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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미 메이저 게임사, 중국서 '생존경쟁'


블리자드 파문 이후 게임사들 혈투 양상

세계 최대 온라인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한국과 중국, 미국의 메이저 게임사들이 '생존'을 위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블리자드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 이전을 전후해 '은원(恩怨)' 관계로 얽힌 3국의 주요 게임사들이 '혈투'를 벌이는 양상이다.

최근 블리자드와 결별하며 치명상을 입은 더나인을 살리기 위해 더나인과 지분관계를 맺고 있는 혈맹인 EA와 한국의 티쓰리엔터테인먼트, 그리고 더나인을 통해 주력작을 선보일 예정인 엔도어즈 등 3개사가 팔을 걷고 나섰다.

더나인은 EA와 네오위즈게임즈가 공동개발한 '피파온라인2', 엔도어즈의 '아틀란티카'의 비공개서비스를 진행하며 재기를 모색 중이다. 티쓰리의 '오디션2'도 '패닉' 상태인 더나인이 추후 의지할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다.

더나인이 블리자드로부터 버림받은 것은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앙숙인 EA로부터 지난 2007년 지분투자를 받은 것이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EA는 더나인의 지분 19%를 보유 중이며 더나인은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모기업 지텐엔터테인먼트에 4천만 달러의 지분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 한빛소프트도 과거 블리자드와 파트너십을 맺었으나 갈등 끝에 관계를 청산한 바 있다.

더나인의 불행에 내심 쾌재를 부를 나인유는 자체 제작한 댄스게임에 일찌감치 '경무단(劲舞团)2'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허가를 받아 더나인에 카운터 펀치를 날리고 있다.

'경무단'은 티쓰리엔터테인먼트가 개발, 나인유가 그동안 현지에 서비스해온 인기게임 '오디션'의 중국 서비스 명이다. 나인유가 '경무단2'라는 이름을 선점함에 따라 티쓰리가 개발한 '오디션2'가 아닌 나인유의 게임이 '경무단'의 정통 후속작이라고 현지에 알려지게 된 상황이다.

덕분에 티쓰리엔터테인먼트는 중국 현지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해 나인유의 '경무단2'는 '오디션' 시리즈의 적통이 아님을 밝히는 수고를 해야 했다. 이 문제는 앞으로도 적지 않은 골치거리가 될 사안이다.

나인유와 더나인은 지난 2007년, 더나인이 '오디션'의 후속작 '오디션2'의 판권을 인수하며 앙숙이 된 바 있다. 특히 더나인이 나인유와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갈등을 틈타 기존 서비스 중인 '오디션'의 서비스 판권까지 인수하려 한 탓에 양사는 앙숙을 넘어선 원수지간이 된 상태다.

나인유는 '오디션' 시리즈 판권유지가 불확실해지면서 지난 2007년 추진하던 나스닥 상장이 무위로 돌아가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더나인과 결별한 블리자드와 손잡은 넷이즈는 한국의 게임사들에 좋지 못한 추억을 갖고 있는 회사다. 넷이즈는 지난 2002년, 더나인과 경합 끝에 예당온라인의 전신인 트라이글로우픽처스의 MMORPG '프리스톤테일'의 판권을 확보, 서비스 한 바 있다.

적지 않은 투자를 단행한 '프리스톤테일'이 중국 현지에서 실패하면서 적지 않은 손실을 입은 넷이즈는 '자주 개발'에 몰두, '대화서유' '몽환서유' 등을 성공시키며 정상에 올랐다. 이는 더나인과 샨다가 외산게임을 수입해 성공한 것과는 차별화된 점이다.

넷이즈는 블리자드와 함께 더나인을 압박,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 이전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중이다. "중국의 이용자들이 중단 없이 '월드오브워크래프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으며 더나인이 이용자 데이터 베이스를 어떠한 조건에 넘길지가 현지 시장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더나인과 넷이즈가 '감정싸움'에 휘말린 와중에 샨다는 엔씨의 '아이온'을 통한 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파행은 '아이온'의 순탄한 현지 시장 진입에 호재.

'아이온'의 서비스를 담당하는 샨다는 엔씨의 '리니지' 시리즈를 중국에서 압도했던 '미르의전설'을 배급한 바 있다. 엔씨의 중국 시장 진입에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샨다가 이제는 우군이 된 것이다.

중국 대륙을 둘러싸고 3국 게임사들이 벌이는 혈투의 관전 포인트는 역시 더나인의 생존 여부. 더나인은 로열티 지급 지연 등으로 한국 게임사들의 속을 썩게 한 전력이 있지만 텐센트와 함께 가장 많은 한국 게임을 현지에 배급하는 중국 기업이기도 하다. 엔씨를 제외한 대다수의 한국 게임사들에게 더나인의 '침몰'은 악재인 상황이다.

한국 게임사들의 '더나인 일병 구하기'가 성공할지는 미지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공백이 워낙 큰데다 이를 대체할 만한 대형 신작을 확보하기에는 더나인의 재정 상황이 넉넉치 않다. EA의 '워해머 온라인', 블루훌스튜디오의 '테라' 등이 대안으로 꼽히나 이를 확보하는 것이 여의치는 않을 전망이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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