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과 불법 사이의 모호한 영역에 존재하던 게임 아이템 중개사업자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제도권 진입을 꿈꾸고 있다.
기존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이루고 이에 더해 게임 퍼블리싱과 e스포츠 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
이러한 변신이 '회색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의 사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이템매니아는 최근 한빛소프트가 운영하다 매물로 내놓은 게임단 한빛스타즈 인수를 발표했다.
아이템매니아는 최근 위버인터렉티브의 MMORPG '샴페인매니아'를 서비스하며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에도 뛰어든 바 있다. 해당 게임은 오는 8일부터 부분유료화 방식 상용화에 돌입한다. 아이템매니아의 지주회사인 어피니티는 오는 9월 중 우회상장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 입성할 예정이다.
아이템베이도 해외진출과 제도권 진입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중국의 게임 아이템 중개업자와 합작법인을 설립,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는 중국의 아이템 현금거래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아이템베이는 게임 UCC 영상 등을 소개하는 동영상 업체를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강철웅 아이템베이 대표는 "아직 확정단계는 아니지만 온라인게임 퍼블리싱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이들 사업자들이 제도권 진출을 연이어 모색하고 있는 것은 중개사업에만 치중해선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 또 이를 통해 기업 인지도 제고와 인식 전환 또한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아이템베이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은 지난해 가을, 중국 발로 추정되는 DDoS 공격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태화일렉트론을 인수해 우회상장하는 것을 추진했던 아이템베이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 것도 DDoS대란으로 인한 타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게임산업진흥법 추가 개정으로 아이템 거래에 대한 규율이 엄격해질 가능성도 사업다각화를 재촉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 업체들은 외연 확대 외에도 기존 사업의 제도권 진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템베이는 최근 KTH와 제휴, KTH 파란닷컴에서 검색되는 인기게임의 아이템 거래 시세표와 거래물품 정보를 파란닷컴을 통해 아웃링크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물론 '양지'를 지향하는 이러한 움직임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KTH는 아이템베이와 제휴한 것을 두고 관련업계 일각으로부터 "모든 게임사가 약관을 통해 금지하는 아이템 현금거래를 사실상 인정하는 것"이라며 비판 받은 바 있다.
아이템매니아의 한빛스타즈 인수도 e스포츠 사업자들과 적지 않은 이용자들로부터 반감을 사고 있어 인수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현행 게임법은 불법적인 수단을 통한 대규모 게임 아이템 생성과 거래, 게임 아이템 거래를 업으로 삼는 것 등을 금지하고 있다. 개인간의 아이템 거래, 아이템베이와 같은 업체들의 중개업은 아직까진 명확한 불법으로 규정되지 않고 있다.
캐릭터 육성에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설계된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속성상, '시간이 남아 도는 이'와 '돈이 남아도는 이' 간의 수요-공급 형성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이러한 상황과 현실을 감안하면 아이템 중개업은 온라인게임업에 뿌리를 둔 파생산업이라고 볼만하다.
그러나 게임기업들이 공식적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중국 작업장과 한국 시장의 '연결고리'로 작용했다는 혐의를 받아 왔기에 일반의 인식이 좋지 못하다. 일각에선 '파생산업'이 아닌 '기생산업'으로 치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아이템중개업체들의 움직임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기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오는 5일 아이템매니아의 한빛스타즈 인수 승인 여부를 논의하는 e스포츠협회의 결정과 이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은 이들의 사업에 대한 일반의 인식이 어떠한 지를 보여주는 일례가 될 듯 하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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