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폭력' 더 커졌다…SNS 넘어 메타버스 진화 [메타버스24]


신현영 의원, '디지털 성범죄 대응 4법' 대표발의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 주로 10대들의 이용 비중이 높다. [사진=로블록스 홈페이지]

[아이뉴스24 박예진 기자] 최근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폭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국회에서도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해 주목된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무부 디지털 성범죄 등 대응TF·전문위원회(TF팀장 서지현 전 검사, 이하 전문위)'의 제5차·제9차·제10차 권고안을 반영한 법 개정안 4건을 지난 15일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총 4건으로, 디지털 공간 내 성적 인격권 침해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디지털 성범죄 압수·수색·몰수·추징 제도를 보완하는 성폭력처벌법 및 형사소송법, 범죄 피해자 통지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포함하고 있다.

◆청소년 온라인 그루밍 범죄, 메타버스에서도 이어진다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발생하는 플랫폼은 최근 메타버스 공간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과거 불법 성착취물은 2010년대 중반까지 소라넷과 웹하드 등을 통해 유통됐고 단속이 심해지자 'N번방 사태'로 드러났듯 텔레그램을 비롯한 SNS로 경로를 변화해왔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게이밍 플랫폼이 성착취 통로로 진화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비영리단체 '섬 오브 어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메타가 운영하는 가상세계 '호라이즌 월드'에서 한 연구자는 접속 1시간 만에 파티가 열린 방으로 안내된 뒤 다른 이용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으며 또 다른 이용자는 보드카 술병을 돌리며 이 장면을 지켜봤다고 한다. 다른 연구자는 호라이즌 월드에서 다른 이용자가 아바타를 만질 때 발생하는 가상현실(VR) 기기 진동으로 성희롱을 겪었다고 밝혔다.

특히 대표적인 메타버스 게이밍 플랫폼 로블록스에서는 주 이용자인 10대를 대상으로 성적인 게임 노출, 가스라이팅과 이를 통한 실제 성범죄 사례가 빈번히 지적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로블록스에는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성행위를 시뮬레이션하는 게임도 게재돼 있다. 주로 플랫폼 내 '콘도'라고 불리는 곳에서 이뤄지며 매우 짧은 시간 존재하므로 관리자가 발견하기 어렵다.

로블록스에서 가스라이팅 성범죄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가디언즈에 따르면 로블록스 크리에이터 쉐드레츠키는 그의 게임 제작에 참여했던 12세 레이첼에게 개인 채팅을 통해 따로 업데이트 자료를 보내고 게임 화폐 로벅스를 선물해 친밀한 관계로 인식시킨 뒤 비속한 농담과 성적 이미지 전송 등 성적 학대를 지속했다. 그러나 나중에는 레이첼이 관심을 원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로블록스 내 만남이 실제 성범죄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미국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미 조지아주의 33세 남성이 로블록스에서 유인한 13세 소녀를 납치·강간했다. 이 남성은 사건 발생 한달 전부터 메시지를 보내 피해자가 가출하도록 설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선물을 주면서 유대감을 형성해 피해자를 유인하는 사례는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한 30대 남성은 제페토에서 약 1년간 게임 아이템이나 기프티콘을 선물하는 방식으로 미성년자의 환심을 산 후 노출 사진 등을 전송받아 성착취물을 제작해 구속됐다.

제페토 역시 대다수 이용자가 10대다. 지난해 닐슨코리아 조사에 따르면 제페토 이용자 10명 중 7명이 아동·청소년이었으며, 성별로는 여성이 77%를 차지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도 대응 나서

주요 메타버스 플랫폼들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해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플랫폼의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넘어 제도적인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로블록스의 경우 아동·청소년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할 수 있도록 '자녀 보호(Parental Control) 도구'를 제공하고 이용자가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 특정 키워드를 중심으로 위해요소 탐지에도 나섰으며 손잡기와 입 맞추기 등 애정 행위를 상징하는 행위를 금지시켰다.

메타도 지난 2월 아바타 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 아바타 사이의 거리가 약 1.2m로 유지되도록 하는 개인 경계선(Personal Boundary)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는 보호 시스템 모니터링을 통해 계정 정지 등 자동 제재 시스템을 가동하고, 신고 담당 모니터링 요원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원과의 협력 캠페인을 진행하고 부모·보호자를 위한 안내 가이드 신설하는 등 이용자 보호에 힘쓰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현영 의원은 "온라인 공간에서 일어나는 새로운 성적 가해 행위는 인터넷 사용량이 많은 10대가 주로 피해를 보고 있으며 스토킹으로까지 발전하는 등 범죄 형태가 매우 다양화되고 있고,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단 한 번의 유포로도 그 피해가 극심하기에 철저한 범죄 대응 체계를 갖춰 피해자를 두텁게 보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서지현 전 검사가 수십 명의 디지털 성범죄 전문가와 함께 총 40여 회에 걸친 회의를 통해 깊은 논의를 거쳐 꼼꼼하게 마련한 권고안들을 국회에서 입법으로 현실화해 디지털 성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피해자가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예진 기자(true.ar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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