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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30년(2)] "원더풀!" 미국 소비자도 인정하는 K마트


국내시장만으론 부족.. 동남아는 물론 미국 등 북미까지 영역 확장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까르푸를 아시나요." 이마트보다 3년 늦은 1996년 국내 시장에 진입했던 프랑스 대형마트 브랜드 까르푸는 한때 의욕적으로 점포를 내며 한국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 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도 까르푸 매장이 들어섰는데, 영동 그랜드백화점 등지와 경쟁하는 고급스러운 소비자들의 장터로 자리매김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딱 10년 후 까르푸는 한국에서 전면 철수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장터로 정착하지 못했고, 미래 가능성도 부정적이라고 자평을 내리면서다.

비슷한 외국계 대형마트 브랜드가 월마트다. 까르푸보다 2년 늦은 1998년 점포를 내기 시작해 16개로 점포수를 늘렸다. 하지만 까르푸와 같은 해 점포 모두를 이마트에 매각하며 국내 시장을 포기하고 말았다. 미국과 유럽의 성공한 할인점 또는 대형마트인 이들이 모두 한국에서 떠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업계에서는 글로벌 마켓에서 인정받은 브랜드 파워지만, 지나치게 그 명성에만 의존한 채 현지화 전략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얘기다.

이후 한국형 할인점 이마트의 지위는 국내 시장에서 더욱 공고해졌다. 이마트는 농수산물 산지 직매입을 통한 유통구조 단순화, 저렴한 판매 가격 등으로 국내 소비자의 지갑을 열었다.

이마트 베트남 고밥점 전경. [사진=이마트]
이마트 베트남 고밥점 전경. [사진=이마트]

◆글로벌 마켓 찾아나가는 대형마트

이렇게 국내 시장이 평정되자 업계는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마트의 해외시장 개척은 눈부시다. 가장 큰 시장이 미국을 비롯해 베트남몽골, 필리핀 등지로 진출해 있다.

미국에서는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직접 진출 대신 현지 기업들을 인수하는 형태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아시아·동남아 시장은 현지 정부의 규제가 강한 반면 미국은 규제가 없어 그야말로 무한 경쟁이다.

이마트는 2018년 미국법인으로 지주회사 'PKRH(PK리테일홀딩스)'를 설립한 후 미국 현지에서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는 '굿푸드홀딩스' 지분 100%를 인수하고 2019년에는 미국 식품 소매점 뉴시즌스 마켓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이로써 이마트는 굿푸드홀딩스가 보유한 6개 브랜드, 5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미국 식료품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시장규모가 약 8천24억 달러(918조원)에 달하며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완화되면 안정적으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지 기업 인수를 통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고 이를 통해 현지 유통망도 그대로 흡수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선 올해 시장 공략에 다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이마트는 2015년 베트남 호치민 최대 상권인 고빕에 2개층, 총 3천200평 규모로 1호점을 출점했다. 하지만 이후 현지 사업 환경과 문화 차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전략을 바꾸기로 결정, 2021년 베트남 현지 파트너스 타코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지분 매각 후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마트 브랜딩은 유지하면서 운영 노하우와 상품 공급 확대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타코그룹에 지분 매각 이후 지난해 11월 신규 매장을 오픈해 현재 이마트는 베트남에서 2개점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에 이마트의 브랜드와 콘텐츠를 팔고 한국 상품의 수출을 매개하는 혁신 매장 허브로 삼는 게 목표다.

몽골에서는 현재 3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7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 1호점 오픈한 2017년 9월, 2019년 9월에 각각 2,3호점을 오픈했다.

현지 기업인 알타이그룹의 스카이트레이딩과 협약을 맺고 브랜드, 점포 운영방법, 상품 등을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 중이다.

필리핀에서는 프랜차이즈 형태로 진출해 노브랜드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지난 2019년 11월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 노브랜드 전문점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17개점이 문을 열었다. 현지 기업인 로빈슨 그룹이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2008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첫 진출했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현재 총 64개(베트남 15개, 인도네시아 49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역 특색을 반영한 도매형 매장과 현지 업체와의 차별화를 위한 한국식 소매형 매장을 함께 운영 중이다. 부지 확보부터 인허가에 이르기까지 투명한 프로세스를 구축해 외국 기업이 아닌 현지 기업의 일원으로서 진정성을 인정 받아 인도네시아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인도네시아의 K-푸드 열풍에 힘입어 강레오 셰프가 이끄는 한국 롯데마트 푸드이노베이션센터(FIC)를 본 따 인도네시아에 한식 등 가정간편식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푸드 이노베이션 랩(FIL)'을 출범했다.

또한 롯데마트는 국내 유통 업체로는 최초로 2008년 베트남 호치민에 '남사이공점'을 오픈하며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현재 15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베트남 1호점인 남사이공점은 문화·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하는 등 현지 대형마트들과는 차별화된 복합쇼핑센터 형태의 점포다. 매장 면적이 6천600여 평에 달해 베트남 내 단일 쇼핑센터로는 최대 규모다.

롯데마트는 그랩과 협업해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마트는 그랩과 협업해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또한 롯데마트는 2017년부터 '스피드 엘(SPEED L)'이라는 앱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며 모바일 쇼핑을 강화했다. 2018년부터는 동남아시아의 우버라고 불리는 최대 차량공유업체인 그랩(Grab)과 협업해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베트남에서의 매장 확장은 지속 성장하는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을 일찍 알아봤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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