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내달 모습 드러낼 분상제 개편안…부동산 미칠 영향은


건축비가산비 산정기준 개선 가능성, 로또청약 사라지나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정부가 6월 신축 아파트 가격을 결정하는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개편안을 내놓기로 하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급등한 원자재 가격을 분양가격에 반영해 민간 건설사업자가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3일 세종시에서 취임 첫 기자간담회을 갖고 "분상제는 공급을 촉진하기 위해 손봐야 하는 첫 번째 제도"라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공급을 촉진하는 의미에서 6월 이내로 분상제 반영 시기, 경직된 내용 등이 좀 더 시장의 움직임에 잘 연동될 수 있게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 분상제가 뭐길래…청약당첨자만 막대한 시세차익 거두는 이유는

분상제는 지난 1977년 처음 도입돼 주택법에 따라 일반인에 분양되는 공동주택을 '택지비+건축비+건축비 가산비' 금액 이하로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다. 택지비의 경우 공공택지는 공공택지 공급가격에 택지 관련 비용을 가산한다. 민간택지는 감정평가액에 택지 관련 비용을 가산해 산정한다.

분양가 중 택지비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택지비 평가는 공동주택 분양가격 산정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공시지가기준법으로 평가된다. 인근의 비교표준지 가격을 기준으로 시점수정, 지역요인 및 개별요인, 그밖의 요인 비교 등을 거쳐 산정된다.

문제는 공시지가기준법으로 산정된 감정평가 결과액에 대해 조성원가법으로 합리성 검토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공시지가기준법은 표준지 가격 상승이 진행된 만큼 이미 상당부분 시세에 근접하게 책정된다. 하지만 조성원가방식이 개입되면서 택지비 가격은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게 책정된다.

조성원가법에 따른 택지비는 '소지상태의 가격+조성비+적정이윤'로 결정된다. 소지상태의 가격은 최초 소지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주변 시세보다 많게는 3배 이상 저렴하다. 이 때문에 예전 이재명 대선후보는 조성원가를 기준으로 공공택지 공급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결국 시세보다 저렴한 택지비에 건축비와 건축비 가산비까지 규제를 당하면서 분양가격은 시세 대비 현저하게 낮게 나온다. 분양자만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면서 '로또 아파트'가 속출, 시장을 교란했다. 공급업자 수익성은 악화돼 주택공급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19년 분양가격 상승률이 기존주택 가격 상승률보다 3배 이상 증가하자, 주택 실수요자의 내집마련 부담 경감을 위해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상제를 적용하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당초 직전 3개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 2배 초과한 지역에서 투기과열지정 지역으로 바꿨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진 기자]

◆ 서울 신규주택 공급 '뚝'…분상제 어떻게 개편하나

정부가 분상제 규제 완화를 부동산 정책 개편 1순위로 꼽은 배경은 '주택 공급 활성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사상 최악의 원자재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주택가격으로 가격 전가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건설사들은 분양을 대거 늦추고 있다.

실제로 서울에선 신규 주택공급이 뚝 끊겼다. 부동산R114와 직방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에서 분양된 가구수는 총 3천390가구로, 연초 계획한 상반기 분양 예정 가구수(1만4천447가구)의 23.5%에 불과했다. 6월 입주물량은 총 1만7천167가구로, 5월(2만6천221가구) 대비 약 35%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분상제는 신규주택 공급은 물론 정비사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정비사업의 수익은 대부분 신규 주택으로 정비 후 조합원에게 배분한 뒤 남은 물량을 분양해 얻는 수익이다. 하지만 분상제 적용으로 분양가가 시세의 최대 80% 수준에 그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분상제 구성 항목인 택지비, 기본형건축비, 가산비 중 택지비에 미래개발 이익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감정평가 방식을 개선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조성원가법(소지상태가격+조성비+적정이윤)에서 적정이윤에 미래 개발이익 일부를 반영해 건설사의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기본형건축비 비정기 조정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 자재 가격이 15% 이상 변동할 경우 기본형건축비를 조절해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건축비가산비 자체의 산정기준을 개선할 수도 있다. 가산비 항목에 이주비 항목도 신규 추가, 정비사업의 사업성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신규주택 분양가격은 크게 인상될 것으로 보이면서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분양가 상승으로 무주택 등 실수요자의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1981년 주택경기 활성화를 위해 분양가 규제를 풀자, 분양가 인상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1983년 분양가를 다시 규제한 바 있다.

'로또청약' 단어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청약당첨자만 독식하는 개발이익을 건설사 및 사업시행자가 분담하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건설사는 분양을 활성화해 주택공급을 늘리게 되는 만큼 공급활성화에 따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건축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자재가격이 오른 데다 토지비까지 인상된 상황에서 분양가를 그대로 억제할 경우 신규주택 분양이 늦춰진다"며 "결국 주택공급확대라는 정부 정책 방향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웅 기자(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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