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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부분 유료화 '기대반 우려반'


 

최근 온라인 게임 과금 체계가 급변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게임들이 월 정액제의 완전 유료화를 포기하고, 게임은 무료로 즐기도록 하되, 아이템이나 아바타 물품을 판매하는 부분 유료화(무료화)로 선회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평가는 엇갈린다.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부분 유료화 전환 현황

최근 ‘군주 온라인’, ‘프리프’, ‘거상 온라인’ 등 대부분의 역할분담 게임(RPG)들이 부분 유료화를 실시하고 있다. 심지어는 개발비 70억원이 투입된 대작 ‘탄트라’ 역시 무료화를 선언했다.

그런가 하면 ‘위드2’나 ‘코룸 온라인’, ‘신영웅문’, ‘시아’와 같은 온라인 게임은 월 정액 유료화에 들어섰다가 부분 유료화로 돌아선 경우.

최근 공개 서비스에서 동시접속자 수 8만 명 가량을 기록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RF 온라인’도 쉽사리 완전 유료화 방침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처럼 규모있는 온라인 게임들이 완전 유료화를 실시하지 못하고 있는 마당이니 만큼, 규모가 작은 게임 개발사들이 쏟아내는 RPG들은 이미 부분 유료화로 수익을 내는 것을 당연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국내 게임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RPG들이 완전 유료화 대신 부분 유료화 카드를 꺼내드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보통 2만원~3만원 가량의 월정액 요금으로 서비스되는 유료 RPG 시장은 ‘리니지’와 ‘뮤’, ‘리니지2’ 이후로 시장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상태다.

그런데다 수백여 개에 달하는 온라인 게임 업체들이 대부분 고만고만한 RPG를 쏟아내고 있다보니, 공개 후 유료 서비스 최저점으로 통하는 동시접속자 수 5만 명을 넘어서는 게임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용자 확산 통한 파이 확대 기대

비록 온라인 게임 서비스 업체들이 ‘고육책’으로 부분 유료화를 실시하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여럿 있다.

일단 게임 이용자들은 비용에 대한 부담 없이 다양한 게임을 접해볼 수 있게 됐다.

비록 하나의 게임이 정상 서비스에 들어가기 전에 공개 시범 서비스(오픈 베타) 기간이 있어 누구나 이용해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막상 유료화에 들어가면 지갑을 열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부분 유료화 게임의 경우 게임포털에서 제공하는 고스톱이나 포커와 같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언제든 편한 시간에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는 그동안 RPG 이용자가 중독에 가깝다 싶을 정도로 게임에 몰두하는 헤비 유저층에 집중됐던 것에서 벗어나, 일반 라이트 유저를 온라인 게임 시장에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층부터 RPG에 무관심했던 여성과 30대~40대 게임 이용자들을 온라인 게임시장으로 흡수함으로써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이다.

게임업체 입장에선 무료 서비스를 통해 쌓은 이용자 통계를 해외시장 진출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RPG가 국외로 수출되기 위해 해외업체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국내 서비스에서 기록한 회원수나 동시접속자 수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부분 유료화를 통해 국내에선 무료로 서비스하되 더 큰 해외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 요소를 갖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밖에 넘치는 RPG 속에서 탄탄한 게임성을 가진 중·소 개발사의 게임들이 대작들과 같은 서비스 형태로 합리적 경쟁을 통해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장점 또한 부각되고 있다.

◆아이템 판매 통한 사행심 확대 우려

그러나 부분 유료화의 확산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이용자 대 이용자(C2C) 간 아이템이 거래가 업체 대 이용자 (B2C) 형태로 변질·확산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게임업체가 부분 유료화 형태로 아이템을 판매하다 보니 온라인 게임의 사행성이 더욱 확대되는 것은 물론, 법적 논란이 되는 아이템 거래가 일반화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부분 유료화와 함께 대부분의 RPG들은 아이템 거래를 보다 활발히 할 수 있는 체계를 속속 도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업체가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게임 내 아이템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게임 내에서 아이템의 유무에 따라 플레이의 질이 달라진다면, 밸런싱(균형)이 깨지면서 게임성이 떨어지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이밖에 게임업체들의 ‘제살깎기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너도나도 무료 서비스를 실시하다보니 기존의 정액제 이용자들이 빠져나가는 것은 물론, 게임 이용자들 사이 유료화에 대한 거부감과 함께 전체 유료게임의 시장규모가 축소될 수 있음을 경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온라인 RPG의 부분 유료화 확산에 대한 게임 이용자들의 반응은 각기 달리 나타난다.

10여 개의 RPG를 즐기고 있다는 이성호씨(27·회사원)는 “개개인의 취향에 맞게 다양한 게임을 즐겨볼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라며 “보통 게임업체들이 아이템으로 인해 게임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는 만큼, 돈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다른 이용자와 경쟁하는 재미를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 게시판에서 ‘baibaibai’란 아이디를 쓴 이용자는 “어지간한 게임들이 대규모 마케팅과 함께 무료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다 보니 게임성은 바닥에 떨어지고 있다”며 “현재 대부분의 RPG가 ‘리니지’류를 벗어나지 못한 채 약간의 변형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비판했다.

◆영등위, 대처 방안 마련 부심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부분 유료화가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조만간 대처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등위 오정진 온라인 게임부 의장은 “부분 유료화와 같은 과금 체계가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처음 나타나고 있는 만큼, 관련 게임의 심의를 보류하며 다각적인 방향에서 검토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업계 관계자와 간담회를 통해 여러 의견들을 수용하고, 소위원회 위원들과 회의를 거친 상태”라며 “오는 10일 최종적으로 정식 공지사항을 띄울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 게임의 부분 유료화가 확산일로에 있는 상황에서 영등위의 입장 발표는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는 부분 유료화 외에도 다양한 과금 체계가 시범적으로 선보여지고 있는 만큼, 게임업계와 심의기관, 전문가들 사이 보다 치열한 고민이 요구된다.

‘마비노기’의 경우 정액 요금제를 실시하되 하루당 2시간은 무료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형태의 과금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하루씩 요금을 낼 수도 있어 2시간을 무료로 하고, 더 게임을 즐기고자 할 때는 일일 요금만 내면 된다.

그런가 하면 ‘일랜시아’는 과거 오락실에서 사용했던 ‘한판 요금제’를 도입해 눈길을 끈다. 이용자는 핸드폰이나 ARS 결제를 통해 500원을 지불하고 접속이 끊어지지 않는 한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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