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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융합 시대로]② 진화하는 OTT, 거세지는 시장 공세


해외진출과 오리지널 콘텐츠는 장기과제

[성상훈기자] 글로벌 1위 OTT 사업자인 넷플릿스의 국내 진출로 국내 OTT(Over the Top) 업체들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넷플릭스에 대항, 같은 콘텐츠를 여러 기기로 즐길 수 있는 'N스크린' 전략을 확대하고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에 나서는 등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주목된다.

24일 프로그램스 관계자는 "왓챠플레이는 하반기부터 스마트TV 앱으로 지원되며, 크롬캐스트도 함께 지원할 예정"이라며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TV 등 대형화면에서 콘텐츠를 즐기고 싶다는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스는 국산 SVOD(정액제주문형비디오)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운영 중인 국내 기업이다.

지난 1월 넷플릭스 국내 출시와 더불어 출시된 왓챠플레이는 영화, 드라마 위주의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넷플릭스와 직접적인 경쟁을 해온 토종 유료 SVOD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국내 SVOD 시장 신흥 강자로 떠오르며 기세를 과시하고 있다. 닐슨 코리아클릭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왓챠플레이의 일주일간 1인당 평균 체류시간은 197분 수준으로 넷플릭스(41분)를 크게 앞서고 있다.

프로그램스는 왓챠플레이가 기존 안드로이드와 iOS, 태블릿PC까지만 지원했지만 하반기부터는 N스크린 전략의 일환으로 스마트TV와 일반TV까지 플랫폼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SVOD OTT 서비스 푹과 티빙 역시 크롬캐스트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모바일에서 즐기는 것을 벗어나 대형 화면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디바이스의 한계를 줄이자는 전략에서 출발했다. 다만 티빙의 경우 지난 1월 크롬캐스트 지원을 종료했다.

CJ헬로비전은 현재 티빙내 OTT 기기인 '스틱'을 운영하고 있다. 스틱은 SKT텔레콤과 합병 무산 전까지 서비스가 중단되다시피 했지만 CJ헬로비전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다시 스틱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달리 또다른 신흥 강자인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는 넷플릭스처럼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시동을 걸고 있다.

옥수수와 카카오페이지에서 최근 개봉한 모바일 무비 '통 메모리즈'가 대표 사례다. SK브로드밴드는 포도트리와 함께 통 메모리즈 전체 제작비의 20%를 투자했다. 이는 인기 IP를 활용한 2차 저작권 콘텐츠 개발을 위한 실험적인 시도였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가 지난 3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형 하우스오브카드'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 대표는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비전 합병법인이 향후 1년간 3천2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콘텐츠 제작과 생태계 구성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고 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할 수 없게된 지금 펀드 조성 계획은 불투명해졌지만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겠다는 전략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유통플랫폼 이면서 '제작사' 역할을 같이 하겠다는 의미다. 넷플릭스의 경우 수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전세계에 유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막강한 팬덤을 유지하고 있다. 고유의 팬덤은 곧 유료가입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작용을 이끌어 낸다.

넷플릭스 대표작 하우스오브카드의 경우 1억달러(1천146억원)를 투자해 만든 작품으로 TV 콘텐츠가 아님에도 미국에서 에미 어워즈를 수상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지상파 실시간TV 시청을 위주로 하는 OTT 서비스 '푹'의 경우 MBC 인기 콘텐츠 무한도전의 오리지널 콘텐츠로 인기를 얻기도 했다.

다만 옥수수의 경우 외부 플랫폼과의 연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는 태생이 Btv 모바일과 호핀이 붙어서 탄생한데다가 MNO(기간통신사업자) 전용 콘텐츠로 출발했기 때문에 다른 플랫폼과 붙는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옥수수는 T 서비스 안에서 결합형으로 나올 수도 있다"며 "오리지널 콘텐츠의 경우 인기 IP를 콘텐츠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내 OTT 시장, 해외 진출 '숙제'

오리지널 콘텐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때 국내 OTT 서비스가 해외로 발돋움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카드로 꼽힌다.

앞서 언급한 넷플릭스가 글로벌 190개국에서 성공적으로 서비스할 수 있었던 것도 막강한 오리지널 시리즈 때문이다. SK브로드밴드의 행보 역시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측에 따르면 실제로 콘텐츠 수는 지난 2년간 오히려 줄었다. 2014년 6천500개 였던 영화 수는 지난 2월 기준 4천330개로 줄었고 1천600개였던 TV시리즈는 같은 기간 기준 1천200개로 줄었다.

넷플릭스는 극장가를 관통한 블록버스터 영화의 수급보다는 마블사의 IP를 활용한 오리지널 콘텐츠 '데어데블 시즌 2' 등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 힘써왔다.

지난 6월에는 한국에서 루크 케이지',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 시즌 2', '마르코폴로 시즌 2'를 독점 공개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의 OTT 서비스의 교과서 같은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미디어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있음에도 내수시장은 충분히 크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내 시장의 경우 MVPD(다채널방송사업자)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승부하기도 힘들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힘이 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외에도 온라인 해적판 등으로 인한 저작권 이슈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곽동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스마트미디어 연구위원(박사)은 "국내 OTT 서비스가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이 필수지만 글로벌 시장은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 도 이같은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상훈기자 hns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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