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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악재에도 끄떡없는 KB금융 주가…이유는?


키움증권 "금융업에 대한 시장 불신, 관치금융 폐해 문제"

[이혜경기자] 최근 대규모 고객정보유출 사태로 고객 신뢰를 먹고 사는 금융회사의 근본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주요 당사자중 하나인 KB금융지주의 주가가 별다른 충격을 받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일 KB금융지주는 0.13% 하락에 그쳤다. 같은 날 다른 금융주 역시 신한지주 0.24% 하락, 하나금융지주 0.62% 하락, 우리금융 보합, 삼성카드는 0.72% 하락 등에 머물렀다. 대형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21일 키움증권은 시장의 불신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또 이 같은 금융업에 대한 불신 뒤에 관치금융의 폐해가 있다고 꼬집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정보 유출 문제가 새로운 사건이 아니며 여타 금융회사도 유사한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불신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대형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뉴스가 아니어서 시장이 주가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금융회사와 정부의 대응에는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유출 등 금융회사 위법 행위의 근본적 원인은 크게 둘로 구분했다.

우선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따른 금융회사의 수익성 저하를 들었다. 수수료, 대출금리 등 과도한 가격 개입은 금융회사 매출 감소 요인이 됐고, 이를 보전하기 위해 대부분 금융회사는 비용 절감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고객 보호를 위한 비용 지출 역시 소홀히 한 것으로 추정했다.

둘째로는 MB 정부 이후 심화된 지배구조의 독립성 약화를 거론했다. CEO의 경영 판단 잘못으로 인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도 이에 대한 경영 책임이 제대로 부여되지 못하고, 정치적 판단에 의해 지배구조가 결정되는 과정에서 일부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도덕 불감증 심화는 피할 수 없었다는 진단이다.

그는 또한 시장을 통해 지배구조 문제를 보완하려는 노력도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 배당성향 제고를 통해 금융회사에 대한 장기투자자들을 늘려 불건전한 경영을 제한하도록 유도하기보다 배당성향을 낮춤으로써 시장에서 금융회사 주가를 무관심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를 또다시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 강화의 기회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금융산업 성장을 위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반면교사를 삼을지 금융당국의 대응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정부가 소비자 보호 강화, 고객 서비스 제고를 위해 금융회사에 정보 보안·고객 서비스 강화를 요구한다면 정부가 가격 개입을 줄임으로써 서비스 제공 수준에 맞은 적절한 수수료(fee) 부과를 용인하는 한편, 수수료 체계를 변경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아울러 지배구조의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선결과제라고 지적했다. 3년마다 정부가 교체되면 업적과 무관하게 바뀌는 기존의 지배구조에서, 금융회사의 실질적 주인인 자본시장 중심의 안정적인 지배구조로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하는 정책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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