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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인터넷, 프로야구선수 성명권 독점 추진 논란


경쟁 게임업체에 타격…후발 업체 진입장벽 높아져

CJ인터넷이 야구게임에서 국내 프로야구 선수 성명권을 독점 사용하기 위해 연초부터 KBO와 계약을 위한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계약이 실현될 경우 CJ인터넷 '마구마구'와 야구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후발 업체들에게도 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퇴 프로야구 선수의 성명권을 무단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CJ인터넷이 이의 해결보다 관련 사업권 '독식'에 더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에서 경쟁 업체들로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 국내 프로야구 스타, '마구마구'에서만 볼 수 있다?

CJ인터넷의 '마구마구',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 등의 게임에는 실제 프로야구 선수들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며 양사는 이들이 등장하는 선수 카드와 드래프트 권을 고가에 판매하며 수익을 올려왔다.

CJ인터넷은 2009년부터 3년간 한국프로야구를 독점후원하는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면서 선수 성명권 독점사용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성명권 독점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일단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후 후속 협상 중이다.

KBO 관련 라이센스 사업을 대행하는 KBOP 관계자는 "연초부터 CJ인터넷과 선수 성명권 관련 계약 협상을 진행해왔다"며 "CJ인터넷이 성명권 독점을 원하고 있고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CJ인터넷이 원하는 대로 최종 타결이 될 경우) 다른 게임들은 기존 성명권 계약이 종료되는 이후 시점부터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름을 게임 속에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2009년 시즌까지 성명권 사용 계약을 맺은 네오위즈게임즈의 '슬러거'는 2010년부터 선수 실명을 사용할 수 없다.

KTH의 '와인드업'은 상용화 시점부터 2년간 계약을 맺어둔 상태이기 때문에 2010년에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KBOP 관계자는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이 되어야 CJ인터넷과의 계약이 최종 완료될 것 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마구마구'에선 양준혁, '슬러거'에선 왕준혁?

이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역시 '마구마구'의 라이벌 게임인 '슬러거'가 될 전망이다.

당초 '마구마구'가 야구게임 시장을 독점해 왔으나 '슬러거'가 이를 추월했고 '마구마구'의 개발사인 애니파크는 '슬러거'의 개발사 와이즈캣을 표절혐의로 고발할 의사를 표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애니파크의 모회사인 CJ인터넷 측이 이를 중재해 실제 고소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양측의 갈등관계가 첨예하게 표출됐던 것이다.

'슬러거'를 서비스하는 네오위즈게임즈 이상엽 대표는 "아직 계약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는 만큼 입장을 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와이즈캣 남민우 대표는 "당장 내년부터 게임을 서비스할 수나 있을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입장을 표했다.

'슬러거'의 경우 내년부터 선수의 이름을 이니셜로 처리하거나 유사한 이름으로 바꿔서 사용하는 등의 편법을 사용하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영리한 사업적 판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수도

프로페셔널 스포츠 게임의 경우 실제 선수들의 성명과 초상,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되어야 재미를 극대화 할 수 있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이 '홍맹보' '왕준혁'일 경우 스포츠와 게임을 모두 즐기는 팬들의 관심을 사긴 어렵다.

CJ인터넷이 소정의 비용을 치루고 성명권 독점을 추진한 것은 그만한 사업적 성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 그러나 이를 통해 사실상 후발주자들이 해당 장르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봉쇄하는 것은 보기 좋은 모양새는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 은퇴 선수 성명권 도용 논란은 어쩌나

얼마전까지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는 이상훈 등 은퇴 프로야구 선수들의 성명권을 무단 도용했다는 혐의를 받으며 관련 문제에 공동 대처해 왔다.

이들이 KBO로부터 획득한 선수 성명권은 현역 선수에 국한된 것이었으나 은퇴선수들의 캐릭터까지 임의로 사용하며 해당 선수들의 반발을 샀고 이는 소송으로 비화된 상태다.

CJ인터넷과 네오위즈게임즈는 "은퇴선수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단일 창구가 생겨서 이를 통해 협상을 진행하길 원한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은퇴선수들의 권리를 침해한 후 그에 대한 보상도 매듭짓지 않은 상태에서 시장 독식을 위해 성명권을 독점하는 것이 그리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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