 칩과 장비의 소형화를 통해 전력 비용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게 문샷의 장점이다. 많은 서버를 필요로 하는 통신사나 온라인 비즈니스 기업에게 적합한 프로젝트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급증에 따른 서버 시장 전력인 셈이다.

특히 HP는 서버 시장의 맞수 IBM과 치열한 경쟁을 지속하면서, 올해 1분기 가트너의 출하량 조사에서 전 세계 시장점유율 29.2%로 1위를 기록했다. HP의 1분기 서버 출하량은 전년대비 -0.4%를 기록해 상대적으로 출하량 성장률에 변동이 없었다.

◆IBM, 메인프레임에 유닉스·x86 담는다

IBM은 메인프레임 전성기를 구가하면서 1980년대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군림했다. 1964년 IBM은 첫 메인프레임 시스템인 360을 출시한 이후, 전세계에서 수십년에 걸쳐 독점적인 지위를 누렸다. 지금도 전 세계 상위 50대 은행 대다수가 IBM의 메인프레임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막강하다.

메인프레임은 폐쇄형 시스템으로, IBM의 소프트웨어만 사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타 벤더의 소프트웨어를 도입해 쓸 수 없는 만큼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큰 시스템이다.

그러나 메인프레임의 안정성 만큼은 여전히 최고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아직도 존재하며, 국내에서도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메인프레임을 주전산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다.

최근 x86과 유닉스 진영으로부터 극심한 공격을 받고 있는 IBM은 유닉스와 x86 서버 부문의 비즈니스도 활발히 진행하면서, 과거 메인프레임의 영광을 재현시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HP가 하나의 박스에 유닉스와 x86을 담는 서버 플랫폼 전략을 펴고 있다면, IBM은 메인프레임이 유닉스와 x86을 끌어안은 모양의 플랫폼을 만들어 낸 것이다.

HP와 IBM의 전략은 유닉스와 x86을 통합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한 전략이지만, IBM은 자신이 강점을 갖고 있는 메인프레임 기술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IBM은 최신 메인프레임인 z엔터프라이즈를 발표하면서 통합 리소스 매니저인 z매니저를 통해 IBM 유닉스 서버와 x86 서버를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기반으로 유닉스와 리눅스 기반 x86서버까지 연결시키는 플랫폼 관리 솔루션이다.

특히 IBM은 z엔터프라이즈 시스템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까지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종 기술들이 복잡하게 혼재돼 있는 기업 데이터센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서의 역할을 메인프레임이 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IBM은 2012년 1분기 가트너의 전 세계 서버 시장 점유율 조사에서 매출기준 점유율 28.1%를 기록하며 HP를 앞질렀다. 하지만 1분기 서버 매출액은 총 35억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7.2%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인프레임의 경우에는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6.4%나 떨어져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 x86 서버 시장 '강자'로 급부상

PC기업에서 종합 IT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델에게는 서버 비즈니스가 매우 중요하다. 델은 PC부터 시작해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서비스, 컨설팅 등의 모든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가상화·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 서버이기 때문이다.

특히 델은 가상화와 클라우드 열풍으로 x86서버에 대한 시장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부분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오고 있다. 유닉스 서버 비즈니스를 하지 않고 있는 델의 경우 x86 서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만큼, 이에 따른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유닉스 마이그레이션 ▲가상화의 세가지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사업 방향을 설정한 상태다.

이같은 전사적인 'x86 밀어주기'에 따라 델코리아는 IDC 기준 지난 해 3분기 시장점유율에서 한국IBM을 따돌리며 2위를 차지했다. 10%대의 머물던 델코리아의 x86 시장점유율이 20%대로 올라서며 IBM의 서버 시장 지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델코리아는 한국IBM 뿐 아니라 1위인 한국HP를 맹추격하고 있다.

국내 x86 시장은 한국HP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델코리아와 한국IBM이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그러나 50%에 육박하던 한국HP의 x86 시장점유율이 지난 해 4분기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 현재 IDC 기준으로 3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델코리아는 지난 해 3분기 x86서버 부문에서 2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올라선 이후 4분기에도 25%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한국IBM을 눌렀다. 올해 1분기에도 델은 약 22%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으며, 2분기 들어서는 실제로 한국HP와의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델코리아는 현재 개방형 아키텍처와 합리적 가격, 최고의 성능을 자사 x86서버의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NHN, 카카오 등 국내 대부분의 인터넷 비즈니스 업체들과 KT 등의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에게 서버를 공급하고 있다.

◆후지쯔, x86 진영 대표 주자 '야심'

후지쯔는 그동안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 협업해 유닉스와 x86 서버를 개발하면서 기업용 컴퓨터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으며, 현재도 오라클과 서버 사업 협력을 이어가면서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벤더다.

후지쯔의 경우에도 델과 마찬가지로 가상화·클라우드에 따른 x86서버 시장이 활황기를 맞으면서 수혜를 입고 있는 대표적인 'x86 진영' 업체가 됐다.

실제로 가트너의 올해 1분기 서버 시장 조사에 따르면 상위 5대 벤더 중 후지쯔와 시스코만이 2012년 1분기 서버 출하량이 전년대비 증가했으며, 후지쯔만이 유일하게 매출면에서도 플러스 성장(4.5%)을 했다.

한국후지쯔의 경우에도 지난 3월 2011년도 회계년도 종료를 기준으로 x86서버를 전년대비 두 배 넘게 팔아치우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후지쯔는 지난 2011년 회계년도 기간 동안 8천969대의 x86서버를 판매, 지난 2010년도의 4천430대 대비 102% 성장율을 달성했다. 이같은 성장률에 자신감을 얻은 한국후지쯔는 올해도 공격적인 영업으로 x86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100%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현재 8% 수준인 x86 서버 시장 점유율을 2012년도에는 10%이상, 2014년에는 20%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세부 목표도 세웠다.

지난 해 12월31일말 기준 IDC 자료에 따르면 한국후지쯔는 6천723대의 x86서버를 판매해 전년 대비 58%의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165억5천만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4%나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특히 한국후지쯔는 올해 하이엔드급 x86서버인 '프라임퀘스트(PRIMEQUEST)' 비즈니스 강화로 유닉스를 대체하는 국내 마이그레이션 시장에서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프라임퀘스트는 x86기반의 리눅스 진영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현재 일본 동경증권거래소가 차세대 주식매매 기간계 시스템으로 선택한 제품이다. 브라질, 포르투갈의 대형 통신사,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 도레이엔지니어링 등에 도입돼 전세계 24개국에서 3천여대가 판매됐으며, 국내에서는 서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백병원 등에 도입됐다.

◆서버 벤더 위협하는 시스코, UCS 전략으로 승부수

'네트워크 시장의 강자'인 시스코도 '유니파이드 컴퓨팅 시스템(UCS)' 전략으로 서버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시스코는 UCS가 서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미 x86서버 시장에서 시스코는 주요 벤더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충분히 경쟁사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됐다.

UCS란 네트워크 장비, 블레이드 서버, 스토리지, 가상화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통합한 클라우드 컴퓨팅 아키텍처다.

UCS는 네트워크 벤더인 시스코가 스토리지 벤더인 EMC와 넷앱, 가상화 솔루션 벤더인 VM웨어, 시트릭스 등과 협업한 솔루션으로, 'v블록'과 '플렉스포드'가 대표적이다.

v블록은 EMC 스토리지에 시스코의 유니파이드 컴퓨팅 서버(UCS) 및 넥서스 스위치,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것을 의미하며, 플렉스포드는 넷앱 유니파이드 스토리지에 시스코 UCS 및 넥서스 스위치,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조합한 아키텍처다.

시스코는 지난 해 2분기에 전세계 x86 기반 블레이드 서버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기록하면서 데이터센터용 x86서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1월에는 UCS 고객 수가 전 세계적으로 1만곳에 달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2009년 7월 공식으로 제품 출시를 알린지 2년여 만의 성과다.

한국에서도 시스코 UCS서버는 KBS와 현대증권, LG전자, 동부CNI, SK텔레콤 등에 제공되면서 그 세를 확장하고 있다.

/특별 취재팀 if@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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