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영 엔트리브 대표 "팡야2는 실사형 고려..개발은 신중히"

"'팡야2'는 현재 시점에선 개발을 진행중이지 않다는 것이 '팩트'입니다. 다만, 이를 실사형으로 제작한다면 다른 어느 곳(실사형 골프 게임을 제작 중인 경쟁사보다) 보다 잘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SK텔레콤과 함께 게임사업을 진행하다 독자적인 사업권을 확보, 게임포털 '게임트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준영 엔트리브소프트 대표의 말이다.

현재는 SK텔레콤으로부터 게임포털 사업권을 양도받아 독자적인 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앨리샤'에 집중하고 있어 현 시점에서 주력작 '팡야'의 후속작 '팡야2'까지 전력을 할애할 형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게임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에서 대기업인 SK텔레콤이 벤처기업인 우리와 코드가 맞지 않았을 수는 있습니다. 우리 실무진들 입장에서 불편을 느꼈을 수 있겠죠.

사업권을 우리가 할애받은 것은 SK텔레콤이 진행중인 콘텐츠 사업을 자회사들에게 일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했기 때문입니다. 세간에서 연상하는 불화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 입니다."

엔트리브의 최근 행보를 다소 어렵게 했던 것은 역시 1인칭 슈팅게임 '블랙샷'의 국내 시장 성과 저조다. 판권 계약 당시 엔트리브가 '블략샷' 외에도 중국에서 초대박을 터트린 '크로스파이어'의 판권 인수도 고려에 뒀음을 감안하면 더욱 아까울 수 있는 문제다.

김 대표는 "당시 '크로스파이어'의 판권 확보도 감안하고 있었으나 '스페셜포스' 재계약 여부를 두고 드래곤플라이와 진통을 겪고 있던 네오위즈게임즈가 '크로스파이어'의 서비스 계약을 속결로 마무리지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엔트리브가 '블랙샷'을 포기하지 않고 해외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는 것도 국내 시장에서 실패한 후 해외로 뻗어나가 성공한 '크로스파이어'의 입지전적인 성공사례를 감안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에선 '크로스파이어'가 워낙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지만 일본, 유럽 시장은 아직 지배적인 온라인 1인칭 슈팅게임이 없는 만큼 '블랙샷'을 잘 다듬어 끝까지 해볼 생각입니다. 해당 게임을 만든 버티고우게임즈도 역량이 있는 회사이고 그간 우리와 함께 많은 경험을 쌓은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엔트리브의 현재는 '팡야'가 책임지고 있고 가까운 미래는 앨리샤', 먼 미래는 '팡야2'가 떠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온네트의 '샷온라인2'를 비롯해 컴투스, NHN게임스, 스마일게이트, 엔플루토 등이 연이어 실사형 골프게임을 제작중이어서 골프 게임도 스포츠게임의 한 장르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팡야'는 캐주얼 풍이지만 후속작은 실사형으로 제작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팡야'를 제작한 핵심인력들 상당수가 여전히 해당 게임의 유지, 보수 작업에 투입돼 있고 나머지는 서관희 개발이사와 함께 '앨리샤'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는 김준영 대표는 "시간이 좀 더 흐르고 '앨리샤'등 후속 타이틀이 성공을 거둬야 좀 더 여유있게 '팡야2'의 개발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사내에서 전작을 계승하는 캐주얼 게임으로 만들지, 본격적인 실사형 게임으로 만들지 '치열하게' 논의하는 단계이며 후자를 지지하는 견해가 좀 더 많다고 한다. 관련한 아이디어는 활발하게 도출되고 있지만 아직 프로토 타입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그 이전에, '개발만 5년째'인 '앨리샤'가 어떠한 성과를 보이는 지가 엔트리브라는 기업의 행보를 좀 더 구체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관전포인트가 될 것 같다.

김준영 대표는 함께 고락을 같이 했던 손노리와 이원술 대표의 최근 행보에 대해선 "서로 (상대가 고전할 때) 염려해주고 응원해주는 사이이며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합니다"고 전했다. 다만 배급사(구름인터렉티브)와 계약관계로 엮여 있는 만큼 사업 공조 통해 서로 돕는 모델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그동안 도약을 위해 웅크리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새해에 대한 각오와 기대도 적지 않다.

"시간이 많이 지체됐지만, 우리가 다년간 준비해온 것들이 성과를 내서 자리잡는 데 주력하는,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적어도 6위권에 진입하는 게임포털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정근기자 antila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