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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머리만 남고 허리는 사라지려나'


주요 5개 업체 매출은 3조원 이르는데 '허리' 기업들은 위기

게임업체들의 2010년 결산 성적표는 양극화였다.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실적 발표에 따르면 넥슨, 엔씨소프트, NHN, 네오위즈게임즈, CJ인터넷 등 국내 주요 게임 업체들의 매출은 합산해서 2조 7천억원대를 기록한 데 반해 매출 100억원~1천억원대 기업은 이미 중국이나 국내 큰 손에 의해 인수·합병됐거나 현상유지에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5개 메이저 게임사들이 M&A를 통해 IP 확보나 신작 출시를 하며 충분한 성장동력을 확보한 반면 액토즈소프트, 한빛소프트, 그라비티, 엠게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와이디온라인 등 중위권 다수 업체들은 마땅한 돌파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게임업계, 과두체제로 달리다

올해 일본 증시 상장을 앞두고 있는 넥슨은 2009년 7천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게임하이(2009년 매출 415억원)·엔도어즈(305억원) 등을 인수해 올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넥슨의 2010년 실적은 4월 감사보고서를 통해서 공개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는 2010년 각각 6천497억원, 4천267억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는 전년 대비 54% 늘어난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3분기까지 11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4천222억원의 연간 매출액을 올린 NHN한게임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톱3 반열에 올랐다.

오는 3월 그룹 내 통합을 앞둔 CJ인터넷의 매출은 2천29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2천206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이들 업체는 올해나 길게는 내년까지 신작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이미 충분히 확보해 둔 상태라 업체 간 순위에 다소 변동이 생기더라도 5개 업체의 과두 체제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넥슨의 경우, 게임하이의 '서든어택'과 엔도어즈의 '아틀란티카'가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다. 그동안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넥슨의 해외 퍼블리싱 성공 사례를 감안하면 두 게임의 성과도 주목할만하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최대 매출 목표를 7천500억원으로 잡았다. 신작 '블레이드앤소울'이나 '길드워2'가 연내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현 수준의 매출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올해 출시될 대작 게임은 없지만 중국 '크로스파이어', 일본 '아바' 등을 앞세워 최대 30%의 매출 신장을 목표로 삼았다. 지난 한해 공격적인 개발 인력 확충을 통해 자체 개발작의 포석도 마련했다.

NHN한게임에는 상용화 이후 평균 동시접속자수 16만~17만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테라'가 있다. NHN한게임 측은 "테라의 연간 매출을 800억원~1천억원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CJ E&M의 게임 부문으로 새 출발할 CJ인터넷 역시 연말 공개 서비스 예정인 '마계촌 온라인'의 일정이 다소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현재 라인업은 별탈 없이 꾸려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허리 부실, 성장동력 잠식 우려"

문제는 업계의 허리다. 액토즈소프트, 한빛소프트, 그라비티, 엠게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와이디온라인 등 성장동력을 찾는데 주력해 온 중견업체들의 2011년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거나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액토즈소프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천36억원으로 전년대비 2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33% 하락한 152억원을 기록했다. 5년간 100여억원을 투입한 기대작이었던 신작 '와일드플래닛'은 게임전문 리서치 사이트 게임트릭스의 1월 게임순위에서 187위를 기록하는 등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한빛소프트는 2009년 611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지난해 발표된 '미소스' 등 신작이 부진한 1년을 보낸 끝에 업계에선 지난해 결산 매출액이 20% 이상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래도 '삼국지천'·'그랑메르' 등 신작 라인업을 이 달 중 발표하면서 '허리' 회사들 중에선 비교적 뚜렷한 반전카드를 확보하고 있다.

2009년 57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그라비티엔 최근 수년간 성공한 신작 라인업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라그나로크2'가 지난달 1.5차 비공개 테스트 격에 해당하는 '케어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이용자들로부터 콘텐츠 부족 등으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을 받았다. 여전히 '라그나로크'의 해외 매출이 견조하지만 '해브 온라인'·'신병전기' 등 새로 확보한 라인업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엠게임은 '발리언트', 'WOD', '워베인' 등 신작 라인업이 새해와 함께 쏟아지고 있지만 '테라' 등 대작 출시 일정에 밀려 화제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매출액도 2009년 559억원에서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1천억원대 클럽에 발을 들여놓았던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전년대비 17.6% 감소한 87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미르의전설2'가 최근 중국 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르의전설3', '창천2' 등 국내외에서 선보일 신작들의 출시 일정이 하반기로 몰려 당장의 매출 신장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다. 위메이드 측은 "일단 지난해 수준인 1천억원대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와이디온라인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504억원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계속 적자다. 지난해 4분기 5종의 '엎어진' 게임들을 202억원의 당기순손실로 처리하면서 '더 이상의 악재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마에스티아 온라인' 등 신작 게임 상용화와 추가 라인업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상위 5개 업체들이 커나가는데 비해 그 5개 업체와 신생 게임업체를 이을 수 있는 연결고리가 점차 부실해지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성장동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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